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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십 시프트 : Change or Die?

혁신가이드 안병민의 통찰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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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5분혁신=안병민] 많은 조직에 있어 이제 경쟁력은 구성원의 맨파워도, 보유하고 있는 기술도 아니다. 조직문화다. 그런데 그 조직문화를 좌우하는 존재가 있다. 리더다. 최근의 경영환경에서 리더가, 그리고 리더십이 중요해진 이유다. 그래서일까, '변화의 시대가 요구하는 리더십'이란 오늘 강연의 주제는 자못 흥미롭다. 강단에서 강의만 했던 학자가 아니라 기업에서 23년을 보내고 대학으로 자리를 옮긴 현장 출신 교수, 한양대 송영수 교수의 강의라 더욱 그렇다. 


00 리더십 시프트의 시대 


리더와 리더십, 오랫동안 우리와 함께 해 온 이 개념들도 이젠 그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다. 이른바 '리더십 시프트'. 하지만 아직도 많은 조직들에서 떠받들고 있는 리더십의 전형은 변하지 않고 있는 게 현실이다. 


'리더십'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인물들이 있다. 먼저 과학적 경영관리의 아버지라 불리는 테일러. 그는 사람을 기계로 간주했다, 사람의 동작과 시간을 연구하고 그 성과에 따라 돈을 지급했다. 예컨대 '어떤 삽으로 몇 명의 노동자가 몇 시간 동안 얼마나 많은 석탄을 A지점에서 B지점으로 옮길 수 있을까?'하는 게 그의 관심사였다. '생각'은 관리자의 몫이었고, 노동자는 지시에 따라 움직이는 기계일 뿐이었다. 


그리고 막스 베버. 그가 이야기하는 관료제 조직론은 수적으로 증가한 노동자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만들어진 개념이다. 다음은 매슬로우. 인간에게는 생리적 욕구에서 자아실현의 욕구에 이르기까지 5개의 욕구가 있다고 주장했던 그다. 이런 이야기를 조직의 차원으로 치환하면 부하직원에게도 자아실현의 기회를 줄 때 생산성이 올라간다는 결론이 가능하다. 


드디어 맥그리거. 이 때서부터 기업의 인간적 측면에 대한 논의가 시작된다. '기업은 기계가 아니라 사람이다'라는 혁명적 사고의 출발이다. X이론과 Y이론을 통해 상반되는 인간관을 보여준다. 조직의 목표 달성을 위한 동기 부여의 선결 조건으로 직원들의 유형을 파악하라는 게 골자다. 


뒤이어 《드라이브》라는 저서를 통해 인간의 욕구에도 외적인 조건이 아니라 내적 영성에 따른 동기가 있다고 주장한 다니엘 핑크, 그리고 게리 해멀. 게리 해멀은《경영의 미래(The Future of Management)》란 책을 통해 기업의 지속 성장과 발전의 원동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임직원의 자율성을 확대하고, '격자형' 조직 구조를 활용하며, 참여 기회를 늘리는 등 기업의 관리 활동 전반을 변화시킴으로써 기업 구성원의 창조성을 향상시키는 '관리 혁신(Management Innovation)'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럼 한번 생각 해보자. 나의 리더십은 누구의 이론, 누구의 모델과 가설을 근거로 하고 있는지? 내가 조직구성원을 바라보시는 인간관은 어떤 건지? 그건 누구한테 배운 건지? 


직원은 시키는 대로만 하면 되는 존재라고 생각한다면 그건 100년도 훨씬 더 된 테일러의 이야기로 조직을 바라보는 거다. 마찬가지로 층층시하 관료제도를 이상적인 조직으로 여긴다면 그건 그 옛날 막스베버의 눈으로 경영을 하고 있다는 얘기인 셈이다. 하지만 결코 부정할 수만은 없는 게 현실이다. 그렇게 보면 결국 우리는 100여 년도 더 된 낡은 관리와 통제 시스템을 통해 '학습된 무능력자(Learned Helplessness)'들을 양산하고 있다는 이야기. 아차 싶다. 


세상은 바뀌었고, 또 바뀌고 있다. 리더십도 마찬가지다. 이른바 '언리더십 (Unleadership)'의 등장이다. 기존 '관리' 개념의 리더십을 버리라는 게 핵심이다. 심지어 게리 해멀은 하버드비즈니스리뷰에서 "전통적 역할의 매니저들을 해고하라"고 일갈한다. 


관리와 리더십은 전혀 다른 거다. 관리는 계획과 예산으로 움직이지만, 리더십은 비전과 미션, 핵심가치로 움직인다. 전자가 지시와 감시 체계로 가동된다면, 후자는 동기부여와 코칭을 통해 돌아간다. 또한 관리가 일을 제대로 하기(Doing Things Right) 위한 거라면, 리더십은 제대로 된 일을 하기(Doing the Right Things) 위함이다. 관리가 복잡성에 대처하기 위한(Coping with complexity) 것이라면, 리더십은 변화에 대처하기(Coping with change) 위한 거다.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리더의 거듭나기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리더십이란 무엇인가? 리더십은 환경이나 여건을 떠나 지속적인 성장(Sustainable Growth)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여기서 하나. 이 성장이란 단어에는 사업의 성장뿐만 아니라 사람, 즉 조직원의 성장 개념이 들어가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머리 속 질문이 이어진다. 그러면 지속적 성과 창출을 위해서 리더가 갖추어야 할 요소들은 과연 무엇일까? 직무 전문성, 경영 마인드, 글로벌 마인드, 인간관계가 답이다. 이 네 가지 요소들의 함수 관계가 리더로서의 조직 성과를 좌우한다. 물론 나의 리더십 역량은 이 네 가지 요소들 중 가장 강한 요소가 아니라 가장 약한 요소로 결정된다. 물을 가두어 놓고 있는 댐을 상상하면 될 일이다. 


리더란 자리는 그래서 어렵다. 리더는 달라야 한다. 보는 눈이 달라야 하고(CEO마인드), 듣는 귀가 달라야 하고(인간관계), 말하는 입이 달라야 하고(긍정적 마인드), 실천하는 팔다리가 달라야 하고(솔선수범), 뛰는 가슴이 달라야 한다(열정). 앞서 네 가지 요소들이 '플러스'의 개념이라면, 마지막 ‘열정’은 '곱하기' 개념이다. 앞선 요소들이 아무리 출중하다 하더라도 열정이 제로면 모든 게 공염불에 불과하다. 기업은 리더를 키우고, 리더는 기업을 키운다. 위기 상황의 기업이라면 리더는 더욱 중요하다. 


01 비전과 가치로 리드하라 


한 대학생과 마주 앉았다. 진로 상담을 원한다는 그 학생에게 물었다. "인생 좌우명이 무엇인가요?" 제대로 대답을 못했다. 또 다른 질문을 던졌다. "비전은 무엇인가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요?" "기업가가 되는 게 꿈이에요." 그래서 한번 더 물었다. "기업가가 되어서 무얼 하려고요?" 돈을 많이 벌고 싶다 길래 또 한번 물었다. "돈을 많이 벌면 뭐 하려고요?" 아무 대답을 못했다. 


준비가 안 되어 있는 거다. 고민이 부족한 거다. 기업 입사해 임원 되면 뭐 하려고? 판검사, 의사 되면 뭐 하려고? 돈 많이 벌어 뭐 하려고? 이런 질문에 대한 답이 바로 미션과 비전, 핵심가치다. 중요한 건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 이런 질문에 대한 고민이 없다면 이후의 삶은 사상누각일 뿐이다. 


이처럼 한 명의 인재가 살아가는 데도 미션(why)과 비전(what), 핵심가치(how)가 중요하다. 하물며 조직은 오죽하랴. 비전, 미션, 가치에 따라 직원들의 회사에 대한 몰입도가 바뀌고 성과가 달라진다. 인생이 장거리 경주인 것처럼 기업경영도 마찬가지다. 지속가능한 경영 성과를 만들어내려면 멀리, 그리고 함께 가는 방법을 연구해야 한다. ‘나를 따르라’가 아니라 ‘조직의 미션, 비전, 가치를 따르라’고 외쳐야 하는 건 그래서다. 


그렇다면 미션과 비전, 핵심가치는 어떻게 다른가? 먼저, 미션은 조직의 존재이유와 목적을 가리킨다. 영어로 표현하자면 ‘Why’다. 비전은 달성해야 할 모습, 즉 ‘What’이다. 마지막으로 핵심가치는 조직원의 신념과 행동원칙을 말한다. ‘How’의 문제인 것이다. 


먼저 핵심가치를 살펴보자. 거창고등학교라고 있다. 경남 거창에 있는 명문고등학교다. 폐교 직전까지 갔던 그 학교가 전국 2,950개 학교 중 수능 성적 상위 1%를 기록하는 비결은 무엇일까?  거창고에는 <직업 선택의 10계명>이란 게 있다. 이런 게 바로 그 조직의 문화이자 가치다. 조직원들의 행동과 사고방식을 결정짓는 기준인 거다. 


글로벌 기업 듀폰 사례도 있다. 1802년 화약기업으로 시작한 듀폰은 지금껏 크고 작은 사고들을 겪었다. 그래서 무엇보다도 강조하는 게 안전이다. 안전이 듀폰의 핵심가치 중 하나인 배경이다. 그래서 지금도 듀폰에서 주최하는 회사 행사들에서는 안전을 강조하며, 외부 손님들에게까지 건물의 위치나 화재 시 비상 대처요령 등을 상세하게 알려준다고 한다. 단순히 선언적 의미로서가 아니라 핵심가치를 끊임없이 곱씹고 내재화해 나가고 있는 듀폰은 그래서 글로벌 우량기업이다. 우리의 핵심가치를 내부 직원이 모르면 결코 고객을 설득시킬 수 없음을 그들은 잘 알고 있다. 


다음은 미션이다. 어느 날 갑자기 자녀가 다가와 이런 질문을 한다고 생각해보자. “아빠는 왜 일 해요?” 뭐라고 답해야 할까? 단지 먹고 살려고? 


일본 3대 경영의 신 중 하나로 교세라 그룹의 창업자 이나모리 가즈오가 있다. 그의 저서 《왜 일하는가》를 보면 미션의 개념을 알 수 있다. 한번 생각해보자. 체감할 수 있는 돈의 최고 금액은 얼마나 될까? 천 억, 이천 억일까? 세계적인 재벌들은 자기의 재산이 얼마나 되는지 정확하게 알까?  그들은 아무 일을 하지 않아도 먹고 사는 데 문제가 없는데 왜 골치 아픈 사업을 할까? 바로 미션에 관한 이슈다. 


미션은 존재이유이자 궁극적인 목적과 사명이다. 다시 말해 내가 왜 이 사업을 하는지에 대한 답이 바로 미션이다. 경영 이념, 경영 철학, 기업 목적, 사명, 업(業)의 정의 등으로 표현한다. 미션은 구성원들을 하나로 묶어주는 구심점 역할을 한다. '지시와 통제, 보상과 처벌로 경영하는 기업 대비 미션으로 경영하는 기업의 성과가 9배 높다'라는 연구결과가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어려운 때일수록 기업의 '존재의 의미 (미션)'를 되새기는 겁니다. 기업은 뭔가 어려운 때일수록 '우리가 왜 존재하는지, 도대체 우리가 세상을 위해 뭘 하고 있는지' 끊임없이 되새겨야 합니다. 그게 없으면 생존이 불가능하죠.” 어려울수록 기본, 즉 미션에 충실해야 한다고 역설하는 제약 기업 화이자의 킨들러 회장의 말이다. 


끝으로 비전이다. 비전은 우리가 만들어 나갈 미래의 우리 모습이다. 비전에 의한 경영을 하는 기업은 일반적 기업과 달리 그 한계점을 뚫고 성장하고 그 성장은 지속된다. 


비전에는 몇 가지 요소가 있다. 비전은 간절한 소망이 담겨야 한다. ‘간절하지 않으면 꿈꾸지 말라’는 이나모리 가즈오 회장의 말처럼 절실함이 있어야 한다. '나에게는 꿈이 있다' 부르짖었던 마틴 루터킹 목사의 연설 이후 45년이 흘러 미국에는 흑인 대통령이 탄생했다. 진정성있는 리더의 간절한 염원이 만들어낸 기적이다. 

또 하나, 비전을 이야기할 때 우리가 반드시 기억해야 할 요소가 바로 ‘BHAG’이다. Big (크고) Hairy (위험하고) Audacious (대담한) Goals (목표)를 세우라는 거다. 


여기서 간과해선 안 될 부분이 있다. 미션과 비전은 성과로 연결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리더십은 비전을 현실로 바꾸어주는 능력이라는 말이 그래서 나온다. 리더가 관리자에 머물러서는 안 되는 이유다. 그렇다면 핵심역량과 핵심가치를 바탕으로 어떤 가치를 창출하여 어디에 기여할 것인가? 이 문제는 오롯이 리더의 몫이다. 기억해야 한다. 비전, 미션, 가치는 결코 외부에 맡겨 만들어 낼 컨설팅의 대상이 아니라는 것을. 


02 리더가 존경 받는 조직은 성과도 높다 


“내 인생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고마운 분은 누구인가요?” 미국에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이 질문에 '가족'이라고 답한 사람이 가장 많았으며, 다음이 직장 상사였다고 한다. 그렇게 보면 하루 24시간 중 가족보다도 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고 있는 내 바로 옆에 있는 사람, 즉 비즈니스 리더가 내 인생에 미치는 영향은 지대하다. 결국 '어떤 리더를 만나느냐'에 따라 내 인생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리더의 역할은 그래서 매우 중요하다. 


그런 리더의 인생에도 1막과 2막이 있다. 1막은 ‘나 중심’의, 성공을 추구하는 삶이다. 반면 2막은 ‘우리 중심’의, 행복과 가치를 추구하는 삶이다. 눈치 챘겠지만 우리의 행복은 2막에서 결정된다. 


그렇다면 존경 받는 리더의 조건은 과연 무엇일까? 첫 번째가 정직이다. 부하직원의 정직성을 판단하려면 꽤나 시간이 걸리지만, 리더의 정직성은 3일 내 파악이 가능하다. 위치가 놀라갈수록 더 많은 사람이 주목하기 때문이다. 하늘에 떠 있는 별은 모든 사람들이 볼 수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두 번째는 신뢰다. 다음은 신뢰를 정의한 공식이다. 


신뢰(Trust)는 신용(Credibility)과 예측가능한 원칙(Reliability), 그리고 인간미 같은 친밀감(Intimacy)을 자기중심적인 사고(Self-Orientation)로 나누었을 때 나타나는 거다. 


세 번째는 긍정성이다. 굳이 마틴 셀리그먼의 《긍정심리학》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인간의 긍정적인 태도가 성과와 행복을 만들어 낸다는 건 이제 상식이다. 성공해서 행복한 게 아니라 행복해서 성공하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 


또 하나,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긍정이 습관인 것처럼 리더십도 습관이라는 사실. 처음에는 내가 습관을 만들지만 나중에는 좋은 습관이 나를 만든다. 처음에는 내가 술을 먹지만 나중에는 술이 나를 먹는 것처럼 말이다. 


03 호통 대신 소통, 티칭 아닌 코칭 


왜 이 땅의 수많은 리더들은 소통하지 않고 호통을 치려드는 걸까? 왜 코칭하지 않고 티칭하려 드는 걸까? 구성원을 보는 리더의 인간관이 불신에서 신뢰로 바뀌지 않아서다. 


‘무두절’을 아는가? 상사가 사무실에 없는 날을 일컫는 직장 내 신조어다. 평소 맥그리거의 X이론에 입각하여 부하들을 대했던 조직이라면 무두절은 그야말로 절제 없는 축제다. 하지만 Y이론의 관점으로 직원들을 바라보았던 조직이라면 무두절은 평소와 다를 바 없다. 내가 팔로워라면 상사가 나를 어떻게 대할 때 나의 열정이 끓어오를까? 불문가지다. 


자녀 교육도 마찬가지다. 아들이 열심히 공부했으면 하고 바라는 아버지라면 '공부해라, 공부해라' 잔소리 할 일이 아니다. 아들과 함께, 아들 옆에서 함께 공부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리더는 군림하는 이가 아니다. 평등주의 문화 속에서 스스로 열정을 다하는 존재다. 


지시와 통제 일변도 아버지의 빗나간 애정이 만든 비극을 우리는 최근 영화 <사도>를 통해 똑똑히 보았다. 그래서일까? ‘관리’의 삼성도 이제 바뀌고 있다. '관리의 삼성'이란 과거 표현과는 달리 창의성 넘치는 유연한 조직문화를 강조하는 모습이 언론에 기사화된다. 그래서 단언한다. X이론은 이제 그 유효기간이 다했음을. 관건은 그 낡은 이론의 늪에서 누가 더 빨리 빠져 나올 것인가다. 



우리 조직의 소통에 문제가 있나 없나'는 회의 모습을 보면 알 수 있다. 리더만 소리 높여 이야기하고 있다면, 조직의 문제점에 대해 어느 누구도 지적하지 않고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면, 문제다. 이른바 ‘조직침묵 현상’. ‘말한 사람만 위험해지지’, ‘조직에 대해 말하는 건 쓸 데 없는 짓이야’라는 게 조직구성원들의 머릿속에 각인되어 있다면 그 조직은 이미 위험하다. 


과거의 소통은 상사가 중심이 되어 탑다운(Top-down) 방식으로 이루어졌다. 이제는 다르다. 소통의 주체는 전 직원이어야 한다. 소통의 방향과 차원은 쌍방향적이고 수평적이어야 한다. 요컨대, 리더로서의 소통의 핵심은 ‘말하기’가 아니라 ‘듣기', 즉 '경청’이다. 


여기에 덧붙는 게 ‘질문’이다. 질문이 달라지면 답도 달라지게 마련이다. 좋은 질문이 좋은 대답을 만들어낸다. 좋은 리더는 좋은 질문으로 핵심을 찌른다. 직원 스스로 깨우치게 하고 도전하게 한다. 


04 Change or Die, 변해야 산다 


‘VUCA(Volatility, Uncertainty, Complexity, Ambiguity)’로 표현되는 불확실성의 시대다. AIG, 메릴린치, 야후, 노키아, 모토롤라 등 한 시대를 풍미했던 초우량기업들이 순식간에 나락으로 떨어지는 세상이다. 이유가 뭘까? 이처럼 잘 나가던 기업들이 고배를 마시는 것은 리더들이 게으르거나 멍청해서가 아니다. 오히려 반대다. 지금까지 하던 방식대로 너무 열심히 일했기(활동적 타성) 때문이다. 변화에 맞춤하는 혁신을 하지 못했다는 이야기다. 근본적인 변화를 만들어 내지 못한 조직에게 남은 선택은 점진적 죽음뿐이다. 역량파괴적 환경변화를 인식하지 못하고 과거의 성공방식만 답습해서는 작금의 변화를 이겨낼 수 없다. ‘성공의 법칙은 반드시 배반한다!’는 피터 드러커의 말을 명심해야 하는 이유다. 


변화에 대처하는 리더의 자세? 어제의 정답이 오늘의 오답이 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물려 받은 성공 경험과 관습에 늘 의문을 제기해야 한다. 변화를 뒤따라가서는 늦다. 변화를 주도해야 한다. 선제적 대응만이 살 길이다. 관건은 혁신이다. 


게리해멀이 말하는, 조직에 공헌하는 인재의 6단계가 있다. 하위 3단계가 순종, 근면, 지식의 단계이다. 상위 3단계가 추진력, 창의성, 열정의 단계이다. 우리는 이 상위 세 요소를 오너십이라고 부른다. 


그러면 리더의 모습은 이제 자명하다. 주어진 요구에 순종하고 부지런하고 충분한 업무 지식을 갖춘 걸로는 부족하다는 말이다. 적극적인 추진력으로 업무를 수행하며 남들이 갖지 못한 창의적 관점과 뜨거운 열정을 장착한 인재가 바로 제대로 된 리더이고, 그런 리더가 조직에 공헌하는 리더다. 어떻게 보면 하늘 아래 새로운 이야기는 아니다. 결국 성패는 실행력에 달렸다. ‘아는 것이 힘’이 아니라 ‘하는 것이 힘’이라 부르짖는 건 그래서다. 


주사위는 던져졌다. 리더로서의 나, 지금 당장 무엇을 실행할 것인가? 머리 속 한 가득 들어앉은,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이다. ⓒ혁신가이드안병민


*글쓴이 안병민 대표는 서울대학교 언론정보학과를 졸업하고, 헬싱키경제대학교(HSE) MBA를 마쳤다. 롯데그룹의 대홍기획 마케팅전략연구소, 다음커뮤니케이션과 다음다이렉트손해보험의 마케팅본부를 거쳐 경영직무·리더십 교육회사 휴넷의 마케팅 이사(CMO)로서 ‘고객행복경영’에 열정을 쏟았다. 지금은 [열린비즈랩] 대표이자 [방구석5분혁신](bit.ly/5booninno)의 혁신크리에이터로서 경영혁신·마케팅·리더십에 대한 연구·강의와 자문·집필에 열심이다. 저서로 <마케팅 리스타트>, <경영 일탈>, <그래서 캐주얼>, <숨은 혁신 찾기>, <사장을 위한 노자>, 감수서로 <샤오미처럼>이 있다. 다양한 칼럼과 강의를 통해 "경영은 내 일의 목적과 내 삶의 이유를 실재화하는 혁신의 과정"이라 역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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