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실전MBA] 연재칼럼
*조선일보에 실린 연재기획 <안병민의 실전MBA> 칼럼입니다.
1985년 봄, 코카콜라사에서 내놓은 야심작 '뉴 코크'. 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펩시의 공격에 맞서 노후화된 브랜드 이미지를 탈피하고자 100년 가까이 고수하던 전통의 맛을 버리고 새롭게 출시한 역작. 무려 2년에 걸쳐 400만달러의 거금을 들여 고객 20만명을 대상으로 맛 테스트를 진행하여 개발한 신제품이었다.
그러나 결과는 참담한 실패. 사람들은 예전의 맛을 돌려달라고 아우성이었고 회사는 부랴부랴 '코카콜라 클래식'이란 이름으로 예전 콜라를 다시 내놓아야만 했다. 소비자의 마음을 담아내지 못했던, 단순히 입맛만 반영했던 마케팅 리서치의 대표적인 실패 사례다.많은 기업이 소비자 조사를 전가의 보도로 여긴다. 뭔가 결정 내리기 모호하거나 답을 찾기 힘든 상황에서는 어김없이 "그거, 소비자 조사 한번 해보지" 하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러나 이런 리서치를 통해 중요한 의사 결정을 하기에는 많은 함정이 도사리고 있다.
대표적인 게 '의도를 가진 질문'과 '왜곡된 해석'이다. 즉, 어떤 질문을 하느냐에 따라 답은 천양지차다. "누가 대통령으로 적합하다 생각하시나요?"와 "누구를 대통령으로 뽑으시겠습니까?"와 "누가 대통령이 될 거 같습니까?"에 대한 답은 다 다르다. 미세한 어감과 의미의 차이가 결과에서는 큰 차이를 만들어낸다. 매 선거의 후보 단일화 협상 때마다 '적합도'냐 '지지도'냐 등으로 양측이 날카로운 대립각을 세우는 이유다.
제대로 된 질문이라 하더라도 해석 과정에서 발생하는 인위적 왜곡.....(이어서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