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만 더 기회가 주어지면 얼마나 좋을까?

<나> 후회는 언제나 마지막에 찾아오는 것인가 보다 //

by 장아무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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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 김진영의 마지막 에세이집. 투병 생활하는 기간 동안 짧게 적은 생각, 심정 등을 모은 책이다. 암 판정을 받은 후 평온한 일상에서 느끼는 삶의 소중함, 병원에서 치료하는 과정에서 겪는 현실적인 아픔과 피하고 싶은 마음, 그리고 죽음을 얼마 앞두고 있지 않았을 때의 혼란스러움과 그 속에서 피어나는 평온함. 너무나 많은 감정이 얽혀 있어 뭐라고 표현하기 어려운 책이다.


저자는 꽤 유명한 철학자다. 철학자라는 말은 삶과 죽음에 대해 일반 사람보다 더 많은 사유를 했다는 걸 의미한다. 그런 그가 죽음 앞에서 약한 모습을 보인다. 기회가 더 주어졌으면 하는 바람, 후회를 남긴다. 죽음이란 얼마나 공포스러운 것인가.


나이 마흔을 넘어가면서, 시간의 흐름이 작년과 같지 않음을 매년 느끼면서, 죽음에 대해 더 많이 생각을 하게 된다. 죽음이라는 게 도대체 뭘까? 지금 나는 생생하게 살아 있는데, 수많은 생각을 얽고 있는데, 이런 나에게 죽음이 조금씩 찾아오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그 순간 식은땀이 등 뒤를 타고 흐른다. 이런 미련을 가지는 걸 보니, 나는 아직 죽음을 받아들일 나이가 되지 못했나 보다.


'한 번만 더 기회가 주어지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문장에서 저자의 개인적인 회한뿐만 아니라 우리를 향해 조용히 가르쳐주려는 마음이 느껴진다. 나를 봐라, 아무리 애를 써도 죽음 앞에서 이런 모습을 보이게 되지 않는가. 그 어떤 누구도 죽음 앞에서 잘 살았다, 후회는 없다 라고 말하기 쉽지 않을 테다. 거의 대부분이 가볍든, 깊든 후회를 가지게 되지 않을까. 잘 살아도 후회, 잘 못 살아도 후회, 그러니 마음껏, 잘 살아보는 것도 죽음 앞에선 평등한 것이다. 이런 가르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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