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는 너무 섬세하고 감정을 자극해

<나> 시를 왜 읽어야 하는지 알겠다 //

by 장아무개


소설 <간사지 이야기>는 간사지 그러니까 간척지를 일구며 억척스럽게 꿈을 키워가는 가족을 그린 책이다. 특출 나지 않으면서 고요하게 흐르는 전반적인 분위기가 그리 밝지 않은 시대와 가족의 심경을 대변한다. 이 책에서 뭔가 비밀에 싸여있는 주인공의 형이 독백하듯 내뱉는 말,


"시는 너무 섬세하고 감정을 자극해."


시를 읽으면 왜 좋아?라는 질문을 받게 될 때, 이 보다 좋은 답변을 해줄 수 있을까? 너무 섬세하고, 감정적을 자극한 나머지, 내 영혼을 울리고, 내 삶의 방향까지도 좌지우지하게 만드는 힘. 시의 짧은 문장에는 그런 힘이 있나 보다.


예전에 읽었던 신영복 선생님의 <강의> 마지막에 시와 수필을 읽으라 숙제를 내주셨다. 관계와 이해를 위해 수필을 읽는다는 건 이해가 되었지만, 시는 잘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있었다. 시가 원췌 고차원적인 사유의 세계를 다르고 있기에 내가 쉽게 접근하지 못한 이유도 있다. 그런데 이 문장을 읽고 많은 부분이 이해가 됐다. 시가 가지는 힘은 어마어마하다. 짧은 단어의 연결 속에 인간의 삶을 압축시킨다. 그러기에 풀이해내는 과정이 어렵지만, 시를 이해하는 사람에게는 지극히 충만한 감정의 세계를 느낄 수 있는 것 아닐까?


내가 가진 감정을 잃지 않기 위해, 앞으로도 감정을 꾸준히 유지하기 위해, 우리는 시를 읽어야 한다. 읽지 말고 이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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