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코 묻지 않고 바로 시작하기 때문 아니던가

<나> 꼬박 들어오는 월급에 안도의 한숨 쉬는 나에게 변화와 시작이란 /

by 장아무개
20191007_203234~2.jpg


이석원 작가는 <보통의 존재>로 처음 만났다. 치열한 아픔이 일상화된 그의 삶 속에서, 그 만의 생존방법을 삶보다 더 치열하게 적어 놓은 글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그는 스스로 '보통의 존재'라 정의했지만, 그는 절대 보통의 존재가 아니었다. 그 정도의 아픔을 이겨낸(?) 사람이 절대 보통일 수는 없다. 세상엔 참 많은 '보통 이상의 존재'들이 존재하고, 그들이 세상을 이끌어가는 하나의 큰 축이 되지 않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물론 나는 그 축에 끼지도 못하지만...


그다음에 읽은 책이 <언제 들어도 좋은 말>이다. 모르겠다. 뭘 모르겠다는 건지 조차 모를 정도다, 라는 게 이 책을 후의 소감이다. 분명 본인의 '연애 감정'을 적어 놓은 것인데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 자신에 대한 고민, 삶에 대한 사색이 담겨 있다. 물론 이번에도 치열하게. 그런 분위기 때문인지 나 또한 치열하게 이 책을 읽었다.



'치열함'을 가져본 적이 언제인지 모르겠다. 매일 반복되는 삶을 살아가고, 주 5일의 업무일이 지나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이틀의 주말 휴일, 그리고 한 주 한 주 살다 보면 42주, 365일, 1년이 지나가지만, 1년 후의 나는 1년 전의 나와 그리 다를 바 없는 삶을 살아가고 있음을 느낀다. 다람쥐 쳇바퀴 조차 시간의 흔적이 어딘가에 남을 텐데, 그 흔적조차 보이지 않을 정도로 반복된 삶을 살아간다. 그리고 매월 꼬박꼬박 입금되는 나의 노동의 결과인 '월급'에 넙죽이며 감사하고 안도한다. 이렇게 한 달을 버텼고, 한 달을 살아갈 수 있겠구나 라는 어리석은 안도감이 나를 휩싼다.


"조금이나마 뭔가를 시작할 수 있는 사람은 결고 묻지 않고

바로 시작하기 때문 아니던가."


여전히 알 수는 없는 '뭔가'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어떻게 할 줄 몰라 제자리에서 벗어날 줄 모르고 있는 나의 눈에 띈 문구다. 분명 새로운 계기를 만들어야 하고, 이를 위해 변화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야 하는 시기임에도 불구하고(어쩌면 지났을지도 모를) 그놈의 두려움이 뭔지, 시작을 하기엔 몸이 굳어 움직이지 않고, 돌파구를 마련하기엔 머리가 둔해 생각할 수가 없다. 물론, 서글프게도 이는 나를 향한 변명이다. 바로 '시작할 수 있는 사람'이기엔 너무나 깊은 두려움과 너무나 많은 걱정과 너무나 많은 경우의 수가를 염두에 두고 있다. 지금 이 상태라면 누구나 떠올릴 수 있는 월급쟁이의 모습으로 더 늙어가거나 퇴직해 힘없는 삶을 누릴 게 뻔한 줄 알면서도... 언제쯤이면 시작할 수 있을까? 아니 과연 나는 시작할 수 있을까?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행동이 반복되면 그 사람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