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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니엘 Feb 09. 2021

"나에게 빵과 자유를 달라"

평범한 지방대 선배의 세상 이야기 #11 _ 자기소개서? 적합성 증명서!

"그럼 케이크를 먹으면 되잖아요?"라는

마리 앙투아네트를 음해하기 위한, 거짓 망언을 만들어 낸,



프랑스혁명의  


"나에게 빵과 자유를 달라."


취지도 목적도, 그 숭고한 뜻과 희생도 다르지만,


취업을 준비하는 나의 입장에서

또 다른 의미의 "빵과 자유를 달라!"는 외침이 시작되고 있었어.  



빵은 돈이 될 것 같고,

자유는 이 지긋지긋한 취업준비생에서 벗어나는 것.


"자소서 200개를 적었는데 한 군데도 안 붙었대."

"면접만 보면 떨어진대."

"역시 백이 있어야 되는 건가? 거기에 아는 사람 없어?"


본격적인 취업 시즌이 시작된 거였지.


취업 시즌이 들어가기 전부터 어느 정도의 점수나 Spec들은 만들어 뒀고,

우선 자기소개서를 적기 시작했어.


정확하게 36통의 자기소개서를 적었고,

그중 10개 정도의 회사에서 서류 심사를 합격했지.


"애게.. 10개 정도만?"

"저것밖에 못 붙었어?"  


그럴 수 있지.


그런데 조금은 현실적인 말일 수도 있지만,

서류를 합격한 10개 정도의 숫자는 지방대에서 흔하지 않아.


오히려 자소서를 어떻게 적어야 하는지,

적었던 샘플을 줄 수 없냐는 부탁을 받았지.


"자기소개서."


엄청나게 쉬울 것만 같은,



"그냥 내가 살아온 이야기들을 적는 건데, 그냥 적으면 되는 거 아닌가?"


라는 시작에서.


"500자 내로 작성하시오"

"해당 부서에 지원한 동기를 적으시오"


"어 이거 내 소개서 아니잖아."


자기소개서 흔히 우리가 부르는 "자소서"는,

네가 어떻게 살았고, 어떻게 자랐고 또 어떻게 하고 싶은지 묻는 내용이 아니야.


"네가 살아온 인생이 우리 회사에 어떻게 딱 맞는지 증명해봐"라는,


"적합성 증명서" 정도라고 바라보는 게 맞지 않을까?



반대로 말해서,

회사의 입장에서도 "네가 어떻게 살아왔는지는 크게 궁금하지 않아."


"이 사람이 우리 회사에 맞으려나? 뭐 적합한 경험이나 능력은 가지고 있을까?"의 정보가,


훨씬 더 의미 있고 중요할 테니까.


그게 "자기소개서든 적합성 증명서든" 적어야 하고,


"또 이왕이면 잘 적어야 되니까."


첫 번째, 카테고리와 경험 나누기


먼저 네가 지원할 각각의 회사, 또 업무 부서는 전혀 동떨어져 있는 카테고리가 아닐 거야.


예를 들면 어떤 회사는 연구개발 분야에,

또 어떤 회사는 회계부서에 지원할 일은 드물 테니까,


"지원할 회사, 어떤 부서라도 그 범위가 한정되어 있다"라는 거야.   


그 이야기는 "지원 동기"를 비롯한 몇몇의 역량에 관한 자소서의 범위가 정해져 있다는 거지.  


대부분의 자소서 구성은 이렇게 되어있어.

지원동기 / 역량 1 / 역량 2 / 역량 3 / 포부

여기서의 역량 1, 2, 3 은 회사에 따라 "리더십" "단점과 장점" "열정" 등이 있을 거야.


그럼 카테고리별,

나의 어떤 경험과 연관 지을지, 경험 나누기를 시작해 보자.


주제에 맞는 경험을 떠올리기보다는,


"생각나는 경험이 어떤 역량 또는 카테고리와 어울리는지를 찾는 과정이야."


이 주제에는 이 경험을 이야기하고,

저 주제에는 저 경험과 자격증을 연관 지어 봐야지.라는


"카테고리와 연관된 경험의 Listing."



"와 이건 너무 작은 경험인데"

"이 부분을 적으면 웃을 텐데"


걱정되지?


"최고의 서비스란 무엇인지 작성하시오"라는 역량을 묻는 자소서 주제에,


대학교 뒤편에는 매일 북적이는 식당이 하나 있습니다.

이 식당은 최고의 인테리어도 이름난 호텔 주방장도 없습니다.  

그러나 문을 연지 30년이 된 처음부터 지금까지 변함없는 반찬의 종류와 숫자

그리고 음식의 맛과 정성 유지하고 있습니다.

손님들은 엄청난 기대보다는, 이러한 "한결같음"에 만족하고 꾸준히 이 가게를 찾고 있습니다.

최고의 서비스는 무언가 특별한 것이 아닌 "한결같음"이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내가 했던 경험은 "식당에서 밥 먹은 거" 뿐인데,

조금만 바꿔보면, 또 무엇인가 느낀 점이 있다면

그 경험은 크고 작음을 떠나 충분한 의미를 가지고 있을 수고 있으니까.


"우선은 너의 경험과 주제를 연결해 보는 것부터"




두 번째, 주제별 연관성을 가진 "기본 글" 적어두기.


회사에 맞춘 각각의 자소서를 적기보다는,  

비슷한 카테고리에 사용할 수 있는 주제 별 500자 이내의 글을 적어두기.


바로 "기본 글" 이 되어주는 내용들을 미리 적어 두는 거야.



가장 중요한  연관성을 바탕으로 글을 구성하기.


각 주제별 글의 구성은,

"주제에 맞는 경험 + 역량을 위한 노력 + 공식 비공식의 자격이나, 증명"


물론 완벽히 주제와 맞는 경험이지만, 자격이나 증명의 방법이 없는 것이라면,

이 부분은 생략해도 괜찮아.


예를 들면 "지원동기"이라는 주제의 글을 짧게 구성한다면,


"건축은 사람의 삶의 질을 비롯한 모든 발전의 시작이라 확신했습니다,

이와 같은 확신과 함께 Habitat라는 NGO 봉사단체에서 활동하며 건축과 건물이 사람의 삶에

어떤 영향을 가져오는지를 경험할 수 있었고, 그 시간 속에서 느낀 감동과 함께

꾸준히 봉사하며 건축이 가져오는 놀라운 변화의 경험을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첨부문서 A : 봉사활동 확인서 _ Habitat


이런 형식이 될 거야.


세 번째,  지원할 회사에 맞추어, 내용 정리하기.


지금까지 왔다면,

이미 몇 가지 주제와 카테고리에 따라 Base가 되는 "기본 글"들이 만들어졌을 거야.


이제 지원할 회사의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지원서를 작성해 보자.


우선 기본 양식부터 입력하고.

학교, 학점, 주소, 자격증 등등. 입력이 끝나고 다음 탭.


"자기소개서"

이 회사가 원하는 주제는 뭐고 몇 가지 종류인지 봤다면,


"이미 적어놓은 기본 글들 중에서 어떤 글을 쓸지 추려내기".



완벽히 같은 유형이 없다면, 비슷한 글을 사용하거나, 다시 적어보는 것도 좋아.


이미 써놓은 글 중에 몇 가지를 추려냈다면,


"이제 지원할 회사에 맞추어 내용 정리하기".


예를 들어, 위에 쓴 기본 글을 수정하면.  

 

"건축은 사람의 삶의 질을 비롯한 모든 발전의 시작이라 확신했습니다,

이와 같은 확신과 함께 Habitat라는 NGO 봉사단체에서 활동하며 건축과 건물이 사람의 삶에

어떤 영향을 가져오는지를 경험할 수 있었고, 그 시간 속에서 느낀 감동과 함께

꾸준히 봉사하며 건축이 가져오는 놀라운 변화의 경험을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변화의 경험은, 건축에 대한 열정과 의미를 일깨워 주었고, 이러한 변화의 과정을

XXX의 XXX 부서와 함께하고 싶습니다.


첨부문서 A : 봉사활동 확인서 _ Habitat


이렇게 몇 글자만 바꿔서 완성, 그리고 저장하기.


모든 자소서 칸을 다 적은 뒤에는


"입사 지원 하기"


자기소개서의 의미는

"너의 경험을 바탕으로, 회사가 원하는 역량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검증하는 글" 이니까.


"하고 싶은 만큼 너를 표현해 보기."



엄청나게 많은 자소서를 써야 할 수도 있어.

그때마다 새로운 글, 다른 시도를 하는 것도 좋을 수 있지만,


기본이 되어주는 글들을 적어두고,

매 지원 때마다 조금씩 바꿔가고 수정해 가다 보면,


점점 너의 "기본 글"들도 더 의미 있게 더 좋은 내용으로 다듬어질 것이라 확신해.  



"자 조금만 더 힘내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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