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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니엘 Mar 08. 2021

"성급한 근자감의 교훈"

평범한 지방대 선배의 세상이야기 #12_면접이야기

"축하합니다. 서류 전형에 합격하셨습니다".


추후 일정을 안내드리오니...

뛸 듯이 기쁘면서도,
"또 다음은 뭐지?"

마치 오디션 프로에 출연한 것처럼.
이번 주 미션을 통과했더니,


"다음 주 미션을 공개합니다!"

어떤 친구에게는 인적성 테스트나
전문지식을 묻는 시험일 수도 있을 거고,
누군가에게는 "면접"이라는 단계가 기다리고 있을 거야.  

"누군가에게 나를 이야기하는 것"



"어 나 말 잘 못하는데"
"무슨 질문을 한데? 모르는 게 나오면 어떻게 하나?"

보통의 면접전형은 두 가지로 나누어져 있어.

"실무진 면접과 임원진 면접"

어떤 곳에서는 이 두 가지를 묶어서 하나로 진행하는 곳도 있지만,


대부분 각각의 순서에 따라, 두 번에 걸쳐서 진행하고 있지.

다행인 건가?
면접을 앞두고 있는 나는 주변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말 잘하는 사람" 이었어

대학교 때 이미 여러 강의나 발표를 하는 자리에 서보기도 했고,

연설문을 대필하기도 하면서 어느 정도의 "언변"에는 자신 있었으니까.



그 자신감은 첫 번째 실무진 면접을 거치면서 더더욱 커져만 갔었어.

매번 면접을 진행할 때마다 면접관 분들은 고개를 끄덕였고,

어떤 면접에서는 문을 열고 나가려는 나를 따로 불러서


"이곳에 와줘서 고마워요."라는 말을 해줄 정도였으니까.


그렇게 실무진 면접을 모두 마치고,

면접 이야기를 들은 친구들은

벌써 그 회사에 합격한 것처럼 축하해 주기도

또 어떻게 면접을 봤는지에 대한 질문들도 쏟아냈지.


자신감이 끝까지 차올랐어.

뭐든 할 수 있을 것만 같고,

남들이 어렵다고 하는 "취업난?" 그건 나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것처럼 느껴졌었지.


그렇게 이어진 임원진 면접들,

엄청난 자신감을 가지고 정말 멋지게 해냈다고 자부하면서

담담히 발표를 기다리던 나는,


"귀하를 모시지 못한 점에 아쉬움을 전합니다."

"이번 채용에는 채용 인원의 한계로 합격소식을 전하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하나둘씩, 면접을 봤던 발표들이 날 때마다

점점 마음은 조급해졌고,

마지막 합격자 발표가 났을 때 아직 그 순간은 잊힐 수가 없었지.


"최종 합격자 명단에 없습니다."



뭐가 문제지?

내가 왜?

그렇게 잘 치른 것 같았는데 뭐가 문제였지?

이런 생각들 조차 들지 않을 만큼.

어렵게 누운 잠자리에서 속이 너무 쓰려 다시 깼을 만큼.


"하.. 나 어떻게 하지?"



며칠이 지났어, 많은 친구들의 위로의 말도 듣고 싶지 않을 정도로

힘들었던 시간들이 지났지.


생각이 들었어

"뭐가 문제였을까?"

"왜 내가 떨어진 거지?"


아주 가까이 있었던 어쩌면 애써 인정하고 싶지 않았을 수도 있고,

또 다른 이유를 찾고 싶기도 했지만.


너무나 명확한 이유가 내 앞에 선명히 보이고 있었거든.


"성급한 근자감"


우리가 흔히 말하는 "근거 없는 자신감"의 전형적인 예시가 바로 나 자신이었던 거야.


지나쳤던 거였어. 어쩌면 건방져 보일만큼.

아니 그랬었어.


잘할 수 있습니다! 가 아닌

"까지것 그 정도야"가 되어버린 지나친 근거 없는 자만심. 


자신감은 어떤 일에 도전하거나 또 커다란 열정을 불러오지만.

그것이 지나쳐 만들어져 버린 자만심은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를 알게 되었던 거지.


"그래 내가 여기구나"

"잊어버렸거나, 아니면 잃어버렸었거나"



1년간의 취업에 대한 아니, 불합격들에 대한 교훈을 가진 채로,

또 다른 취업을 위해 준비를 시작했어.


참 다행히도, 또 정말 감사하게도

내년을 준비하려던 차에,

꼭 해보고 싶었던 회사의 인턴사원 모집 공고를 보게 되었고,

이번 취업 기간의 마지막 기회에 지원하게 되었어.  


"귀하는 이번 인턴사원 모집공고에 최종 합격하셨습니다."


어쩌면 모든 회사의 불합격이 가져다준 교훈이기도

또 선물이기도 한 것처럼.

그렇게 나의 취업 준비생 시절은 끝나게 되었지.


마음의 달라짐.


근거 없는 자신감의 후회, 그리고 여기 있는 나 자신에 대한 직시.

그 하나의 변화가 새로운 기회를 열어주게 된 것이었어.


면접을 준비하고 있을 또 다른 미션을 성공시켜야 하는 시간 속에서


"면접은 자신감이야! 밀고 나가는 거야, 짧은 시간에 너를 다 보여줘 버려!"라는

이야기를 해줄 수도 있겠지만.


"자신감"보다 먼저 준비해야 할 두 가지 사항은


"나는 이 일을 해낼 수 있을 만큼의 역량을 가진 사람이다"라는 부분과

"나는 이곳에서 잘 적응하고 또 동료와 존중 그리고 신뢰를 쌓아갈 수 있는 마음을 가진 사람이다"라는 거야.



물론, 이 두 가지를 명확히 표현할 수 있는 정도의 당당함은 필요하겠지만.


회사나 직장에서 원하는 사람은

"너무 잘나서, 뭐든 잘 해내는 사람!" 이 아니라,

"우리 회사와 잘 어울리고 그 속에서 자신의 능력을 다해낼 수 있는 사람"이야.


모든 직장들도 그런 사람을 원하고 또 그런 사람이 우리의 구성원이 되기를 바라지.


지금까지의 사회생활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동료를 존중하고 신뢰하면서 그들과 함께 성장해 나가는 과정이거든.


그럼 가장 면접을 위해 가장 중요한 꿀팁은 뭘까?


"나 자신의 명확히 보여주는 것?"

"정확한 정답들로 무장된 예상 질문을 완벽히 대답하는 것?"


원론적으로, 가장 정확한 팩트로 돌아가 보면 결국은


"면접관들의 마음에 드는,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이 되는 것.



그렇다면 면접을 보는 사람들이 어떤 사람인지

또 그 사람들이 원하는 사람이 어떤 사람일지를 아는 게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야.


"실무진"은 대부분 팀장님이나 부팀장님 급으로 구성된

"실제로 업무 일선에 있는" 분들이야


업무를 진행하고 일선에서 과제를 해결해 나가는 분들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똑똑한" 사람이 필요하겠지.


이 "똑똑함"은 "잘난 사람"과는 달라.


어떤 일에 대해 이야기했을 때 너무 잘나서, 뭐든 잘 해내는 사람이 아니라,

업무에 대해 가르쳐줬을 때 정확히 이해하고, 또 자기 나름대로의 길을 찾아내고,

또 잘 정리하는 똑 부러진 사람.


즉 "업무를 하기 위한 기초 역량을 가진 사람"이 가장 필요할 거야.


그럼 임원진 면접은?


물론 기초역량도 판단하시겠지만

그분들의 업무는 조직을 관리하고, 또 함께 이끌어가는 것이 주가 될 것이고,


자연스럽게  

"우리 조직과 잘 어울릴 수 있는 사람"

"회사에 애착을 가지고 함께 발전해 나갈 수 있는 사람"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겠지?



각각의 면접의 순서에서

"나를 판단하는 면접관분들이 어떤 위치에서 어떤 일을 하는지"를 먼저 생각하고,  

그 상황에 따라 부합하는 답변과 마음의 준비는 분명 큰 도움이 되어줄 거야.

 

면접을 컨설팅해주는 곳에서, 또 여러 면접 스터디에서

"면접은 자신감!!"이라는 말과 함께

면점 스킬과 예상 질문과 답변을 열심히 외우는 과정을 반복하고 있다면,


처음으로 돌아가서


"저 사람들 어떤 사람과 일하고 싶어 할까?"

그리고


"잘난 사람보다는 좋은 사람이 되는 방법"을

잠시 한번 생각해 보지 않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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