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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비 Mar 20. 2016

나의 미소가 세상을 바꾼다

타조도 미소를 짓는다

온 세상이 아름답게 물들어 가던 가을날 잔디밭을 뛰어다니던 타조 몇 마리를 만났다.

일반적으로 타조의 수명은 약 40년이라고 한다. 그런데 인간은 타조 가죽을 얻기 위해 1년 정도 산 타조들을 도살한다고 하니 마음이 아프다. 사람들이 껑충껑충 어설프게 뛰어다니는 타조들과 친하게 지내면 좋겠다.  



이 얄궂게 생긴 타조의 얼굴을 바라보라. 뭔가 친근해 보이지는 않는가? 키는 멀 죽 하게 큰데다 150kg에 육박하는 무게가 나가는 타조의 몸집을 보면 주눅이 들기도 하지만, 이 타조는 무서워 보이지 않았다. 

카메라를 들이대는 내 모습이 신기했는지 멀뚱멀뚱 바라보는 모습이 귀엽기만 했다. 이 애도 생명을 가진 존재인데, 가죽을 만들어내는 어느 농장에서 태어난다면 비운의 운명을 맞이할 것을 생각하니 마음이 씁쓸했다. 


우리는 세상 풍파에 너무 찌들어 웃음을 잃고 살아간다. 웃음은 고사하고 미소를 찾아보기도 힘들다. 아침에 출근하는 지하철에서 맞은편에 앉은 사람들의 표정을 무심코 바라보면 마음이 착잡하기만 하다. 문명의 발달은 우리를 더 편리하게 만들어 주는 것 같은데 왜 사람은 더 불행해가기만 하는 걸까?


하루는 어떤 우락부락하게 생긴 남자분이 전화통화를 하는 모습을 목격한 적이 있다. 전철 안이 시끄러워 무슨 얘기가 오가는지는 당연히 못 들었지만, 그분의 표정이 얼마나 밝은지 그것을 바라보는 내 기분이 다 좋아지더라. 분명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과 즐거운 대화를 나누면서 마음에서 퐁퐁 솟는 사랑이 그 얼굴에 묻어나고 있는 광경이었을 것이다. 


우리 삶을 한번 돌아보자. 거울 앞에서 서서 지금 내가 짓고 있는 표정을 읽어보자. 이 표정이 나뿐만 아니라 나를 보는 사람들을 즐겁고 행복하게 해주는 표정인가를 생각해보자. 누군가는 내가 살짝 지은 미소를 보면서 기분이 좋아지고 어떤 사람은 삶의 의미를 다시 해석하기도 할 것이다. 기력이 없어서 얼굴의 모든 근육을 그냥 다 이완을 시켜버리면 사람들이 그 모습을 보고 화났냐고 묻기도 한다. 입꼬리를 살짝 긴장시켜 올리고 눈을 좀 초롱초롱하게 뜨고 세상을 바라보자.


이제 그 아름다운 미소가 내게 마치 상처럼 돌아올 것이다. 힘든 세상 어렵더라도 이런 사소한 배려가 세상을 환하게 밝힐 것이다. 저 잔디밭에서 빤히 쳐다보고 있는 타조의 표정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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