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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비 Jun 21. 2016

숨겨진 보석을 찾아내는 방법

해발 1500미터에 위치한 몽골의 초원은 광활하다. 해가 뜨기 전인 6시에 산에 올라보니 말들이 먼저 올라와서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었다. 몽골의 초원에 자라는 풀들은 키가 클 틈이 없다. 채 자라기도 전에 말, 양, 염소, 소들이 새순이 돋아나는 족족 부드러운 것만 골라서 다 뜯어먹기 때문이다. 이렇게 넓은 땅에 풀이 우거지면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자라날 텐데, 기후와 동물들의 식사의 절묘한 조화로 그 넓은 광야가 마치 양탄자같이 다듬어져 있었다. 


그 많은 풀들 사이사이에 내 시선을 끄는 아름다운 들꽃들이 수도 없이 많았다. 생전 처음 보는 것도 있었고 한국에서 봐오던 하지만 모양이 조금 다르고 키가 작은 꽃들을 볼 수 있었다. 

여기 피어있는 한송이 꽃은 특별했다. 

꽃잎에 빼곡히 매달린 이슬이 마치 영롱한 보석이 가득한 브로치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냥 엄지손톱만한 꽃이지만, 그 위에 치장되어있는 아름다운 조각들은 막 비치기 시작한 아침햇살을 받아 아름담고 빚나고 있었다. 

같이 머물렀던 동료 중에 이 아름다운 모양을 볼 수 있었던 것은 나 혼자뿐이었다. 


나는 이 꽃을 보석꽃이라고 불렀다. 


남들이 다 잠자리에서 '조금만 더'를 중얼거리고 있을 때 어스름한 새벽을 깨우고 문밖을 나선 발길이 있었기에 이 꽃이 나에게 보석이 될 수 있었다. 만약 내가 한 시간만 늦게 그곳에 갔더라도 이런 모습을 보지 못했을 것이다. 

또 수많은 동물 떼와 사람들에게 그냥 짓밟혀 버릴만한  이 꽃이 용케도 살아남아서 내 눈에 띄었던 것이 나에겐 큰 행운이기도 하지만, 작은 것도 놓치지 않고 세심하게 바라보고 그 가치를 인정해주는 눈을 가질 때 그 보석을 발견할 수 있다. 


여러분도 남들이 다 잠을 청하고 있는 이른 새벽에 유심히 주위를 돌아보아 보라. 보석을 찾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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