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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아 Jul 09. 2023

마음이 머물러 있다는 공통점

좋아해, 그리고 싫어해. 마음은 원래 이랬다 저랬다 하는 거지

자꾸 머릿속에 그 사람 생각이 난다. 
누군가와 있을 때 그 사람 얘기를 자주 한다.
그 사람 이름이 나오면 할 말이 많이 떠오르고 말도 많아진다.
꿈속에 가끔 나타나기도 한다.
그 사람을 보면 가끔은 몸에 열이 오르는 것도 같고 마음이 평정심을 잃는다.
말을 잘 못 걸겠고, 어디를 가든 시선이 그 사람에게 머물러 있다.
그 사람의 작은 말과 행동에도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그 사람이 했던 말이나 행동을 거의 다 기억하고 있다.
혼자 그 사람 생각을 하면서 마음이 왔다 갔다 한다. 

이 사람은 어떤 상태일까?

그 사람을 좋아하고 있을까? 싫어하고 있을까?


재밌게도 저 증상들을 그 사람을 좋아하는구나 이렇게 생각해 봐도

그 사람을 싫어하는구나 이렇게 생각해 봐도 다 말이 된다.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은 그 대상에게 내 마음이 머물러 있다는 점에서 같은 성질을 가진다.


자연스럽게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어디 나 찾는 심리처럼 

자연스럽게 내가 싫어하는 사람이 왔나 안 왔나 혹은 어디에 있나 찾게 된다.

한쪽은 그 곁에 있고 싶어서 찾고 한쪽은 그 곁으로부터 멀어지고 싶어서 찾게 되지만 

핵심은 그 사람을 찾고, 어디 있는지 신경 쓰면서 그곳에 내 시선이 머물러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자꾸 그 사람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하면서 만나는 사람마다 얘기를 하게 된다.

좋아하는 사람에 대해서는 그 사람을 왜 좋아할 수밖에 없는지에 대한 이유를

싫어하는 사람에 대해서는 그 사람을 왜 싫어할 수밖에 없는지에 대한 이유를 

끝도 없이 얘기할 수 있다.  


무언가를 좋아하고 싫어해서 벌어지는 마음의 변화들이 사실 재밌다.

어쨌든 뭔가를 하고 싶다는 갈망이 굉장히 커진다. 

좋아하는 사람, 좋아하는 것은 그 곁에 계속 함께 하고 싶다. 

머물고 싶고 같이 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그렇게 생각하는 마음이 충족이 되면 좋지만 

상대방이 나와 같은 마음이지 않을 때나 내가 좋아하는 것을 성취하거나 가질 수 없을 때 

그걸 갖지 못하고 단념해야 되는 마음은 슬픔, 좌절 괴로움이다.


싫어하는 사람, 싫어하는 것은 그 곁에서 가능하면 멀리 떨어지고 싶다. 함께 하기 싫은 마음이 있다. 싫어하는 것을 하지 않아도 되고 싫어하는 사람과 같이 하지 않아도 된다면 땡큐지만 인생은 보통 그렇지 않은 경우가 훨씬 더 많다. 

싫어하는 관계에서도 함께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일 때, 싫어하는 것과 헤어지지 못해서 괴로움을 느낀다. 


같이 하고 싶다든지, 헤어지고 싶다든지 결국은 하고 싶다는 것에 마음이 종속되어 있다.


내가 아는 A와 B는 서로 직장 동료였는데 

A는 B에게 어느 정도 호감을 가지고 있었지만 

B는 A를 싫어했다. 그냥 꺼려하는 게 아니라 미워하는 수준이었다. 

같이 업무를 해야 되는데 업무 진행방식, 태도, 행동, 말투 어쨌든 모습 하나하나에서 걸리지 않는 게 없었다. 

그래도 일을 그만둘 수 있는 상황이 안 되니 같이 일을 해야 했고 

B는 그 싫어하는 감정들이 고스란히 태도에서 드러났다.

그렇게 꽤나 긴 시간이 지났는데 그 기간 동안 호감을 가지고 있던 A가 B의 그런 반응에도 한결같음을 유지했다. A를 대차게 싫어하던 B는 어느 순간 A가 새롭게 보이기 시작했다.

일할 때 자기만 아는 것 같이 보이던 모습은 집중력이 강한 모습으로, 여기저기 물건을 흘리고 다니던 모습은 챙겨주고 싶게 B의 모성본능을 자극했다.

결국 둘은 둘도 없는 연인 관계가 됐다.

엄청나게 싫어하던 그 감정이 엄청나게 좋아하는 감정으로 탈바꿈되는 것은 순식간이었다.


이 커플의 연애 과정을 보면서 좋아하고 싫어하는 마음에 대한 느낀 바가 많았다.


별다른 게 없어도 행동하는 것이나 말하는 것이 눈에 거슬려서 싫은 쪽으로 감정이 가는 사람도 있고 

반대로 호감으로 마음이 가는 사람도 있다. 다 내 그 순간 기호와 취향에 따라서 그런 마음들이 일어나는 것일 텐데... 지금 내가 싫어하는 마음으로 보는 저 사람도 관점을 바꿔본다면 아마 다르게 보이지 않을까?



머리로 '좋아하는 마음과 싫어하는 마음이 차이 없는 일종의 반응일 뿐이구나.'하고 알아도

일단 마음이 일어나면 감정이란 게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도 다 변화할 수 있는 마음의 작용이라는 걸 알고 있으면 

너무 무겁지 않게 있는 그대로의 내 마음을 내가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다.

뭐든 다 변화하기 마련이니까.


요즘 자타의 적으로 해산물 좋아해. 도미관자솥밥(관자2배 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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