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은 파리지앵] - 마르모탕 모네 미술관 #1

: 모든 그림엔 저마다의 사연이 있다

by BOX



이제 공원을 가로질러 마르모탕 모네 미술관으로 가 볼까요?

공원과 파리지앵의 주거지에 둘러싸여 더없이 고즈넉한 풍경입니다.


1200px-Musée_Marmottan.jpeg https://ja.wikipedia.org/wiki


이 미술관은 루브르나, 오르세, 퐁피두처럼 유명세가 있는 곳은 아니지만,

인상주의 작품이 정말 많이 있어요.


그리고 맞아요...


마르모탕 모네 미술관!

이름처럼 전 세계에서 모네의 작품이 가장 많은 곳이기도 하죠!

수련 연작이 정말 많습니다.


보안 검사를 하고 미술관으로 총... 총... 총 들어갑니다.


미술관에 들어서니,

젊은 사람들보다는 주로 백발의 관람객들이 아주 많습니다.

오르세와는 사뭇 다른 풍경이군요.

조용하고.. 편안한 느낌을 절로 받습니다.


사람이 많은 모네의 수련 연작을 보기 전에

우선 2층을 올라갑니다.


먼저 만나고픈 화가가 있거든요.


IMG_6198.JPG


누구냐구요?

바로 베르트 모리조입니다.



TIP.

모리조... 마네.. 막장! 부르다 내가 죽을 이름이여! ㅜㅜ


드가, 르누아르, 모네 등과 깐부였던

유일한 인상주의 여성 화가!


로코로의 대가 프라고나르의 증손녀예요.

당연히 유복한 가정였죠.

외모도 특급! 몸짱... 얼짱!


집안의 유전인지... 그림에도 금수저였어요.

당시 돈 좀 있다 하는 집안의 자녀는 음악이나 미술 교육을 기본적으로 받았는데...


그녀가 누굽니까? 프라고나르의 증손녀...

재능이 그냥 뚝뚝 떨어졌어요..

당연히...

프라고나르의 DNA


이후 살롱전에 작품을 출품했고... 에두아르 마네를 만나게 돼요

그의 관심을 끌고, 그의 모델이 되기도 하고...

마네의 제자이자 뮤즈


오호~ 모리조 이번엔 이런 포즈... 그래.. 그러취! 허리는 좀 더 세우고... 그러취!

요렇게요? 선생님?!


그러다가 전기가 찌르르.... 찌르르

서로 눈이 맞아요...


그런데...

마네는 이미 유부남?!

익숙하죠? 이런 스토리? ㅡ,.ㅡ"""

사실혼의 로댕카미유 클로델처럼요...

아무리 사랑이 죄가 아니라지만.... 나쁜 놈들!!!


모리조... 사랑하지만 난 이미.. 유부잖아... 쏘리.. 쏘리

노! 노! 나 평생 마네 쌤 옆에서 살 거예요...ㅠ,.ㅠ


그러다 마네의 동생인 외젠 마네와 결혼합니다. @@"

마네 입장에서는 동생의 부인이 된 연인을 놓아줄 수밖에

모리조 입장에선 남편의 형을 사랑하는 가슴 아픈 이야기


아!!! 눈물 없인 볼 수 없는 슬프고도 아름다운 사랑이야기...

.

.

.

같지만...

.

.

.

아내가 자신의 형을 사랑하고..

형도 아내를 사랑한다는 것을 아는 동생 외젠

평생 진실을 가슴에 안고 살게 되죠.

.

.

불쌍타!





이제 막장 이야기를 뒤로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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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 또한 마네의 제자여서 인지... 왠지 마네의 화풍(?)이 슬쩍슬쩍 느껴집니다.

뭔가 인스타그램 필터의 느낌이랄까요...


총총... 발걸음을 옮겨 다음 작품을 봅니다.

아마 모리조의 딸이 아닐까요?

사랑하는 대상이 아니면 절대 표현될 수 없을 것 정도로

사랑스러운 작품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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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눈으로 본 아이의 모습은 누구나 이럴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다음 작품을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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엎드린 목동이군요...

어떤 느낌인가요? 그냥 별다른 설명이 없어도 너무 아름다운 그림이죠?

엎드린 풀밭의 상큼한 풀냄새가 나는 것 같아요.


풀냄새를 느끼며 걸음을 옮기다...

인상 깊은 그림에 눈길이 멈춥니다.

모리조의 작품 중 꼭 보고 싶었던 작품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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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지발에서 딸과 함께 있는 외젠 마네>입니다.

딸은 바라보는 외젠의 모습이 좀 쓸쓸해 보입니다.

모리조가 자신의 형을 더 사랑한다는 사실을 평생 가슴에 묻고 살았기 때문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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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젠 또한 화가였지만...

하지만 모리조의 그림자로 평생을 뒷바라지했습니다.

당시 남편의 성을 따라야 했지만 그의 배려로 베르트 모리조로 남게 되었구요...


아! 순정남... 외젠 ㅜ.ㅠ


그림을 한참 바라봅니다.

그녀를 바라보는 그의 뒷모습이 해바라기를 닮았군요!


물론 모리조도 시대의 아픔이 있어요...

여성 유일의 인상파 화가였고 그림을 400점 넘게 남긴 위대한 화가였지만..

그녀가 죽었을 때 사망증명서에는 직업이 무직으로 나와 있어요...

당시 여성들은 얼마나 힘들었을까요?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았던 사람이라니...


제가 좋아하는 로트렉의 습작을 슬쩍 보고...

(로트렉은 지금 태어났다면 틀림없이 저와 같은 직업였을거예요)


자네 혹시 광고에 관심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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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조 전시실을 나와 2층 맞은편 전시실로 총... 총.. 총 가볼까요?


어라! 여긴 중세 필사본들이 전시되어 있군요.

이건 뭘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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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습니다.

중세시대의 성가를 필사해놓은 책예요.


움베르토 에코 <장미의 전쟁> 소설에 보면... 수도원의 수도사들이 양피지에 성경이나 책들을 필사하죠.

아마 이것 또한 그런 종류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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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피지 가죽.... 빨간색 줄 위에.... 음표와 음계가 그려져 있네요!

지금도 이것을 보고 연주할 수 있을까요?


다음 전시물을 보니,

음... 아마도 기도서나 성경의 한 구절이 아닐까 싶군요.


인쇄술이 발명되기 전에는 이렇게 사람이 일일이 그림을 그리고 글씨를 적었어요.

양의 가죽 한 장에 한 페이지...

비싸디 비싼 물감으로 그림을 그리고... 글씨를 쓰고...

틀리면 수정이 불가능했으니... 얼마나 집중하고 만들었을까요?


그리고 이런 성경은 또 얼마나 비쌌을까요? 당연히 일반 서민들은 가질 수도 없었을 것이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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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잠시 딴생각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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