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상, 해돋이... 선물 같은 하루
작품을 보고 있으려니...
아련하게 가족이 그립습니다.
돌아간다면...
따스한 날... 꼭... 이런 풀밭을 걷기로 다짐합니다.
이제 다른 작품들을 볼까요?
지층을 지나... 반층 내려갑니다.
이곳은 정말 모네의 작품이 많습니다.
수련 연작들이 제게 인사를 합니다.
안녕~~ 봉쥬~~!!!
오랑주리 미술관 같은 대형 수련 연작은 아니지만 정말 아름답고 다양한 작품이 가득합니다.
아이들이 있는 가정이라면 꼭 모네를 보여주세요!
그의 작품을 좋아한다면 자라면서 성격이 나빠지거나 삐뚤어지지 않을거예요...절대루!
제가 보장할게요~ ^^
그렇게 모네의 수련 연작을 보고...
다른 작품을 보러 걸음을 옮깁니다.
파이프 담배를 물고 있는 한 남자와 마주합니다.
누굴까요?
음... 화풍을 보니...
여인을 가장 아름답게 그리는 화가! 르느와르의 작품 같아요.
바로 르느와르가 그린 모네의 초상입니다.
안녕~ 무슈 모네! 신문에 어떤 소식이 났나요? 알려줄 수 있나요?
TIP.
지극히 개인적인 그림 보는 법
인상주의 작품들을 감상하는
지극히 개인적인 방법인데 한번 들어볼래요?
자 그럼 이야기해볼게요.
일단... 작품 전체가 눈에 들어오도록
작품에서 몇 발짝 뒤로 물러나야 해요...
물론 어떤 물감을 썼는지...
어떤 기법인지...
관찰하려면 가까이 가야겠지만...
우리는 무슨 연구자도 아니고 과학자도 아니니...
자! 자! 일단 한눈에 들어오도록 뒤로 물러나세요!
한발...
두발...
세발....
그다음...
혹시,
매직아이 아시나요?
맞아요... 눈을 좀 흐리멍텅하고 게슴츠레하게 만듭니다.
잘 안된다구요?
그럼 두 눈을 완전 감지 말고 눈꺼풀이 마주 할 정도로 작게 뜹니다.
그러면 초점이 흐려질 거예요..
흐려졌나요?
그렇게 작품을 보세요...
그럼 가까이... 그리고 거칠게 느껴졌던 그림이
오히려 선명하게 보이기 시작합니다.
조금 인내심이 필요해요.
그렇게 잠시 그림 앞에 머무르다 보면
숨겨왔던 그림이 이야기를 건네줄 거예요...
좋아하는 음악과 함께 감상하면 더없이 좋겠구요.
저는 수련을 보다 보면
지베르니 연못의 잔 물결이 일렁이는 것을 느낍니다.
진짜예요!
이상 사적인 그림 감상법였구요...
그렇게 전시실 회랑을 따라 걷다가...
반갑게도 카유보트의 작품을 만납니다.
카유보트는 제가 아주 좋아하는 화가인데요...
<비 오는 날, 파리 거리>입니다. 원래 작품은 시카고 미술관에 있는데... 아마 이건 습작 같아요.
비 오는 거리
우산을 쓰고 걸어가는 남녀..
그들과 스쳐 듯 지나가는 한 신사
도로의 가로등...
그 사이를 오가는 사람들...
비에 젖은 도로와 건물...
스냅사진의 한 장면 같은 한 순간
(이후 이 거리를 찾는.. 보물 찾기도 했답니다. )
아마 생 라자르 역 근처 도로 같아요~
다시 감각적인 로트렉의 그림과 마주합니다.
자네 혹시 광고에 관심 있나? ^^
로트렉... 다음에 또 만나요~~ 안녕!
옆으로 총... 총... 총
음... 게으름뱅이 화가 세잔의 그림이군요...
세잔은 사물을 단순화하려 했죠.. 구... 원뿔... 원기둥...
목욕하는 사람들이 뭔가 위아래로 뾰족뾰족하죠?
원통과 원뿔처럼요...^^
세잔 그림의 특징예요...
다른 세잔의 그림인데...
음... 이 작품은 세잔의 그림 특징이 보이지 않네요... 초기 작품이 아닐까요???
이제 다음 작품을 보러 갈까요?
전에 이야기했듯..
세잔은 정말 사과를 엄청 많이 그렸죠...
아마 백만 스물 두 개쯤.... 그렸을 거예요
뭔가 테이블이 좀 균형도 맞지 않고...
사과도 뭐... 원근법도 엉망이구....지 맘대루 같다는...
맞습니다.
세잔은 자기가 보이는 대로 그렸어요...
개인적인 감각에 의지해서요...
음... 이게 뭔 뜻이냐...
우리 눈은 오른쪽은 감고 볼 때, 왼쪽을 감고 볼 때... 조금씩.. 위치와 각도가 다르잖아요!
세잔은 이 그림에 두 눈의 관점을 한 번에 담았어요...
오른쪽으로 볼 땐 요런 모습...
왼쪽으로는 또 요래 요래...
그래서 이런 묘한 그림이 세상에 나온 거죠.
마티스, 피카소가... 그림을 보고 무릎을 딱! 치죠!!!
와우~~ 세잔 형님!! 정말 대단함돠~
그래서 세잔을 현대 미술의 아버지라고 부르게 돼요.
현대미술~~!!! 내가 니 애비다!
미술관 이름에 걸맞게 정말 많은 모네의 작품이 있어요... 모네의 수련을 원 없이 볼 수 있습니다.
그렇게 아름다운 수련 연작을 감상하고...
모네의 다른 작품으로 걸음을 옮깁니다.
아름다운 아르장퇴유에서의 가족과 함께하는 즐거운 한때 같죠?
오른쪽에 꼬마 아이가 아들인 장 모네가 아닐까요?
어때요? 눈을 매직아이로 하고... 볼까요?
하늘을 뭉개구름이 둥실둥실... 뭉개 뭉개 피오 오릅니다. ^^
작품을 보고 있으려니... 아련하게 가족이 그립습니다.
돌아간다면... 따스한 날... 꼭... 이런 풀밭을 걷기로 다짐합니다.
아마.. 틀림없이 그날은 뭉개구름이 피어오르는 어느 날이겠죠.
다음은 생 라자르 역 시리즈네요.
새해를 맞는 마지막 날 생 라자르 역의 기억이 떠오릅니다.
다들... 어디로 떠나시나요?
모네의 아르장퇴유의 가족 그림과 생라자르 역을 보고 있자니 노스텔지어가 느껴집니다.
노스텔지어(nostalgia)...어원은 이래요!
nostos...집으로 돌아가다
algos...고통...
즉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고통...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겠죠.
고향이 그리워도 못 가는 신세...
이제 겨우 9일이 지났으니...노스텔지어는 아니지만... 지구 반대편의 사랑하는 사람들이 보고 싶어 집니다.
음... 약간 멜랑꼴리 하네요...
다시 씩씩하게... 총총총.. 다음 작품으로 발걸음을 옮겨볼까요?
모네의 또 다른 연작 시리즈가 보이네요
바로 루앙 대성당입니다.
자... 한발... 두발... 세발..
뒤로 떨어져서... 매직아이로...
사실 이 작품은 같은 장소에서 빛에 따라 변하는 대성당의 색채를 여러 작품을 모아 놓고 봐야...
진정한 가치를 느낄 수 있어요.
꼭 그렇게 볼 수 있는 날이 왔음 좋겠네요.
이제 오늘 마르모탕 모네 미술관에 온 목적을 이룰 차례네요.
미술관 중앙에 조그만 작품이 보입니다.
딱 봐도 주인공 같아요...
가까이 가 볼까요?!
바로 이 작품입니다.
<인상, 해돋이>
인상주의, 인상파라는 미술사조와 이름으로 불리게 한 최초의 그림이죠.
사실 미술사조로 불리는 이름들은 대부분 처음엔 비아냥에서 시작했어요.
뭐야... 번들 번들하기만 한 찌그러진 진주같구만...바로크 같구만...
우엑!!! 천박한 조개껍데기 잖아...로코코야...
엥???? 이게 그림이야? 그냥 애들 큐빅인데?? 큐비즘
어이 없구만...이거 그냥 이미 만들어진 기성품이잖아...레디 메이드
그럼 인상주의 사조의 이름은 어떻게 탄생했느냐?
새로 기획된 전시회에
모네는 자신의 고향인 르아브르 지방 항구의 모습을 작품으로 내놓습니다.
그리고 제목은 <인상, 해돋이>라고 해요.
전시회를 본 기자가 비아냥거립니다.
참나! 어이 없구만....이게 그림이라구?????
물감만 처발 처발...그리다만게
인상? 해돋이???? 웃기시네...
해돋이라...어어 없네...차라리 그지같은 인상만 남겠구만...
이런 조롱이 제 1회 인상주의 전시회가 되었고...
우리가 부르는 이름이 된 거예요.
한참을 그림을 감상합니다.
한발..
두발..
세발...
뒤로 물러나서 조용히 그림을 보고 있자니
르아브르 항구.. 너머
붉은 태양이 물결에 아른거리며 떠오릅니다.
항구를 빠져나오는 작은 배들과... 어부들..
그들이 시작하게 될 어쩌면 고된 하루
혹은 선물 같은 하루가 눈앞에 펼쳐집니다.
그렇습니다. 참 인상적이예요.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이제 나무 계단을 올라 미술관을 나옵니다.
안녕~~ 다음에 또 만나자!! 오부아~~~
[한 달은 파리지앵] - 9일 차 ..._#8 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