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리고, 길을 잃다!
…그리고, 길을 잃다!
저는 지금 베르사유로 가고 있습니다.
오늘도 파리에게 멋진 선물 하나를 받았습니다.
1월 3일, 수요일
살짝 피곤하긴 하지만 아침에 저도 모르게 눈이 떠집니다.
시계를 보니 오전 6시를 조금 넘기네요…
오늘의 파리는 또 어떤 선물을 선사할까요?
누워서 뒹굴~ 뒹굴~
무엇을 할지 고민합니다.
그래요!
어제 과거 파리를 만났으니…
오늘은 프랑스 절대왕정의 꽃 베르사유 궁을 찾아가 봐야겠군요!
시간이 허락된다면 이후 파리로 돌아와 루브르 야간 투어까지….
(과연 둘 다 할 수 있을까요…^^;;;)
제 파리의 지붕 밑 다락방입니다.
이제 좀 익숙해지는 듯해요~
거울을 보니 얼굴이 흉측합니다…
.. 자... 자체 검열할게요…죄송합니다. ㅡ,.ㅡ;;
혹시 저 뒤 옷걸이 보이시나요?
그렇습니다.
1월의 파리는 그리 춥지 않습니다.
비바람이 몰아치면 살을 에일 듯 한 파리의 날카로움이 있지만…
그리 견디기 힘들 정도는 아녜요…
그래서 얇은 옷을 여러 겹…그리고 간단한 가디건 하나… 점퍼 하나가 전부입니다.
오전 9시까지는 베르사유에 갈 예정입니다.
넉넉히 한 시간은 좀 넘게 잡고 이동을 해야겠네요~
오늘도 어제 저녁 사온 바게트 한 덩이에
잼을 바르고…
그 위에 하몽 하나를 얹고..
올리브 몇 알과
와인 한잔…
커피 한잔…
에구구…
벌써 시간이 7시를 지납니다.
서둘러야겠어요…여느 때처럼…108 계단을 내려와 지하철로 향합니다.
이른 시간이라 거리는 한산하지만…
일상을 준비하는 이들의 모습은 무척이나 정겹습니다.
모노프릭스 마트에 물건을 나르는 짐꾼…
인근 호텔에서 나올 손님을 기다리는 기사
아침 손님을 기다리는 제빵사
테이블을 거리로 내놓는 웨이터…
무뚝뚝해 보이는 그 웨이터와 눈이 마주칩니다.
먼저 인사를 걸어볼까요?
웃으며…
“봉쥬~”
웨이터가 미소로 화답합니다.
“봉쥬~”
지하철을 타고 다시 국철로 갈아탑니다..
저는 지금 베르사유로 가고 있습니다.
베르사유행 국철이 들어오는군요…
1,2층으로 된 열차입니다.
설레는 마음을 싣고 2층에 탑니다.
교외로 나가는 열차라서 그런지 이 시간엔 사람이 많지 않습니다.
저들은 오늘 어느 곳으로 떠나는 것일까요?
국철로 넉넉히 30분은 달려야 하기에
어제 방문한 콩시에르주리를 생각하며 스케치북을 폅니다.
쓱~쓱…
펜이 움직이는 소리에 기분이 덩다라 좋습니다.
그렇게 한참을 달려…
Chavillle Velizy 에 잠시 정차합니다.
베르사유까지는 아직 10여분은 더 달려가야 합니다.
.
.
.
계속 스케치합니다.
한참을 그리는 중…
기차가 조~~ 용 합니다.
분위기가 좀 쎄~~ 합니다
인기척이 없어 고개를 듭니다.
뭐... 뭐죠???????
어라! 승객이 없습니다. @@
저만 빼구요….
생각해보니 이곳에서 벌써 15분 이상은 정차한 듯합니다. ㅜㅜ;;;
주변에 아무도 없군요….
제가 2층 칸에 있어서 일까요?
급히 1층으로 내려가 1층 칸을 둘러 봅니다.
텅~~ 비어있습니다. @@
다행히 열차 문이 열려있어서 서둘러 짐을 챙기고 열차에서 내립니다.
제가 정신줄을 놓고 있었던 모양예요 ㅜㅜ
아직 해가 뜨기 전이고 승강장엔 사람이 거의 없습니다.
어찌해야 할까요?
분명 이 열차는 베르사유행입니다.
저 멀리 중년 남성이 걸어옵니다.
물어봐야겠어요~
“안녕~ 이 열차 베르사유행이잖아! ”
“웅 맞아!”
“근데 사람이 아무도 없어 ㅜㅜ”
“글쎄 나 이 동네 사는데 잘 모르겠는걸”
“나 좀 살려줘~실부프레~”
“나 파리 시내로 출근해야 하는데…”
중년 남성이 타고 갈 열차가 들어옵니다.
곰곰이 생각하다가 저 멀리 역무원에게 달려갑니다.
출근 기차가 떠나갑니다.
중년 남성은 저 때문에 기차를 놓친 거죠…
다시 그 남성이 제게 옵니다.
“ㅇㅇ, 여기서 열차가 바꿨데… 저기 보이지?
이 지하차도를 건너서.. 저쪽 승강장에서 갈아타라구”
출근 기차는 떠났지만 중년의 남성은 제게 미소를 짓습니다.
파리를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순간입니다.
저도 무엇이라도 주고 싶은데 수중에 아무것도 없네요…ㅜㅜ
그 남성의 출근 열차를 함께 기다려줍니다.!
열차가 오고 서로 악수를 합니다.
“난 한국인이야.. 고마워!~메르시보꾸~~”
“ㅇㅇ 파리 여행 즐겨~ 안녕~ 오부아”
저도 이 친절한 사람처럼 행동할 수 있을까요?
오늘도 파리에게 멋진 선물 하나를 받았습니다.
[한 달은 파리지앵] - 5일 차 : ...그리고, 길을 잃다!_#2 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