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리고, 길을 잃다!
베르사유가 제게 말을 걸어옵니다.
늦지 않았어…! 조금 천천히 가도 괜찮아!
12시가 넘어가고 있는데…
좀 허기가 집니다.
단게 땡기는군요….
잠시 궁전 카페테리아에 앉아
달달한 몽블랑과 와인으로 재충전을 합니다.
.... 정말 달콤합니다.
단 것을 싫어하지만…
오늘 만큼은 기분 좋은 간식입니다.
밖을 보니 비가 다시 엄청 옵니다.
파리답게 곧 그치겠거니 하며…
비도 피할 겸
지난 셰익스피어 앤 컴퍼니를 기억하려 스케치 한 장을 남깁니다.
오후 1시가 가까이 옵니다.
이제 정원으로 가 볼까요?
아….ㅜ.ㅜ
비가 45도 각도로 쏟아집니다…
아니 퍼붓는다는 게 더 정확한 표현 같습니다.
비를 피해 한 참을 있습니다.
비가 멈출 것 같지 않습니다.
그래요…
어차피 이곳에 온 이상…
비가 무슨 대수겠어요…
오후에 루브르 야간투어 생각에 마음이 조급해집니다.
그냥 이 비를 맞고 정원으로 나섭니다.
바람으로 몸은 가눌 수 없네요…
빗물로 앞이 보이지 않습니다. @@;;;
정원으로 나온 지 1분 만에 속옷까지 홀딱 젖습니다. ㅠㅠ
아…
아..
아.
.
.
.
.
아
혼자 실 없이 웃습니다.
혼잣말로 크게 이야기 합니다.
.
.
.
.
“베르사유가 나를 환영하는구나!!! 하하핫!”
.
.
.
.
제가 미쳤나 봅니다.
그러기를 5분
이게 먼가요? @@~*
거짓말처럼 파~~란 하늘이 나타납니다.
단 5분을 참을 수 없던 내 조급한 마음을 나무라 듯
베르사유의 푸른 하늘이 내려다보고 있습니다.
인생도 마찬가지겠죠…
당장 앞서기 위해….
남 보다 조금 더 빨리 가기 위해…
5분 늦으면... 뒤쳐지는 듯한 초조함 때문에…
그렇게 치열하게 달려가고 있지는 않은지…
베르사유가 제게 말을 걸어옵니다.
늦지 않았어…! 조금 천천히 가도 괜찮아!
저 멀리 끝을 알 수 없는 베르사유 정원의 대운하가 눈에 들어옵니다.
대지와 물과 하늘이 하나의 선이 되어갑니다.
점처럼 보이는 사람들…
이렇게 이 자리에 서서 사람과 사람의 점을 바라봅니다.
저도 저 점이 되기 위해 앞으로 나갑니다.
그렇게 아폴론의 분수에 다다릅니다.
구름 한 점 없는 베르사유의 정원…
끝을 알 수 없는 물의 길이 앞에 놓여있습니다.
[한 달은 파리지앵] - 5일 차 : ...그리고, 길을 잃다!_#6 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