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은 삼미슈퍼스타즈를 타고

삼미슈퍼스타즈를 혹시 아시나요?

by BOX



가장 슬펐던 우리 시대의 마지막 슈퍼맨.

혹시 이들을 아시는지.


1982년,

머나먼 우주 끝에서

지구를 구하기 위해 날아든 23명의 슈퍼맨


이들의 이름은

삼미 슈. 퍼. 스. 타. 즈.


MBC 청룡,

OB 베어스,

해태 타이거즈,

삼성 라이온즈,

롯데 자이언츠


이름만 들으면,

기껏해야 용과 곰, 호랑이와 사자, 거인 따.위.

어찌 슈퍼영웅들과 게임이 되겠냐마는.


DC 저스티스리그와 마블 어벤저스를 뒤섞어 놓은

슈퍼스타즈는 15승 65패라는

참.담.한 전설을 남긴 야구단으로...


단 한 명의 국가대표도 없는 야구팀이자

슈퍼스타 한 명 없는 슈퍼스타즈로...


마스코트는 슈퍼맨,

치어리더는 원더우먼.

저작권 따위는 쿨하게 비웃으며,

개나 주라던 전설의 구단으로...

베이스볼 키즈들의 기억 속에

영원히 남았다.


때론, 우승하지 못해도,

빠르게 사라졌어도,

무슨 대단한 능력이 없어도,

간직할 수 있는 무언가가 있다면

그것은 그거대로 좋은 것이 아닐까.


뭐 낭만이란 그런 거니까.



P.S.

그런데 이상하기도 하다. MBC 청룡, OB 베어스, 해태 타이거즈, 청보 핀토스, 태평양 돌핀스, 쌍방울 레이더스, 현대 유니콘스, 빙그레 이글스, 수많은 야구단이 나타났다 사라졌지만 나는 어.째.서. 왜 또 그렇게 삼미 슈퍼스타즈를 낭만으로 추억하고 있는 걸까.


그건 아마도 기억 속 어딘가에 늘 꼴찌만 하던, 수모만 당하던, 그 슈퍼맨들이... 지금을 살아가는 내 모습과 데칼코마니로 꼭 닮아있는 탓일 테다. 좀 슬픈데 또 안심이다. 그래... 기억 속에 살아있다면 그것으로 됐다. 어쩌면 낭만이란 꼴찌여도 살아남는 것.


#20세기물건 #삼미슈퍼스타즈 #기억속에살아있다면그것으로됐다 #남자의물건 #브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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