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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은 파리지앵] - 루브르 리슐리외 관

: 파리는 결코 늙지 않는다!

by BOX


파리가 돋보이는 이유는
에펠탑과 몽마르트 때문이 아니라,
평평한 파리가 거기에 있기 때문입니다.




이제 ㅁ자 건물인 쉴리관을 한 바퀴 돌았습니다.



벌써... 11시 30분이네요.


창밖을 보니 루브르의 유리 피라미드가 드디어 눈에 들어오는군요.



이 왼쪽이 드농관이고, 오른쪽이 리슐리외관입니다.


여름 같으면 저 앞 분수에 사람들이 자리 잡고 파리를 느꼈겠지요.



저 유리 피라미드 뒤로


카루젤 개선문과 튈르리 공원, 콩코드 광장, 그랑팔레, 개선문, 라데팡스가


순서대로 작게 보입니다.



언제나 파리를 보면 느끼게 됩니다.


아~ 참 평평하구나!




그렇습니다.



파리가 평평하기 때문에 에펠탑이 돋보이고, 몽마르트가 돋보이는 게 아닐까요?



서울이라는 도시에 살다 보면


커다랗고 높고 복잡한 빌딩 숲 때문인지,


주위를 둘러보아도 파리의 에펠탑처럼


항성으로 찾을 수 있는 랜드마크가 없다는 것이 조금은 아쉽습니다.



높지 않은 6층 건물들의 도시, 파리의 매력을 또 한 번 느낍니다.




쉴리관을 빠져나와...


이제 플랑드르와 네덜란드 작품들이 있는 리슐리외 관으로 이동합니다.



점심은 이곳을 관람하고 먹으면 시간이 맞을 것 같네요.



리슐리외 관에 들어섭니다.


처음으로 제 눈에 들어오는 작품이 있습니다.


누구일까요?



바로 우신예찬을 쓴 에라스무스예요.


옆모습인데 대단히 완고하고 강직해 보입니다.





완고한 성직자를 뒤로 하고...


저기 뭔가 스타일리시한 그림 속 주인공이 눈에 띕니다.



바로 알브레히트 뒤러의 자화상입니다.



뒤러가 누구냐?



르네상스 시기 자기애 만랩의 화가이며...


자신의 사인을 그림에 넣은 화가


스스로 레오나르도 다빈치, 미켈란젤로, 라파엘로 보다 뛰어나다고 이야기한 화가


자신의 모습에 빠져 든 나레시스트...




췟... 지들이 잘 났으면 얼마나 잘났다구! 이탈리아 3대 거장?? 웃기고 있네!


나야.. 나! 뒤러!!!


봐! 보라구~ 내 갸름한 이 턱선!


찰랑찰랑한 내 머리... 백마 탄 왕자 같이 않아?!


내 쇠골을 좀 보라구!


내 길고 긴 손가락은 어때?




종교화에 많이 나오는 기도하는 손 다들 아시죠?



이것도 뒤러의 작품입니다....(오늘도 무사히....)



자신을 마치 예수처럼 그려요...


뭐 얼마나 대단한 자존심인지...



뭐야... 내 스타일의 그림을 어쭙잖게 따라 한다고...


이놈의 따라쟁이 시키들!


그럼 내 그림에 직접 내가 사인을 해 놓겠어!



이래서 최초로 그림에 작가의 사인이 들어가는 관습이 생겼어요.


자기애 만렙인 뒤러 때문에 말이죠~ ^^




플랑드르 회화의 특징은



세밀하고 여러 사람이 화폭에 많이 나오는 것인데...


전형적인 플랑드르 작품을 보고..



다들 뭐 하고 있는 것일까요?


거나하게 취한 사람들이 가득하군요.


동네 잔치 같기도 하고...


누군가의 결혼식이나 생일 같아 보입니다.



렛츠 파뤼~~!




회랑의 코너를 돌아 걸어가는데...


어라...


어느 그림 맞은편에 앉아 그림을 그리는 중년의 여인들을 마주합니다.


루브르나 프라도, 우피치 미술관 등 유럽의 여러 유명 미술관을 방문하면


의례 이런 풍경을 자구 접하게 됩니다.



공식적으로 허가를 받고 그림을 그리는 학생이나, 동호회, 혹은 복원을 위한 전문가들이죠.



시간을 내서 뒤에서 보고 있으면


명작 원본을 그린 대가의 모습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시간을 갖고 한번 그렇게 해보세요!



그래서 저도 그렇게 한참 작품과 그들의 스케치를 엿봤습니다.





[한 달은 파리지앵] - 7일 차 : 파리는 결코 늙지 않는다!_#5 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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