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리는 결코 늙지 않는다!
이곳 루브르에서 파리의 미소를 다시 한번 마주합니다.
우선, 오늘 관람의 목표는
가능하면 그간 보지 못했던 작품 위주로 먼저 감상하는 거예요.
그래서 남들이 잘 가지 않는 쉴리관을 먼저 가볼까 합니다.
쉴리관 3층은 18세기 프랑스 회화 전시관인데
주로 로코코 시대의 작품이 많이 있습니다.
TIP.
로코코는 뭐???... 이게 대체 무엇?
로코코는 프랑스서 생겼어요...
로코코는 조개 무늬라는 뜻 예요.
태양왕 루이 14세는 모든 귀족문화와 서열을 메뉴얼화해요!
국왕 양치 전담 수석...
세수 전담 수석...
간지러운 등 효자손 전담 수석... 등등을 나누.
왜냐?
왕과 권력에 줄 세우기를 하기 위해서요.
뭐야... 벵상 공작... 국왕의 효자손이라니... 대단한데....
ㅇㅇ 난 국왕의 오른쪽 등에 뾰루지를 만질 수 있는 영광을 얻었다구...
부럽구만...ㅜ.ㅜ 난 어찌 안될까?
이렇게 줄 세우기를 하죠.
그리고 이후 화려한 궁을 만드는데 거기에 아주 장식적인 요소를 마구 마구 집어넣죠.
여기까지가 프랑스 스타일 바로크예요...
그런데 줄을 서다 보니...
다들 루이 14세가
음청...
음청...
멋있어 보입니다.
아...국왕 베르사유 궁전 장식 쥑이더만...
그 그림은 또 어떡구?
아... 나도 뭐 그런 그림 좀 우리 집에 걸어볼까나?
그래서 너도 나도 따라 하죠!
그리고 뽐 내고 싶어 안달이 납니다.
아.... 피에르 공작... 자네 우리집 그림 봤나?
뭔데?
아주 쥑여주는 막장 그림이야! 한번 볼텨?
ㅇㅇ 나 꼭 좀 초대해줘~~~
혁명 후 귀족이 몰락하고...
브르주아가 성장해요.
이러면서
더 화려해지고...
더 경박해지고....
점점 더 야해집니다.
음...좀...야한데...
뭔지 모르게 퇴폐적이야....
불륜인가?
뭐 이런 느낌이 들면 로코로라 보면 돼요~~
아직 관람을 시작도 못했는데 말이 길어졌군요...
이제...
힘차게 루브르 안으로 들어가 볼까요?
간단히 로코코를 알아봤으니...
제일 먼저 보고 싶은 작품은
와토의 <광대, 피에로>입니다.
와토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는 라 카즈 컬렉션을 찾아갑니다.
와토가 누구냐구요???
18세기 프랑스 로코코 회화의 대표적인 작가입니다.
쉴리관 3층으로 처음엔 자신 있게 찾아들어가는데...
아...
그런데 작품들이 너무 너무 많습니다.
제가 너무 오만했어요...
길을 또 잃습니다. ㅜㅜ
이제 이 정도면 습관성 방향 상실이군요...@@
분명 로코코 작품들인 듯 한데...
너무 너무 많습니다.
데체 저는 어디로 가야 할까요?
나는 누구??? 여긴 어디??? @@
마침... 쉴리 관에 안내인이 앉아 있습니다.
이곳 쉴리관은 관람객이 별로 없어서인지 안내인도 드물게 있습니다.
이가 25개 보이는 미소로 활짝 웃으며 그녀에게 물어봅니다.
"where's 바토?"
"쿠아?"
"바토!"
"키?"
뭐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
"you know 바토? painter"
"아... 와토!"
"예... 예! 와토요!!! 맞아요.."
"저기서 오른쪽으로 돌아서 쭉~ 가세요!"
메르시~
고맙습니다..
친절한 미소를 제게 날려 줍니다.
쉴리관에 관람객이 드물어서일까요?
파리의 미소를 다시 한번 마주합니다.
저기 그녀가 말한 회랑이 보이는군요...
오른쪽으로 돌아갑니다.
다시 반층 계단을 오르내려...
와토의 작품과 마주합니다.
이탈리아 무대를 누볐던 '질'이라는 광대가 모델예요.
은막을 은퇴한 어느 코미디언이
새로이 개업한 카페에 간판으로 제작된 작품입니다.
그런데 참 묘합니다.
가만히 보고 있으려니,
정면을 바라보고 있는 광대의 얼굴에 왠지 모를 슬픔이 느껴집니다.
저만 그럴까요?
저를 바라보며 우수에 찬 눈빛으로
뭐라 이야기를 건네는 것 같습니다.
인생의 황혼.... 뒤안길로 접어들어,
아직 뜨거운 가슴을 안고 있지만... 세월은 이길 수 없고...
그렇게 인생이라는 무대에서 주변으로 밀려나는 것이 삶이라는 것...
한참을 그렇게 저도 그와 눈빛을 교환하며 바라봅니다.
이제 다시 자리를 옮깁니다.
<키테라 섬의 순례>입니다.
이것도 와토의 작품예요.
전설적인 키테라 섬에 도착한 8 커플의 이야기입니다...
서로 눈이 마주치고..
살짝 부둥켜 안는 커플도 보입니다. ...
로코코 답게...
뭔지 모르게 좀 야시시 합니다.
불꽃이 반짝 반짝...
남성의 눈에서는 스파크가...
여인은 지긋이 눈을 내려 깔고...
붉은 볼과 빨간 입술....
요즘으로 보면
클럽 키테라에서 헌팅하는 남녀라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이런 대형 작품들이 회랑에 주욱 있습니다.
상상 속에 그리스나 로마의 한 장소를 그린 것 같군요...
회랑을 따라 걷다가 오른쪽으로 고개를 돌립니다.
창밖으로 루브르의 안뜰이 보이네요.
(며칠 후 저 중앙 분수에 앉아 지친 다리를 쉬게 됩니다. )
맞은편 중앙 계단에는
<사모트라케 승리의 여신> 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조금 있다 보자~~"
맞은편 정면 1층엔
그저께 본 비너스의 여신과
미켈란젤로의 죽어가는 노예 조각상이 있습니다.
이 대형 작품이 있는 커다란 공간에 관람객이 저 밖에 없습니다.
루브르를 저 혼자 대관한 듯....
기분 좋은 호사를 누립니다.
메르시~ 루브르~~~~
그렇게, 대형 작품에 압도되어 천천히 감상하며 회랑을 이동합니다.
[한 달은 파리지앵] - 7일 차 : 파리는 결코 늙지 않는다!_#3 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