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리는 결코 늙지 않는다!
루브르의 모든 예술가들은 선배 예술가들에게 빚을 진 거니까요...!
유명한 작품인데...
관람객이 저 밖에 없습니다.
역시 쉴리관으로 먼저 오기를 잘했습니다.
이제 17세기 프랑스 회화 전시관으로 가 봅니다.
프랑스인들이 무척이나 좋아하는 작품이 나옵니다.
나투르의 <목수 성 요셉>이라는 작품예요.
제가 좋아하는 바로크의 선구자, 카라바조의 향기가 느껴집니다.
빛과 어둠을 대비시켜서
인스타그램 필터를 엄청 쓴 것 같은 감각적인 작품입니다.
칠흑 같은 어둠 속,
아들이 촛불을 밝히고...
늙고 인자한 목수 아버지의 모습...
좀 더 다른 작품을 볼까요?
<사기꾼, 카드 도박> 이란 작품입니다.
카드 도박을 하는데
여인은 눈을 곁눈질하고,
왼쪽 남자는 밑장 빼기를 합니다.
오른쪽에 순진하고 부유한 귀족을 속이는 사기 도박판인 거죠...
인물들의 표정과 상황 묘사가 재미있습니다.
저 귀족 되련님 카드 7 하고 8 이야
어이~ 벵상~ 어여 에이스 카드 밑장 빼라구
오늘 한몫 잡겠구만~
그런데 제게는...
나투르가 물론 위대한 화가지만
제가 워낙 카라바조 덕후다 보니... 그의 향기가 계속 느껴집니다.
카라바조의 <사기꾼, 카드 도박>입니다.
나투르가 카라바조의 영향을 받은 건 틀림없는 사실예요....
(나투르 덕후들 미안합니다~~~ ^^;;;)
그래도 나투르의 그림은
루브르 최고 인기 작품 중 하나임에 틀림없고 그만큼 멋진 예술 작품입니다.
그렇습니다.
그냥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은 없죠!
윗세대에게 배우고 발전시키고, 달걀의 껍질을 깨고 세상에 나오듯...
배우고 파괴하고...
모든 예술가들은 선배 예술가들에게 빚을 진 거니까요...!
TIP.
바로크는 뭐???? 가구 인가???
뭐 예술품을 보다 보면... 이런 말이 나오잖아요...
바로크...
근데 이게 대체 뭔 말인지... 당최...
바로크는 일그러진 진주라는 뜻 예요..
르네상스 천재 화가들 기준으로 말이죠!
이게 뭔 뜻이냐?
과거 르네상스 화가들은 있는 그래도... 진짜 잘 그렸죠!
다들 아시죠?
근데... 이 바로크 시대로 접어들면...
그림들이 오바스러워져요...
왜냐?
죽었다 깨어나도 다빈치... 미켈란젤로... 라파엘로처럼 못 그린다는 걸 깨달았거든요...^^;;;
그래서 개성을 찾게 되죠... 뭔가 내 스타일.... 나만의 스웨그를 찾아서...
이거 너무 과한 거 아임??
넘나... 극적이고 드라마틱하게 보이는 거 아님?
어허...이거...넘 글래머러스한 거 아님??? 넘 베이글녀야!
뭐 어때 이게 마이~~ 스웩~ 베이비~
그냥 탁 걸려 넘어지면
아얏...
하면 될 것을
우에에에에에~~~~엑~~~~~우쒸이이잇~~~~~우아~~~~앗 나 죽~~네! 죽어!
이러는 것이죠!
모든 것이 과하게... 격하게.... 두둥!
그래서... 작품을 보면 인스타그램 필터의 느낌이나....
과하게 풍만하게 여성을 그리거나...
전투 장면에 msg를 팍팍 쳐서...넘 드라마틱해 보이거나...
이러면 아... 요 녀석 바로크구나 생각하면 돼요...
좀 더 앞으로 걸어갑니다.
저기 커다란 원형 그림이 보이네요.
니콜라 푸생의 작품이 보입니다.
푸생을 보았으니 이제 다른 프랑스 미술 작품을 보러 가볼까요?
회랑을 따라 걷습니다.
저기 앞에 나체의 두 여인이 묘한 제스처를 취하고 있습니다.
누굴까요?
바로 가브리엘 데스트레 자매를 그린 그림입니다.
작가는 알려져 있지 않아요.
그런데도 이 작품은 루브르에서 관람객에게 아주 인기가 높습니다.
왜 일까요?
그림의 오른쪽 가브리엘은
프랑스 왕 앙리 4세의 정부였어요.
앙리 4세는
모름지기 프랑스에서도 둘째가라면 서운할 최고의 호색한였습니다.
그만큼 정부들도 엄청 많았죠.
왼쪽에 있는 동생 빌라르 공작부인이
가브리엘의 젖꼭지를 손가락으로 살짝 잡고 있습니다.
왜 일까요?
바로 그녀가 임신했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나타냅니다.
오호~ 언니... 성은을 입었구나! 언니야... 왕비 되는 거 아닐까? 추카 추카!
ㅇㅇ 애 낳으면 나 왕비 시켜준댔어~ 아잉 좋아~
앙리 4세가 특히 그녀를 총애했어요.
그런데...
그녀가 아이를 낳다가 그만 사망합니다. ㅠㅠ
그녀와 그녀 가족들의 신분 상승의 꿈도 사라져 버리죠.
암튼 신비하면서도 씁쓸한 그림입니다.
자매의 그림을 보고 가다 보니
아주 익숙한 그림이 또 하나 눈에 들어옵니다.
앵그르의 <발팽송의 목욕하는 여인>입니다.
앵그르 만큼 여인이 몸을 선으로 아름답게 묘사할 수 있는 화가가 얼마나 될까요?
워낙 유명한 작품인데...
관람객이 저 밖에 없습니다.
역시 쉴리관으로 먼저 오기를 잘 했습니다.
뒤 돌아 있는 그녀의 뒷목을 계속 바라보게 됩니다.
왠지 모르겠어요... 기분이 참 묘해집니다.
제 얼굴이 발그레해집니다. ^^*
주변을 둘러보고 그렇게 한참 작품 앞에 서있습니다.
앵그르의 또 다른 작품 <터키탕>입니다.
마치 열쇠 구멍으로 여인들의 터키탕을 몰래 훔쳐보는 구도입니다.
사실 일부러 이런 구도를 연출한 겁니다.
좀... 음란마귀 같군요... 음 앵그르 양반~!
외젠 들라크루아와 앵그르는
색과 선이라는 수세기 동안 이어 내려온 회화의 논쟁에 커다란 베틀을 붙은 인물들입니다.
며칠 후 들라크루아의 아뜰리에를 방문 예정이라 그때 이야기 할게요!
암튼 참 아름다운 그림입니다.
자꾸 뒤돌아보게 합니다. (음란마귀여 물렀거랏! )
발걸음을 옮겨 봅니다.
자크 루이 다비드의 <마라의 죽음>이라는 작품예요.
그런데 이상합니다.
어라??!
원작은 벨기에 왕립미술관에 있는데...
이건 뭐지?
혼란스럽네요.
실은 다비드 작품의 모사품입니다.
프랑스 혁명이 일어나고
로베스피에르, 당통과 함께
혁명의 핵심인물인 장 폴 마라는 언론인으로 혁명군을 선동했습니다.
피부병이 있던 그가 목욕탕에서 살해된 장면을 그림으로 그린 것이죠.
그런데 어떤 느낌이 드시나요?
그렇죠?!
마치 예수의 피에타가 생각납니다.
다비드가 의도적으로 그렇게 묘사한 거예요.
그래서 여러 점 복사품으로 만들어
선동용으로
여기 저기 혁명의 선봉에 그림을 들고 다녔습니다.
제가 보고 있는 작품이 그중 하나인 거죠.
프랑스 혁명을 잠시 생각해보고
...총총총....
다음 작품으로 자리를 옮깁니다.
익숙한 얼굴이 하나 나오는군요.
외젠 들라쿠르아의 자화상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작가입니다.
여러분도 잘 아는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을 그린 화가죠.
헌데..
들라쿠르아도 카라바조 빠였어요...
바로 제가 좋아할 수밖에 없는 이유죠 ^^
자유의 여신의 왼쪽 옆 실크햇을 쓰고 장총을 든 신사가 보이시나요?
들라쿠르아 본인이라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어때요?
자화상과 닮았나요?
그 옆을 보니...
그의 대형 작품인 <사르다나 팔루스의 죽음>을 그리기 전,
습작한 작은 작품이 보이네요.
아... 이건 처음 보는 작품이군요.
하렘 같기도 하고...
벨리댄스를 추는 여인과 악사들, 이들을 구경하는 사람들!
이 이국적인 낭만주의 작품들을 뒤로하고...
[한 달은 파리지앵] - 7일 차 : 파리는 결코 늙지 않는다!_#4 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