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정, 교열, 윤문 어떻게 다른가

글을 고치기 전에 알아야 할 세 가지

by 김보영

어떤 글이든, 한순간 집중하여 썼든 오랜 시간 고민하며 썼든 간에 그 글을 완성이라 할 수는 없습니다. 며칠이 지나 다시 읽어도 그럴듯해 보일 수 있지만,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합니다.

우리가 고민할 문제는 내 글을 처음 읽는 사람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가에 있습니다. 글을 쓴 사람은 이미 몇 번이고 머릿속에서 내용을 정리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받아들이지만, 독자는 아무런 정보 없이 처음 읽는 것이니 말입니다.

그러므로 진짜 글쓰기는 글을 고치는 데서 다시 시작됩니다. 그동안 애정을 담아 쓴 글에서 한 걸음 물러 서서, 글자 하나하나와 전체 흐름을 꼼꼼히 살필 시간입니다.

글을 다듬는 방법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나는 교정·교열·윤문의 순서를 따라가는 것을 권합니다. 이러한 과정을 단계별로 밟아가면 글을 처음, 두 번째, 세 번째로 검토할 때마다 초점을 분명히 할 수 있어 쓸데없이 되풀이하는 시간을 줄이고 노력도 아낄 수 있습니다.



◈ 교정, 교열, 윤문 어떻게 다른가


글 고치는 일을 하다 보면 교정과 교열, 그리고 윤문이 어떻게 다르냐는 물음을 받고는 합니다. 간단히 정리해 보겠습니다.


교정: 글의 바탕을 바로잡는 단계

교정은 원고에서 오류를 바로잡는 일입니다. 띄어쓰기, 맞춤법, 문장부호를 규칙에 맞게 썼는지 살피는 과정입니다. 이 작업은 엄격한 규칙을 따르므로 모든 종류의 글에 적용됩니다.

이를테면 띄어 써야 할 것 같지만 붙여 써야 하는 낱말들이 있고, 그 반대인 것도 있습니다. 또한 문장부호로 글을 꾸미는 게 버릇이 든 사람은 괄호 안과 밖에서 마침표(.)를 어디에 찍어야 하는지 헷갈리기도 합니다. 교정은 이런 요소들을 우리말 규칙에 맞도록 올바르게 수정하는 일입니다.


교열: 문장을 자연스럽게 다듬는 단계

교열은 교정을 마친 글자들을 문장으로 넓혀 살펴보는 작업입니다. 교정된 글자들이 문장 속에서 어색하지 않도록 하며 문장들끼리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도록 정리합니다.

특히 외국어를 번역한 글에는 자연스럽지 않은 표현이 많습니다. 번역문이 눈에 익어 어설픈 까닭을 미처 모를 때도 많은데, 교열을 하면서 보다 읽기 좋은 문장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또한 글이 쉽게 읽히고 눈에 잘 들어오도록 문장 길이를 조절하는 것도 교열 단계에서 이루어집니다.


윤문: 글의 분위기를 정하고 다듬는 단계

윤문은 글의 내용과 분위기를 전체적으로 따져보는 과정입니다. 이 단계에서는 글에 담은 주제와 감성을 생각하며 흐름이 매끄럽게 이어지도록 다듬습니다.

교정과 교열이 「한글 맞춤법과 표준어 규정」을 따른다면, 윤문은 고정된 규칙이 없기 때문에 글쓴이만의 방식으로 글에 담고자 한 뜻을 더욱 강조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같은 내용이라도 어떤 표현을 쓰느냐에 따라 글의 느낌이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독자에게 어떤 인상이나 느낌을 심을지 고민하며 윤문해야 하는 까닭입니다.



원래 내일은 교정·교열·윤문 순서에 따라 글을 올바르게 쓰고 고치는 방법을 소개할 차례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생각하고 글을 쓰고 고쳐보는 일이 왜 중요한지 먼저 되짚어보는 시간을 갖겠습니다.

가슴 먹먹하고 아름다운 봄날에 함께 해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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