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모르게 쓰고 있는 한자말투, '-적(的)'

by 김보영

내 이야기, 어떤 말투로 전해야 좋을까?


세상에 이야기 없는 사람은 없습니다. 누구나 사람과 부대끼고, 일을 겪고, 생각하며 제 모습을 조금씩 다듬어 갑니다. 내 삶 자체가 소설이고, 영화이기에 이걸 글로 쓰고 싶은 마음이 들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쉬이 실천하지 못하는 건 '글쓰기가 어렵다'는 생각이 앞서기 때문입니다.


나는 모든 사람이 글을 쉽게 쓸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쉽게 쓴 글은 누구나 읽을 수 있으니, 쓰는 사람과 읽는 사람이 생각과 경험을 더 자연스럽게 나눌 수 있습니다. 어렵지 않게 저마다의 세상이 틀을 깨고 만나게 되면, 우리는 서로를 더 잘 이해하고 가까워지지 않을까요?


그러려면 먼저, 유식해 보이려고 썼던 한자말을 내려놓아야 합니다. 내가 쓴 글이 두루 읽혔으면 좋겠다고 하면서 어려운 한자말을 고집한다면, 그것처럼 어리석은 욕심도 없습니다. 물론 이미 우리말처럼 굳어진 한자말까지 안 쓰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쓰지 않아도 되는 말을 굳이 덧붙이지는 말아야겠습니다.




깔끔하게 뿌리 뽑아야 할 '한자말투'


오늘부터 살펴볼 건 ‘한자말투’입니다. ‘-적’, ‘-화’, ‘무-’ 같은 말들을 한자말 뒤에 덧붙여 쓰는 건데, 전문가가 쓴 글이라는 느낌을 줄 수 있다고 착각들을 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빈 수레가 요란한 법. 내용 없이 글자만 꾸며 쓰기 급급하면, 글이 딱딱하고 맛이 떨어집니다.


게다가 우리말이 지닌 느긋하고 푸근한 말투마저 잡아 삼킵니다. 그만큼 한자말투는 벽을 쌓듯 센 발음이 많아 주변 글과 어우러지지 않습니다.


물론, 하루아침에 한자말을 모두 뽑아내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자주 쓰는 '한자말투' 열두 개만 추려서 소개하겠습니다. 이것들만 안 써도 내 글이 훨씬 부드럽게 흐릅니다. 부디 그 차이를 느끼시길 바랍니다.




쓰지 말자! 한자말투 '-적(的)'

아래 예문에서 밑줄 그은 부분을 괄호 안의 글로 바꿔서 다시 읽어보세요.



-적(的)

ㄱ.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보면 다음과 같다. (⟶자세히)

ㄴ.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다각적인 분석이 필요하다. (⟶여러 부분에서)

ㄷ.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가장 알맞은)

ㄹ. 평균적으로 3년 정도 걸린다. (⟶평균)

ㅁ. 우리나라는 기본적으로 ‘선분양 후시공’ 제도를 택하고 있다. (⟶기본으로)

ㅂ.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여 (⟶좋은)

ㅅ. 간접적인 방법이 아니라 직접적으로 주거 편의를 제공하는 것 (⟶에두른 / ⟶직접)

ㅇ. 상대적으로 소득 수준이 낮은 계층을 지원하는 제도 (⟶ 견주어서)

ㅈ. 사랑 하나면 된다는 맹목적인 믿음으로 (⟶ 눈먼)

ㅊ. 주다마는 관심이나 제도적 장치로는 해결되지 않는 문제 (⟶ 제도)

ㅋ. 감정적으로 나설 일이 아니다. (⟶ 감정을 앞 세울)

ㅌ. 주관적으로는 그렇게 볼 수 있다. (⟶주관으로는)

ㅍ. 상식적으로 말해서, 그 이론은 논리적이지 않다. (⟶상식으로, 논리에 맞지 않다.)

ㅎ. 이론적 배경은, 대체적으로 그 연구에서 밝혀진 내용과 같지만(⟶이론, 대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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