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아빠, 그리고 나
며칠 뒤 같은 색으로 옷을 맞춰 입은 두 사람이 눈에 들어왔다. 뒤뚝뒤뚝 두 발로 선 고양이처럼 걸어와 나를 올려봤다.
“눈 똥그랗게 뜨고 뭘 쳐다보니?”
작은 사람이 다짜고짜 말을 걸었다.
“막둥아, 아빠 왔다.”
큰 사람은 배시시 웃으며 손을 흔들었다. 그러자 작은 사람도 얼른 손바닥을 보이고 이쪽저쪽으로 움직였다.
“옴마야, 얘 봐라. 잘 따라오네. 막둥아, 엄마 아빠 잘 보여?”
나는 그저 멀뚱히 있었다. 이제 겨우 큰 사람은 아빠, 작은 사람은 엄마라는 걸 알아차렸을 뿐이다. 나는 내가 누군지도 몰랐다. 그런데 뱃속에서 뭐가 튀어나올 것처럼 지글지글 끓었다.
“엄청 잘 보여요. 이제 아빠는 내 손바닥 안이야. 높은 데 올라가지 말고 무거운 거 들지 말고! 알았지?”
내가 처음 봤던 얼굴, 그 사람 목소리가 나한테서 나왔다. 나는 똑똑히 봐둔 얼굴을 다시 한번 떠올렸다. 그렇게 큰 사람이 뱃속에 들어오는데 내가 몰랐을 리 없다. 어떻게 된 걸까?
“지금 할 일이 뭐가 있냐. 만날 놀고먹느라 배만 나온다.”
아빠라고 하는 사람이 두 손으로 배를 튕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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