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와서 아빠 좀 흔들어봐야 할 것 같아요.
아침부터 봐야 할 것이 많았다. 마당에 자동차가 네 대나 들어섰다. 늘 그렇듯 엄마 아빠는 하얀색 화물차에서 내렸다. 처음 봤지만 낯설지 않은 두 사람과 막둥이도 있었다. 뒤이어 막둥이 차에서 이마가 넓은 남자가 내리더니 꾸벅꾸벅 인사를 하고 다녔다.
“다들 아침도 안 먹고 왔을 텐데, 달걀이라도 좀 먹고 하자.”
엄마가 평상 위에 보따리를 풀었다.
“장모님, 저 원래 아침 안 먹는데 달걀이 따땃하니 맛나 보이니까 두 개만 먹을게요.”
이 남자는 일부러 능청맞게 말하는 것 같았다. 그게 좋은지 엄마는 까르르 웃었다.
“나는 한 개만.”
안경을 쓴 남자가 달걀을 집어 평상에 톡톡했다.
“나는 배 안 고파. 오빠는 잠 좀 잤어?”
남자와 비슷한 안경을 쓴 여자가 남자 얼굴을 빠르게 살폈다.
“한두 시간 잤나...”
“사람이 잘 먹고 잘 자야 건강하지. 살이 더 빠졌고만. 그러다 진짜 큰일 나!”
“아는데 누우면 잠이 안 오니까…”
남자는 대수롭지 않은지 달걀을 오물거리며 말 끝을 삼켰다.
그사이 막둥이는 아빠를 따라나섰다. 며칠 전 빨간 기계가 흙을 곱게 간 땅이었다. 자세히 보면 같은 폭으로 두둑과 고랑이 번갈아 나 있다. 막둥이는 두루마리처럼 비닐을 말아놓은 기다란 원통을 두둑 위에 눕히고 원통 안에 줄을 뀌었다.
“아빠 올해 농사 많이 줄였어야. 그러니까 넘 뭐라 하지 마라.”
막둥이는 아무 말도 안 했는데 아빠가 먼저 입을 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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