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는 왜 땅에 심겨지려고 할까?”
하얀 자동차가 마당으로 들어선다.
뒷자리에서 엄마 아빠가 내리고, 운전석에서 막둥이가 내리더니 두 팔을 하늘로 치뻗으며 기지개를 켠다. 오늘 아빠는 챙이 넓은 모자에 대춧빛이 도는 색안경을 썼다.
“니들 보러 오기 전에 꽃 다 지겠다고 아빠가 얼마나 서운했나 몰라.”
“또 쓸데없는 소리 하네.”
아빠가 핀잔을 줘도 엄마는 계속 말을 잇는다.
“셋 다 일만 보고 돌아가기 바쁘니까 말도 제대로 못 꺼내보고.”
막둥이는 두 사람을 앞질러 정원으로 갔다. 정원 문 앞에 핀 노란 국화가 여전히 몽실몽실하다.
“아빠가 서운할 만하네. 진짜 너무 예뻐요!”
“잘해놨냐?”
아빠가 정원 앞 돌판에 앉으며 씩 웃는다.
“언제 이렇게 꾸미셨대!”
막둥이는 우스울 정도로 손을 휘저으며 호들갑을 떨었다. 얼마 전 나무들을 심을 때는 엄마랑 전화하면서 그렇게 큰소리쳤으면서 말이다.
“우리 집에 이런 나무들이 있었어요? 나는 왜 처음 보는 것 같지?”
“다 안집에서 키운 것들 아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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