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게 달라붙다 떨어지는 맛, 아닐까?”
정원과 비닐하우스 사이에는 작은 텃밭이 있다. 어제 아빠는 거기서 큼직한 배추를 오십 포기 뽑았다. 어찌나 크고 싱싱한지 수레에 몇 개 싣지도 못해 여러 번 왔다 갔다 했다.
아빠가 배추를 반으로 자를 때는 아사삭하고 싱그러운 소리가 났다. 엄마는 물을 채운 고무대야에 배추들을 넣고 씻어서 소금물에 푹 절였다. 그리고 오늘은 다시 그 배추들을 건져 구멍이 송송 뚫린 채반에 쌓았다. 안쓰러울 정도로 배추들은 크기가 반쯤 줄어 있었다.
엄마가 배추 안쪽에 노랗고 작은 이파리를 떼어 아빠 입에 넣어줬다.
“아따, 달다.”
아빠 말 한마디에 엄마가 또 좋아한다. 콧노래까지 흥얼거린다.
“이제 당신은 앉아서 좀 쉬어요. 양념장만 얼른 만들어 놓고 가게.”
엄마가 말할 때마다 마스크가 봉긋 솟다가 움푹 꺼지며 입김이 새어 나온다.
“앞으로는 삼십 포기만 하세.”
아빠가 온풍기를 엄마 쪽으로 돌리며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