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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보영 Aug 12. 2024

'불량'이라는 말

#글쓰기교육 #한국어 #작가 #않은 #않는

열여섯 살 알맹이 님의 문장을 가져왔습니다. 구석구석 웹소설에서 익힌 글 버릇이 엿보였으나, 줄 바꿈을 일삼지 않으려는 모습도 보았습니다. 언젠가 그 노력이 빛을 내는 작가님이 되길 응원합니다.




오늘 고칠 문장

[보기] 오늘은 그 불량학생이 학교를 오지 않는 것 같다.



먼저, ‘불량’이라는 말에 대해 생각해 봅니다. 조사 ‘-에’, ‘-를’, ‘-로’의 쓰임도 알아보겠습니다. ‘않은’과 ‘않는’은 어떻게 다른 지도 되짚어보죠.




1) ‘불량’이라는 말 


[보기] 오늘은 그 불량학생이 학교를 오지 않는 것 같다.


[고침 1] 오늘은 그 (불량) 학생이 학교를 오지 않는 것 같다.


작가가 자기 글에서 ‘이 사람은 불량해.’ 하고 말하는 게 옳을까요? 수필이면 몰라도 소설에는 알맞지 않은 자세입니다.


작가는 책으로 여러 삶을 비춰주는 사람입니다. 인물의 됨됨이를 따지는 건 읽는 사람의 몫으로 남겨주세요. 




2) 토씨 ‘-에’, ‘-를’, ‘-로’ 알맞게 쓰기


[고침 1] 오늘은 그 학생이 학교 오지 않는 것 같다.


[고침 2] 오늘은 그 학생이 학교 오지 않는 것 같다.



• -에

앞말이 목적지이거나 움직임이 끝나는 곳을 나타낼 때 씁니다.

ㄱ. 배가 아파서 병원 가봐야겠어.

ㄴ. 공항 도착하면 내 친구가 기다리고 있을 거야.

ㄷ. 며칠 후면 거기 도착한다.



• -를

① 움직임이 일어나는 곳을 나타낼 때 씁니다.

 → 너를 찾으려고 학교 샅샅이 뒤졌어.

(여기서 학교는 ‘샅샅이 뒤지는 움직임’이 일어나는 곳입니다.)


② 이동하고자 하는 곳을 나타낼 때 씁니다.

→ 학교 가자. 


어떤 행동을 하는 목적이 되게 할 때 씁니다.

→ 주말에 수영장으로 물놀이 갔다.

(여기서 수영장에 가는 목적은 물놀이를 하기 위해서 입니다.)



• -로

움직이는 쪽(방향)을 나타낼 때 씁니다.


ㄱ. 내가 그쪽으 갈게.

ㄴ. 무작정 학교(쪽으) 달렸다.

ㄷ. 하늘(쪽으) 높이 띄웠다.




3) ‘-않는’, ‘- 않은’ 구별해 쓰기


[고침 2] 오늘은 그 학생이 학교에 오지 않는 것 같다.


[고침 3] 오늘은 그 학생이 학교에 오지 않은 것 같다.


지금(현재)을 나타낼 때는 ‘않는’지난 때(과거)를 나타내려면 ‘않은’으로 씁니다. 

여기에 옮겨 쓰지는 않았으나, 위 문장 앞에는 수업이 끝나가는 상황이 그려져 있습니다. 그때까지도 ‘그 학생’은 나타나지 않죠. 따라서 지난 때인 상황이므로 '않은'이 알맞습니다.



오늘은 그 학생이 학교에 오지 않은 것 같다.






부모의 뜻이든 아이가 정했든, 어떤 길을 가더라도 글을 잘 쓰면 보탬이 됩니다. 언제가 됐든 내 작품이나 논리, 생각을 글로 설명해야 하는 때가 오니까요. 


저에게 글을 맡기는 사람들 가운데는 지식인이 많고, 현장 전문가도 많습니다. 그들은 하나같이 말합니다. 


더 편해지려면, 더 돈을 벌려면, 인정받으려면, 글을 알아야 한다고 말이죠. 머리에 것도 많고 몸으로 익힌 것도 많은데, 그것을 글로 엮지 못하면 내 것이 못된다는 뜻입니다.


이처럼 글을 쓴다는 건, 나를 스스로 돕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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