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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opyboy Jun 19. 2022

스물아홉. 곧 죽어도 해야겠을 때.

오늘을 살아내기.

어쩌다 보니 이제 다시 본업으로 돌아왔다. 길었다면 길었을 짧다면 짧았을 그 몸부림을 멈추고 이제 다시 궤도 안에 들어가 다시 나의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다. 나는 여전히 매사의 부정적이고 겁도 많다. 디자인을 다시 잡는다는 것 또한 그랬다. 그래도 곧 죽어도 해야겠더라 살면서 그런 적이 많았다. 이 길이 정확한지 아닌지도 모르면서 곧 죽어도 해야 할 일, 사랑, 인연들이 즐비했다. 그런 일들 속에서 결과가 좋든 안 좋든 그 당시엔 했어야 했고 해내야 직성이 풀렸다.


그렇게 무기력한 일상 속에서 나를 움직이게 했고, 스트레스받고 힘든 고뇌 속에서도 행복한 고민이라고 스스로 긍정적일 수 있으며, 나를 잃지 않고 가장 나답게 살 수 있던 것들을 해내고 해야 했다. 그것에 따른 결과에 후회도 하고 무너지기도 하겠지만. 혹시 어찌 알까 망설이지 않았고 내가 가고 싶은 길을 간다는 것이 얼마나 의미 있는 일이 될지. 결국 돌고 돌아 제자리라도 그럼 다시 도전해볼 수 있다는 것이니. 망설이지 않기를, 주눅 들어 슬퍼하지 않기를 있더라도 그런 날들이 적어 내가 다시 일어서 나아갈 수 있기를 바랄 뿐이었다.


사람 또한 마찬가지다. 남들이 수백 번 그 사람은 아니라고 해도, 위험한 걸 알면서도 내 마음에 들이고 잃지 않을 거라는 근거 없는 확신을 가지며 그렇게 살아간다. 행여 그 사람이 떠나고 내가 홀로 울더라도, 그것은 지나고 나면 그뿐. 내가 곧 죽어도 그 사람을 내 맘에 들이려 했으니 어쩔 수 없다. 모든 선택은 내게 있었고 후회도 내 몫이다. 내 몫은 누가 대신 나눠주지 않기에 그 사람 가는 길 아프지 않게, 행여 생각난다면 연락한 통 할 수 있도록 기다리고 기다려준다.


그렇게 인생 살며 곧 죽어도 해야 할 일들이 오는 순간이 온다. 이 일이 아니면, 그 사람이 아니면, 지금이 아니면 극소수의 확률이라도 일단 해보자. 무너져도 좋다. 내일이 내 인생에 마지막일지 모르니. 우리가 살아가는 지금이 내가 가장 젊은 날의 내 모습이니 더 이상 후회도 말고 잃지도 말자. 마음 한편에 묻어두고는 그때의 선택에 얽매이는 건 어떤 선택도 비슷할지도 모르니. 나의 닳고 닳은 마음을 건넬 수 있는 순간이 세상 살며 없을지도 모르니.


그래서 나는 내일 말고 오늘을 살아간다. 오늘 하루를 견디고 버틴다. 내일 망할지도 내일 갑자기 병이 날지도 모르지만. 내 곁에 주어진 것에 사랑할 수 있게 노력한다. 그렇게 살아가다 보면 가끔 하늘을 보며 날씨가 좋아 기분이 좋아질 날도, 우연히 들어온 카페의 음악이 내 스타일이라 일이 잘 될지도, 연락 끊겼던 인연에게서 연락이 올 것 같은 설레는 날이 펼쳐질지도 모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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