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해력이 부족하다고?

사춘기님의 스스로 학습법

by 이보람

문해력이 부족하다고? (엄마의 짬밥으로 아이의 잠재력을 깨워라.)


요즘 아이들 문해력 떨어지는 것은 실제로 여러 보도가 있을 정도로 다양하게 나타난다. 조상 대대로 내려오는 우리 집안 ‘족보’는 ‘족발과 보쌈 세트’로 알고 있고, ‘중식 제공’은 ‘중국요리’가 나온다고 생각하며, 심심한 사과를 ‘사과가 어떻게 심심하냐’라며 깊은 유감의 뜻을 이해하지 못한다. 뿐만 아니라 ‘시장(이) 반찬이다’라는 표현은 ‘시장에 가면 반찬이 많다’라고 단순 해석을 하기도 한다. 그냥 웃고 넘어가기에는 다소 심각함이 느껴진다. 디지털 매체의 과다 사용으로 인한 원인도 있겠지만, 독서량의 부족과 어휘력 저하가 기초적인 문해력 문제로 이어지니 그냥 간과하기에는 대한민국의 앞날이 걱정될 정도로 심각하다. 이 문제를 그냥 놔뒀다가는 100년쯤 지나면 대한민국 국어사전도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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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시대에 사는 아이들인데, 특히나 우리 아이는 6세 절반 쯤 됐을 때 ‘엄마’ 소리를 겨우 했으니 문해력이 좋을 리 만무했다. 어휘가 너무 부족하니 문자의 해독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것은 당연지사. 모르는 어휘를 간과하고 그냥 넘어가며 그저 교과의 개념과 수학 문제 풀이 중심으로 공부를 하는 것은 아이의 학습력을 키워주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한다. 물론 문제 푸는 스킬 자체는 익힐 수 있고, 시험 문제 정답률도 높아지긴 하겠지만 기본적으로 그 시기에 알아야 할 어휘들을 정확하게 알고 넘어가야 성인이 되었을 때 적어도 어휘력 문제로 무시당하지 않을 수 있다.


우리나라 초등학교 교과서에 등장하는 어휘 수는 학년별로 크게 늘어나며, 전체적으로 매우 다양하다. 국어를 포함한 전 교과를 보았을 때 초등학교 1학년은 4천여 개의 어휘로 시작해서 4학년은 11,600개, 6학년은 약 14000개의 어휘가 등장한다고 한다. 영어 교과서의 경우는 초등 전 학년에 걸쳐 600 단어 내외로 등장한다고 한다. 하지만 교사와 부모들은 모국어의 어휘 학습은 그냥 지나치고, 영단어만 암기하라고 시킨다. 영단어도 물론 중요하지만, 초중등 시기의 어휘들을 제대로 학습하지 않으면 성인이 되고 난 이후에도 어린 아이 수준의 어휘력에 머무를 가능성이 높고, 특히나 요즘처럼 매체의 영향이 큰 시기를 살고 있는 우리 아이들은 대학교 면접이나 발표, 회사 채용 면접이나 회의 같은 중요한 업무를 진행할 때 은어와 표준어를 구분하지 못하거나 때에 맞는 어휘를 구사하지 못해 당황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초등 시기부터 적절한 어휘의 학습이 매우 중요한데, 자기주도학습은 교과서를 정독해가며 모르는 어휘를 학습하는 데에서부터 시작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그 어느 선생님도 학생들에게 교과서 내의 단어를 아는지 모르는지 확인해가며 설명해주지 않는다. 이건 엄마만 가능한 일이 아닐까 싶다.


‘식물체 내의 물이 잎의 기공을 통해 수증기의 형태로 빠져나가는 현상을 증산 작용이라고 한다.’라고 증산 작용을 설명은 하지만, ‘입의 기공’이 무엇인지, 기체가 드나드는 구멍이어서 ‘기공’이라고 한다는 어휘는 제대로 된 전달이 이루어지지 않는 것이 보통의 교육이다. 이 부분을 학습 메이트인 엄마가 채워주는 가정학습, 자기주도학습의 틀을 잡아 가는 과정에서 꼭 챙겨야 하는 핵심적인 부분이다.


초등학교 과학에서 나오는 산성과 염기성 부분은 엄마의 생활력으로도 아이에게 리얼리티 가득한 설명이 가능하다. 우선 과학 교과서를 중심으로 산성과 염기성에 대한 설명을 진행한다. 그리고 엄마의 생활력에 기대어 예시를 덧붙이면 된다.


“우리 몸에서 나오는 것은 주로 산성이야. 특히 위액은 음식을 분해하고 박테리아를 살균하기 때문에 강력한 산성의 성분을 가지고 있는데, 이 산성의 찌꺼기가 몸 밖으로 배출되면 산성을 중화시키기 위해 염기성을 사용해야 돼. 변기에 쌓인 오염물도 몸에서 나왔으니 산성이야. 이걸 없애려면 염기성 세제를 사용해야 돼. 반대로 몸에서 배출된 산성이 아닌 화장실 벽 같은 부분의 물떼 같은 것은 염기성이야. 이건 산성 세제로 제거하면 돼. 화장실 가서 봐봐. 엄마가 산성과 염기성의 성질을 이용해서 청소했더니 화장실이 반짝반짝 빛이 나.”


학교나 학원에서는 정말 친절한 선생님이 아닌 이상, 교과서 내용만을 토대로 산성과 염기성을 설명하고, 교과서에 실린 실험을 함께 하고, 내용 정리하면 수업이 끝난다. 하지만 엄마의 생활력으로 아이에게 설명을 곁들여주면 훌륭한 가정학습이 될 수 있다. 여기에 추가로 가정에서 진행할 수 있는 아주 쉬운 실험인 ‘양배추 지시약 만들기’를 덧붙일 수 있다. 이 실험은 실제로 초등학교 과학 교과서에 나오는 내용이다. 아주 간단하기 때문에 집에서 진행해 보기에 굉장히 좋다. 마트에서 보라색 양배추를 구입하여 삶은 후 보라색 양배추 삶은 물을 스포이드 병에 넣으면 끝. 쉬워도 너무 쉽다. 이렇게 만들어진 스포이드 병 속의 양배추 삶은 물을 주방이나 화장실 등에 아이 스스로 한 방울씩 떨어뜨려 보게 함으로써 살아 있는 과학 학습을 경험할 수 있고, 뿐만 아니라 가정학습이 아이에게 재미있는 놀이 학습으로 여겨져서 추후 더 어려운 학습도 가정 안에서 지속될 수 있도록 원동력을 제공해준다.


초등학교 5학년 2학기가 되면 대한민국의 유구한 역사를 배우기 시작한다. 요즘 학습 만화가 워낙 잘 나와서 아이에게 한국사는 흥부와 놀부 같은 옛날이야기만큼이나 익숙하고 가깝기는 하다. 하지만 한국사가 시험으로 이어지는 순간 소위 말하는 ‘멘붕’을 겪게 된다. 이때가 바로 엄마의 내공이 빛을 발하게 되는 순간이다.


“임진년에 일본의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조선과 명을 정복하려고 부산으로 쳐들어왔어......바다에서는 이순신 장군이 활약을 했고, 권율 장군은 행주산성에서 일본군을 크게 이겼지. 아군이 적군을 크게 물리친 대규모 전투에서 결정적인 승리를 거둔 전쟁을 대첩이라고 하는데, 행주산성에서 이겼으니 행주대첩이야. 행주대첩에서 진 일본이 강화에서 회담을 제안했어. 어떤 문제를 가지고 사람들이 모여서 토의하는 것을 회담이라고 하는데, 강화에서 했으니 강화회담이야. 강화회담에서 서로 원하는 바를 이야기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하고 실패했어. 그래서 결국 정유년에 일본군이 다시 침입해 왔어. 정유년에 ‘다시’ 일어난 ‘전쟁’이라고 해서 ‘정유재란’이야. 시험에서 떨어지면 재시험 본다고 하지? 뭔가를 다시 하는 것에 ‘재’를 붙여서 말하는데, 정유년에 다시 일어난 전쟁을 정유재란이라고 해.”


‘이렇게까지 세세하게 설명을?’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이 모든 어휘의 뜻을 모른 채 넘어가는 것보다, 한 번을 설명하더라도 확실하게 설명하면, 설명이라는 청각적 자극과 함께 두뇌에서 정보처리가 더욱 디테일하게 일어나기 때문에 학습 내용을 훨씬 더 빠르게 이해할 수 있다. 그리고 이렇게 조금씩 옆에서 도와주고, 직접적인 개념 설명과 함께 공부하는 방법을 간접적으로 알려주면 아이가 엄마의 도움 없이도 스스로 학습할 수 있는 방법을 깨우칠 수 있게 된다.

심지어 교과서는 엄마의 디테일한 설명이 없더라도 문장의 앞뒤를 살펴가며 어휘의 뜻을 유추하거나 찾아볼 수 있다.


‘고구려는 다른 나라들에 비해 벽화를 많이 남겼다. 고구려의 무덤은 돌로 만든 넓은 방이 있어 그 벽에 그림이 그려졌다. ’ 「교육부 사회 5-2 발췌」

위의 글에서 ‘벽화’를 몰라도 문장 뒷부분에 ‘벽에 그림이 그려졌다’라는 표현으로 벽화의 뜻을 알 수 있다. 너무 쉬운 독해 활동이지만, 부모를 통해 독해의 방법을 알게 된 경우와, 모르고 그냥 책을 읽었던 경우의 결과는 천지의 차이일 것이다.


이 모든 활동이 가능하려면 엄마와 자녀가 함께 교과서를 정독해야 하고, 그에 앞서 엄마가 교과서의 내용을 한 번이라도 미리 훑어봐서, 대략의 내용을 짐작하고, 필요한 예시 같은 것을 계획해두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렇다고 미리 부담을 갖거나 겁먹을 필요는 전혀 없다. 초등학교의 교과 내용은 아직 간단하고, 하루에 10분 정도만 투자해도 충분히 학습 내용을 미리 파악할 수 있으며,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심지어 아이와 엄마가 같은 속도로, 함께 진도 나가며 공부하기 때문에 아이에 비해 약 30년 정도 더 살아 본 내공으로만 보더라도 훨씬 빠른 이해가 가능하며 충분히 아이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 학창 시절에 놀기만 했던 엄마라도 상관없다. 아이보다 더 살아 온 30년의 능력치이면 못 할 것이 없다. 믿지 못하겠다면, 일단 한 번 해보시기를 추천한다. ‘내가 내 아이를 가르친다고?’라고 의문을 품는 막연한 부담 또는 불안과 두려움이 존재하는 것뿐이지, 그 안으로 들어가기 위해 한 발자국 발을 내딛는 순간! 실현 가능한 일로 변하는 것이 바로 엄마표 가정학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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