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그리는 역사 학습 만화

사춘기님의 스스로 학습법

by 이보람

내가 그리는 역사 학습 만화


학습법으로 사용할 수 있는 학습 만화 그리기는 그림이라는 미술 영역과 사회, 또는 과학을 융합한 학습 방법이다. 나는 이 방법을 아이가 초등학교 3학년이었을 때부터, 아이가 지루해할 때마다 진행했다. 아이가 WHY 만화책 시리즈, 마법천자문, 수학도둑, 그리스로마신화 만화 버전을 너무 좋아해서, 처음에는 만화 좀 그만 보라고 했다가 나중에는 만화를 공부에 도입해보자고 마음먹었는데 이 효과가 기대 이상이었다.

나는 누가 그림 좀 그리라고 하면 진땀을 빼고, 아무리 그려도 졸라맨 그 이상은 안 나오던데, 요즘 아이들은 만화 캐릭터 정도는 우습게 그리는 것 같다. 그만큼 만화 또는 웹툰이라는 매체와 더욱 친밀하다는 뜻이겠다만, 이를 안 좋게만 볼 것이 아니라 충분히 학습으로 끌어와서 활용해볼 수 있다.

무조건 한 단원의 내용에 대한 학습 만화를 그려 보라고 요구하기에는 어른도, 아이도, 상당히 난해하다. 그래서 나는 학습 만화를 학습에 접목할 때 아주 좁은 범위를 지정해준다. 그리고 그마저도 어려울 경우 아예 그림을 제공하고 말풍선만 꾸미도록 한다.


5학년 2학기 사회 과목에는 고려가 망하고 조선이 건국되는 역사가 나온다. 바로 그 유명한 선죽교의 비극. 아이와 함께 한국사를 공부하다 보면 시간의 순서도 어렵고, 나라도 정말 많이 나오고, 싸우긴 싸웠는데 왜 싸웠는지, 그래서 어떻게 됐는지 정말 어렵다. 한 가지 사건만 공부한다면 몰라도, 역사란 예부터 지금까지 끊이지 않고 흘러왔기 때문에 전쟁 하나가 끝나면 다음 전쟁 시작하고, 그 전쟁 끝나면 또 어떤 협정이 맺어지거나 새로운 다른 일이 생기는 등 인과관계와 선후 관계가 명확하다. 역사의 모든 시간들을 모두 만화로 만들 수는 없지만, 선죽교의 비극이나 고려 시대 거란의 침입과 관련지어 서희의 외교 담판 이야기, 인조대왕에 대한 삼전도의 굴욕 같은 단편적인 스토리는 충분히 학습 만화로 그려볼 수 있도록 짤막한 범위 지정이 가능하다.


“오늘은 무너진 고려를 어떻게 할지에 대한 정몽주와 정도전의 이야기, 그리고 정몽주와 이방원이 선죽교에서 고려의 앞날에 대한 자신들의 생각을 시로 지어 나눴던 이야기, 또 이성계가 조선을 건국한 이야기에 대해서 공부했어. 오늘 공부한 내용 중에서 ○○이가 생각나는 것들을 말풍선에 넣어서 만화를 완성시켜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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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그림은 교육부에서 만든 5-2 사회 교과서를 발췌하고, 챗GPT로 인물의 일러스트를 찾아서 내가 직접 만들어 본 학습 만화이다. 직접 만들었다고 해봤자 챗GPT로 캐릭터 받아서 파워포인트로 만화처럼 위치 정도만 배치하고, 말풍선을 넣은 것이 전부이다. 내용이 길거나 장황해서 아이가 어려워 할 것을 대비해 힌트도 조금씩 넣어 말풍선 속의 대화를 채우는 데 도움을 주었다. 가정에서 좋은 마음으로 하는 학습 활동인데 어려워서 스트레스 받으면 안 되니깐.


사실 이런 학습 자체가 시간만 낭비할 뿐 너무 유치하다, 혹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의 목표는 사교육을 없애고 자기주도을학습을 통해 아이의 학습력을 키우는 것, 완전한 자기주도학습으로 가기까지의 긴 여정 중 하나의 ‘테마학습’ 정도로 생각하면 좋을 것 같다. 학교에서도 날마다 교실 공부만 하면 너무 지루하지 않은가. 이런 활동들은 학습의 효과적인 측면은 물론이거니와 아이의 가정학습에 대한 부담을 줄여줄 수 있는 시간이 될 수 있고, 때로는 아이에게 학습보다 ‘놀이’처럼 여겨져서 만화를 만드는 미술 활동 중에 역사를 학습한 내용들이 무의식적으로 훨씬 더 깊게 자리 잡을 수 있다. 원래 뇌가 즐거움을 느끼고 있을 때 학습의 효과가 배가 된다고 했다. 매일 공부만 하고 앉아 있을 수는 없다. 그림도 그리고, 만화도 만들고, 즐겁고 다양한 활동을 하면서 아이의 뇌는 발전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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