뚝심 있는 엄마, 옆집 엄마를 조심하세요.

사춘기님의 스스로 학습법

by 이보람

뚝심 있는 엄마, 옆집 엄마를 조심하세요.


이 부분은 사춘기 이전의 초등 시기부터 언급을 하는 편이 좋을 것 같은데,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엄마도 처음으로 학부모가 되었을 때 가장 주의할 점으로 나는 다음의 두 가지를 이야기한다. 첫 번째, 학부모 단톡방의 분위기에 휩쓸리지 말 것, 그리고 두 번째, “옆집 엄마를 조심하세요.”


새학년 새학기, 새로운 반이 꾸려지면 학부모 총회 같은 모임을 통해 학부모 단톡방이 만들어진다. 보통 단톡방은 초등학교 저학년 때 많이 만들어지고, 이때 만들어진 소규모 엄마 모임이 고학년까지 지속되는 모양새이다.

단톡방은 다양한 순기능들과 치명적인 약점들을 가지고 있다. 대표적인 순기능은 아이가 말해주지 않는 학교생활을 단톡방을 통해 알 수 있고, 엄마들끼리도 친구가 될 수 있는 매개체가 된다는 점. 아이의 성향에 따라 학교에서 일어난 일들에 대해 조잘조잘 이야기하는 아이도 있고, 집에서는 학교 이야기를 일절 하지 않는 아이도 있다. 내 아이가 말해주지 않는 학교생활에 대해 단톡방이라는 무한 대화 공간이 주는 정보들은 당연히 취사선택이 필요하긴 하지만, 어쨌든 넘쳐나는 정보임에는 확실하다. 하지만 개인의 발언은 어디까지나 개인의 시선에 의한 것이기 때문에 얼마든지 불미스러운 일이 일어날 수 있고, 애 싸움이 어른 싸움 된다고 최악의 경우 소송까지 이어지기도 한다. 때로는 학교 선생님에 대한 교권 침해까지 조장할 수 있다. 자유롭지만, 자유로운만큼 개인의 발언에 책임을 져야 하며, 수많은 정보에 대해 취사선택 하는 것에도 개인의 책임이 따른다는 점은 각별히 주의해야 할 것이다.

학부모 단톡방의 가장 치명적인 약점은 아이의 주체적인 사회생활, 즉 아이 스스로가 만들어가는 교우 관계의 주도권이 무시된다는 점이 아닐까 싶다. 학부모 단톡방 내의 학부모들끼리 소통하다 보면 결국은 끼리끼리 무리가 나누어지게 되어 있다. 몇몇의 엄마들이 모여서 서로 친구가 되고, 친구가 된 엄마들의 자녀가 모여서 친구 관계를 이룬다. 아이들이 주도적으로 학교에서 친구를 사귀고, 그들만의 놀이터문화가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엄마들끼리 친해야 그의 자녀들끼리도 친해지는 이상한 문화가 자리 잡혀 가고 있다. 엄마가 먼저 약속을 잡아줘야 아이들은 엄마가 정해놓은 집의 자녀와 친구가 되고, 엄마들의 사이가 벌어지면 아이들의 친구 관계도 소원해지게 되는, 난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이해하고 싶지도 않은 요즘 초등학교 교우관계의 모습이다. 학부모 단톡방 때문에 아이는 사회생활의 첫 경험지인 학교라는 곳에서 교우관계를 꾸려가는 주도권을 잃고, 엄마의 스케줄대로 행동하게 된다. 즉, 아이 스스로 친구를 사귈 수 있는 기회를 박탈당하고, 엄마들 사이에 형성된 친구 문화에 따라 가스라이팅 당하 듯 친구가 만들어짐을 당하는 것이다. 사회적으로 활발한 성격을 가진 엄마의 자녀는 엄마만큼 많은 친구들과 만나고, 조용하고 소극적인 엄마의 자녀는 그만큼 폭넓은 학교생활에 한계가 따르고 있다. 친구 관계의 형성에 있어서 아이 본인의 성격과 성향은 반영되지 않는다. 엄마 친구가 아이 친구로 이어지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현상, 이런 현상들이 과연 정상적인 모습인지 의문이 든다.


학원도 우리 아이의 필요성에 따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단톡방 또는 맘카페의 정보 홍수 속에서 건져 낸 정보에 따라, 또는 엄마 친구의 자녀가 다니는 학원에 우리 아이도 함께 등록을 강행하는 경우도 있다. 때로는 별로인 학원이 맛집처럼 대기표를 받아야 들어갈 수 있는 학원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좋은 학원인데도 불구하고 안 좋은 소문이 돌아서 학원 폐업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엄마들 입소문에 학원의 흥망성쇠가 결정된다.

엄마가 뚝심 있게 중심을 잘 잡고, 우리 아이에게 정말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제대로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고, 엄마의 친구와 아이의 교우관계는 별개의 것으로 아이의 독립적인 인간관계를 존중하는 것이 곧 아이의 올바른 자존감 형성과 지속적인 학습 활동에 보탬이 될 것이다.


“□□엄마, □□이는 논술 학원 다녀요?”

“네, 우리 □□이는 □□□학원 다녀요. 거기에서 독서도 하고, 토론도 하고 글도 쓰면서 이번 국어시험 백점 받았어요.”


사실 옆집 아이가 다니는 학원 정보는 여느 엄마라도 마음이 흔들리게 마련이다. □□□학원에 다닌 이후로 국어 점수가 백점이 나왔다는데, 당연히 그냥 지나칠 수 없다. 이야기만 들으면 그 학원에 우리 아이도 꼭 보내야만 할 것 같고, 안 보내면 낙오될 것 같은 불안한 마음마저 들기도 한다. 하지만 진짜 공부는 스스로 배우려는 의지에서 시작된다.

옆집 엄마의 이야기와 단톡방의 수많은 정보를 수집한 엄마는 ‘우리 아이만 안 다니고 있다.’라는 불안감 때문에 내 아이에게 필요하지도 않은 학원에 아이를 등록하게 된다. 옆집 아이의 필요성이 우리 아이에게 전도되어 억지로 다니게 된 학원은 학습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만 만들어지게 될 뿐, 아이의 학습 정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내 아이가 옆집 아이에 비해 못하는 것처럼 보이거나, 느려 보일 수 있어도, 모든 일에는 각자의 속도가 있는 법. 내 아이의 속도에 맞추어 스스로가 만든 계획에 맞게 차근차근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힘은 아이들에게 강인한 주체성과 학습의 힘을 길러준다. 그런 의미로 나는 초중고등 학부모님들께 뚝심 있는 엄마(아빠)가 되시라고, 옆집 엄마를 조심하시라고 감히 말씀드리고 싶다.


학원은 그저 돈을 주고 필요한 교육서비스를 받는 곳이다. 국어가 부족하면 국어학원을 다니되 옆집 엄마나 맘카페, 단톡방 등을 통해 좋은 국어학원을 수소문할 수는 있다. 하지만 그렇게 알게 된 학원이 우리 아이에게도 완벽한 학원이 될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좋은 학원을 알았다면 아이와 함께 상담 받으러 가보고, 옆집 아이가 아닌 우리 아이에게 맞는 곳을 선택해서 다니되, 학교처럼 날마다 끊임없이 매일의 루틴처럼 다니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것을 채웠다면 과감하게 그만두고 자신의 학습으로 이어나가는 용기와 결단도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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