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중 진심
영겁 혹은 찰나를 그녀와 혹은 그와
같이 할까?라는 물음에 불확실성에도
두려워하지 말고
무소의 뿔처럼
당당히 마주하고
고양이의 발걸음처럼
사뿐사뿐 하게 대하고
그녀 혹은 그대의 존재에 감사하고
그녀 혹은 그대의 존재를 기도하고
그녀 혹은 그 안의 상처를 포옹해 주고
그녀 혹은 그 안의 상처가 아무를 때까지 기다려 주고
혹여 상처로 인한 아픔의 농염한 고름이
나에게 묻어도
말없이 씻어내고
그녀 혹은 그 안의 보물을 발견하며 다듬어 주고
그 보물이 빛을 발 할 때까지
아낌없이 주는 나무처럼
내어 주고
사막의 모래알 한 알갱이만큼의 미련도 없는 시간 속에
사별/이별로 모질게 떠나보내는 것...
또,
물으신다면
상처로 속이 문드러져 고름과 피가 섞여 질질 터져 흘러나와도
농염한 고름에서 시궁창 속의 악취가 풍겨 나와도
살이 문 드러 지는 고통을 참으며
또다시 감사해하고
또다시 기도 하고
또다시 시작하고
또다시 치유하고
또다시 그녀/그대에게 구원받고
또다시 그 길을 밟아 나가고...
또다시 영겁을 찰나로 쪼개어
찰나, 찰나,
사랑과 사랑 사이를
그대 혹은 그녀와 같이 감사하고, 기도하고, 즐기고, 견뎌내고, 어어내고,
그리고 영겁으로 남기는 것...
영원한 찰나를 그대/그녀와 함께
엔트로피를 거슬러
그것의 끊임없이 움직이는 춤사위 위에서
오늘도 우리는 우리만의 선율로
온전하게 한 덩이가 된 영혼으로 온 우주를 휘감아 수놓아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