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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승천 Jul 24. 2023

자율, 숙련, 목적이 사람들의 내재적 동기를 끌어낸다.

Flow & Play - 몰입할 만큼 재미있거나 의미 있는 일을 원한다.

Flow & Play - 사람들은 몰입할 만큼 재미있거나 의미 있는 일을 원한다.


앞선 글에서 지금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공통적인 동기요인을 Flow & Play - 몰입할 만큼 재미있거나, 의미 있는 일을 하려는 것으로 특성화하였다. Flow & Play에서 Flow는 미하이 칙센트미하이 Mihaly Csikszentmihalyi가 정립한 개념으로 행복, 창의성, 성취감, 예술, 놀이, 일과 같은 활동에 집중하고 몰입하는 상태를 의미하기 위해 차용하였고, Play는 일반적으로 말하는 놀이를 비롯한 즐거움을 추구하는 행동을 설명하기 위해 사용하였다.


각자의 동기가 다르고, 처한 현실이 다르기에 일반화하기에 어려움이 있겠지만, 다양한 연구나 현상들이 이를 뒷받침해 주는 부분들이 있기에 메타 분석 meta analysis의 맥락에서 정의한 부분이다. (이 개념을 정리하도록 도움주신 서강대 경영전문대학원의 김용진 교수님, 조봉순 교수님, 장영균 교수님, 정선욱 교수님, 최장호 교수님께 감사 말씀을 전한다)


내재적 동기란 어떤 일에 대하여 본인이 가지고 있는 흥미, 호기심, 만족감, 성취감 등에서 비롯되는 자발적인 동기를 의미한다. 내재적 동기는 개인의 욕구와 그 활동이 제공하는 자발적인 만족으로부터 나타나는 반면, 외재적 동기는 행동에 수반되는 유인과 결과들로부터 나타난다.  내재적 동기는 사람들로 하여금 자발적으로 행동을 지속하게 하고, 더 창의적인 결과를 만들 수 있게 하며, 지속적으로 학습을 지속하도록 하고, 더욱 더 자존감을 높일 수 있도록 만든다.  


불확실하고, 변동성이 크며, 복잡하고, 모호한 요즘 세상에서는 동기 3.0, 즉, 사람들의 즐거움에 기초한 내재적 동기가 더 중요하다는 것이 다니엘 핑크의 저서, 『드라이브: 창조적인 사람들은 움직이는 자발적인 동기부여의 힘』의 핵심내용이다. 내재적인 동기를 이끌어내는 요인은 다양할 수 있는데, 일의 즐거움을 끌어낼 수 있는 자율, 성장과 직결되는 숙련, 자신만의 목적에 대한 추구, 그리고 인간으로서 행복해질 수 있는 다양한 가치와 의미의 존재 여부 등이다.


이 중 다니엘 핑크가 언급한 사람들의 내재적 동기(동기 3.0)를 유도하는 요인 세가지는,

자율 autonomy - 우리 삶의 방향을 스스로 결정하려는 욕구

숙련 mastery - 의미 있고 중요한 일을 좀 더 잘하려는 욕구

목적 purpose  - 우리 자신보다 큰 가치의 실현에 기여하려는 욕구였다.


각각의 내용에 대해 좀 더 살펴보자.




사람들의 내재적인 동기를 끌어내는 요인

자율: 자율과 자기주도성이 노동의 내재적 동기가 된다


다니엘 핑크는 사람들의 내재적 동기를 끌어내는 데 있어 자율성이 중요함을 강조한다. 그는 자율을 4가지 종류로 구분하는데, 바로 업무의 자율성, 시간의 자율성, 기술의 자율성, 팀의 자율성이다. 각각의 내용은 아래와 같다.


업무의 자율성 - 자신의 방식으로 자신의 일을 자기 주도적으로 수행하는 것. 그는 업무에서의 자율성을 부여하는 것이 창의력 발휘에 기여함을 설명하면서 동기 3.0을 잘 끌어낸 사례로 미국의 소프트웨어 기업 아틀라시안 Atlassian이 24시간 동안 자유와 창의력을 발산해 성과를 만드는 페덱스 데이를 시행해 자사 소프트웨어의 문제를 해결해 나갔던 사례를 들었다.


시간의 자율성- 자기의 스케줄을 자신의 의지로 통제하는 것. 변호사들이 동기 2.0의 산물인 시간당 수임료를 중심으로 움직이므로 일에 기계적으로 투입하는 시간을 늘리는데 집중하게 된다고 설명하며,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없고 자기 시간에 대한 주도권이 없다면 자신의 삶에 대한 자율성도 가질 수 없음을 설명했다.


기술의 자율성 - 일을 수행하는 방식에 대한 자율성. 자포스 Zappos의 고객서비스센터가 고객 서비스를 수행하는 방식에 자율성을 부여한 결과 최고의 서비스 품질을 인정받게 된 과정과 결과를 설명하며 기술의 자율

성이 중요함을 설명했다.


팀의 자율성 - 함께 일할 팀의 구성원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유. 그는 위의 네 가지 영역의 자율성 중 팀에 대한 자율성이 가장 덜 개발되어 있으나 많은 연구결과에서 자체 구성된 팀에서 일하는 사람의 만족도가, 단순히 인계된 팀에서 일하는 사람에 비해 훨씬 높다고 설명했다.


칙센트미하이는 일에서 얻는 본질적 보상이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직종은 개인이 자신의 목표를 자유롭게 정할 수 있고 과제의 난이도도 조정할 수 있으며 개성이 깃들 여지가 많은 전문 직종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자신의 시간을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투입할 수 있는 자율이 삶과 일을 혼연일체로 만들고 삶의 질을 높인다고 설명하였다.


현실에서도 이러한 양상은 뚜렷하게 드러난다.


2021년 업워크가 진행한 Freelance Forward Economist Report에서 78%의 숙련된 원격 프리랜서들은 일정의 유연성 schedule flexibility 을 그들이 프리랜서를 택한 이유로 꼽았으며, 73%는 근무지의 유연성 location flexibility을 이유로 꼽았다.


2022년 국내 구인구직 매칭 플랫폼 사람인이 수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의하면 응답자 성인남녀 2,848 명 중 58.6%, 즉 10명 중 6명이 긱 워커가 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긱 워커가 되고 싶은 이유는, 일하는 시간과 기간이 자유로워서 (79.2 %, 복수응답), 직장 인간관계에서 해방돼서 (40.7%), 정년 없이 일할 수 있어서(34.8%), 향후 보편화될 것 같아서 (24.7%),  특기를 살릴 수 있어서 (20.3%) 등이었다.


2021년 동일 조사 결과의 응답도 유사했는데, 원하는 시간만큼만 유연하게 근무할 수 있어서(72.1%, 복수응답), 역량에 따라 보다 많은 수입을 벌 것 같아서(39.7%), 원격근무 및 재택근무가 보다 자유로울 것 같아서(34.8%), 정년 없이 은퇴 후에도 일할 수 있어서(33.5%), 동료와의 관계나 조직 문화 등에 신경 안 써도 돼서(26.6%), 육아, 학업 등을 병행할 수 있어서(25.5%) 등의 순위였다.



MZ세대 직원들은 자기계발에 있어서도 주도적 면모를 보인다.


최근 MZ세대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랜선 사수’라는 개념이 있다. 랜선 사수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남겨진 관련 분야 전문가들의 노하우나 정보를 참고하거나 본인이 관심 있는 분야의 전문가에게 직접 비용을 내고 받는 코칭 상담 등을 포함한다. 장재웅은 MZ 세대들이 이러한 랜선 멘토링을 받는 이유는 멘토링을 받는 사람이 주도성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기존 멘토링은 회사가 원하는 스킬과 역량을 조직의 니즈에 의해 전수하는 것이 목적이었다면, 랜선 멘토링은 내가 원하는 주제로, 원하는 멘토에게서 원하는 정보나 지식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선호도가 높다. 비용도 스스로 지불하기 때문에 당당하게 궁금한 부분들을 제약 없이 물어볼 수 있고 공간과 시간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 랜선 사수를 찾는 이유이다.


위의 여러 조사결과에서 살펴볼 수 있듯이,


자율은 현대의 노동인구 들에게 매우 중요한 직업 선택과 일에 대한 동기부여의 요인이다. 긱 워커가 되면 근무 형태나 시간의 유연성과 자율성을 보장 받을 수 있다. 현대의 노동인구들은 삶의 여러 측면을 더 주도적으로 결정하고자 하며, 긱웍이 제공하는 이러한 유연성 안에서 개인의 자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기에 향후 새로운 노동의 패러다임의 주축이 될 가능성이 높다.




사람들의 내재적인 동기를 끌어내는 요인

숙련: 일을 통한 커리어 성장이 내재적 동기가 된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생성형 AI, 챗GPT 등.... 세상의 변화 속도는 따라잡기 벅찰 정도로 빠르다. 이러한 변화의 흐름 속에서 기업은 자연스럽게 더 적은 자원으로 더 많은 일을 해내려 하고 있다. 기업에 노동을 제공하는 사람들도 크게 다르지 않다.


사람들은 자신이 가진 자원인 '역량'을 기반으로 더 많은 일을 해내려고 한다. 또한 기왕이면 자신이 하는 일의 과정과 결과에서 더 큰 만족과 가치를 얻으려고 한다. 이러한 만족을 위해서는 스스로 더 많은 일을 남들보다 더 잘 해낼 수 있는 '역량'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역량 competency은 일반적으로 일에 필요한 지식 knowledge, 스킬 skill, 능력 ability을 합친 개념을 일컫는다. 역량은 일의 경험이 늘어나면서 서서히 축적되고, 한번 쌓인 역량은 쉽게 휘발되지 않는 특성을 가진다. 역량을 보유했다는 것은 동일한 환경과 맥락에서라면 자신이 보유한 정보(지식)를 일에 적용(스킬)하여 다양한 용처에 맞게 활용(능력)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렇게 역량을 보유했음을 다른 말로 숙련 skilled 되었다고 말한다.

  


다니엘 핑크는 사람들이 내재적 동기를 끌어내는 데는 숙련 mastery을 이루는 것이 중요함을 강조했다. 그는 숙련이 자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일을 잘 하고자 하는 욕망이며, 이러한 숙련을 이루기 위해서는 '성장 마인드셋'을 기반으로 끊임없는 노력과 투지, 그리고 세심한 실행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숙련을 이루기 위해 현대사회에서 가장 강조되는 역량 중 하나가 바로 학습 민첩성이다.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 Alvin Toffler는 미래의 문맹은 읽고 쓰지 못하는 사람이 아니라 배우고 learn, 배운 것을 비우고 unlearn, 다시 배우는 relearn 능력을 갖지 못한 사람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학습민첩성은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새로운 것을 배우고, 배운 것을 실천하고 또 적용하는 능력을 말한다.


Lombardo와 Eichinger(2020)는 High potentials as high learners라는 논문에서 미래 핵심리더의 가장 중요한 특징으로 학습민첩성을 지목하였다. 그들은 학습민첩성에 대해 '경험으로부터  학습능력과 의지이며, 그 결과 새롭거나 처음 직면하는 상황에서도 학습한 것을 빠르고 유연하게 실천하고 적용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정의했다.  


칙센트미하이는 일의 몰입을 통해 숙련에 이르는 것이 삶의 질을 높인다고 설명하였다. 일은 더 이상 단순 반복적인 노동에 머물지 않고, 창의적으로 자신의 숙련을 추구하는 활동이 되었으며, 그러한 활동의 과정이 각자의 삶의 질에 기여한다는 것이다.  그는 과거에는 육체적 노력으로 이해되었던 일의 개념이 증기기관의 개발, 전기의 발명 등의 기술혁신과 함께 인간의 독창성과 창조성을 구현하는 숙련된 활동으로 인식되었다고 말했다.


2021년 Monster Jobs의 리포트에서 사람들은 자신들의 기호와 숙련의 방향에 맞게 업무 경험을 구성하려는 아라카르트 방식의 일 a la carte approach to work을 경험하기 위해 긱 워커를 선택한다고 설명한 바 있다. 사람들은 과거처럼 주어진 업무환경과 정해진 직무 명세서 Job description에 의해 일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전문성에 기반해 근로서비스를 제공하는 주체로서 당당히 자신에게 맞는 일과 일터의 요건을 고용주에게 요구하고 있다.


2021년 업워크가 진행한 『Freelance Forward Economist Report』에서 신규 프리랜서 인구의 68%에게 가장 중요한 긱 웍의 매력은 경력소유권 career ownership이었다.


2022년 국내 커리어 커뮤니티 코멘토comento에서 발간한 MZ세대 커리어 고민과 기업의 리쿠르팅 전략 보고서(표본: 직장인 1,446명)에는 기업의 인사담당자(n=21)가 채용 시 선호하는 유형은 95%가 성장 중시, 즉 개인의 성장과 자아실현을 중시하는 지원자로 나타났다. MZ세대가 중시하는 직업선택의 가치는 경제적 보상(40.9%), 일과 삶의 균형(29.7%), 개인의 성장과 자아실현(27.8%), 사회에 기여(1.5%)로 나타났다.



이 조사에서, 가장 입사하고 싶은 회사의 조건은 회사인지도와 높은 연봉이 언급되었다. 하지만, 그 중 성장을 중시하는 지원자들의 경우는 특히 연봉이나 워라밸 보다는 회사의 지명도나 배울 수 있는 사수나 멘토의 존재를 중시하는 특성을 보였다. 직무역량 향상을 위해 노력하는 이유로는 대부분의 연령대에서 나의 성장을 이유로 꼽았으며, 회사의 성장에 기여하기 위함이라고 응답한 응답자는 조사 대상 대부분 연령대에서 한자리 수 응답률에 그쳤다.


이러한 조사결과들을 연결해 보면 지금의 노동인구가 경력개발과 자신의 성장을 긴밀하게 연결시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빠르게 변화하는 지금의 환경에서 더 이상 미래를 보장해 주는 경력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긱 웍 gig work은 고용 기업 내에서는 경험해 볼 수 없는 경력개발의 기회, 스스로가 원하는  영역의 숙련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이 될 수 있다. 생애경쟁력 Employability 관점에서 이직이나 직무 전환의 사전 단계로 활용할 수도 있다.


한 기업에 속해 특유화된 지식과 경험, 일의 방식 등을 습득하고 조직이 제시해 주는 성장경로를 따르는 것은 물론 의미 있는 일이지만, 그 기간이 길어질수록 그 조직을 벗어난 후 다른 조직에 속하는 데 소요되는 전환비

용은 점점 더 커지고 심지어는 그 특유화된 지식과 경험, 일의 방식이 더 이상 무용해지기도 한다. 숨가쁘게 변화하는 세상을 살아가는 지금의 노동인구들에게는 오히려 끊임없이 변화하는 미래를 예측하고 자신의 미래를 주도적으로 설계하고 대비하는 것이 더 나은 성장의 기회를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다.


이러한 개념과 현상을 앞서 설명한 자율성의 개념과, 지금의 노동인구의 특성, 그리고 급변하는 환경과 연결해 생각해 보면 더 뚜렷해진다.


현대의 노동인구에게 숙련이란 각자의 경력개발경로에 부합하는 다양한 직무/프로젝트를 통해 각자의 커리어 목표에 다다를 수 있도록, 학습민첩성을 발휘하여 환경의 변화속도에 맞게 자기 주도적으로 성장을 추구하는 것이다. 긱 웍은 이러한 과정이 충실이 이행될 수 있도록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고, 또 자기주도적인 성장의 기반이 되어줄 수 있기 때문에 향후 새로운 노동의 패러다임의 주축이 될 가능성이 높다.





사람들의 내재적인 동기를 끌어내는 요인

목적: 의미있는 일을 통해 개인의 가치를 달성하며 경제적 자유를 추구한다


서울대학교 이정동 교수의 “최초의 질문”이라는 책에는 인류를 화성에 보내겠다는 원대한 꿈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SpaceX의 사례가 등장한다. SpaceX는 로켓 발사의 대부분의 비용이 드는 1단 로켓을 재착륙시켜 다시 활용하자는 도전적인 ‘최초의 질문’에서 시작해, 2002년부터 2016년까지 무려 14년간 끊임없는 혁과 개선을 통해 마침내 이 도전을 성공시켰다.


이 과정을 기록한 SpaceX makes history영상 (유튜브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에는 바로 그 1단 로켓 재착륙이 성공하는 순간이 그려지는데, 이 영상 후반부에서 직원들의 표정이 아주 인상적이다.



과연 얼마의 보너스를 주면, 저런 표정을 지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언급에 필자는 이들의 표정이 바로 내재적 동기가 가장 잘 드러나는 사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그 모습은 바로, 스스로의 가치에 몰입해 있는 사람들, 일을 통해서 재미와 의미를 모두 얻은 행복한 사람들의 모습이었다.


적어도 이 회사의 직원들은 일론 머스크 Elon Musk의 꿈이던, 아니면 그들 스스로의 꿈이던 간에 그 목적과 의미에 주도적으로 참여해 성취를 이루고자 하는 강력한 염원을 가지고 있음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었다. 또한, 잘은 몰라도, 그 과정에서 발행한 다양한 어려움들은 스스로 동기를 부여해가며 자율적으로 해결해 나갔을 것이라고 추론할 수 있었다.


다니엘 핑크는 내재적 동기를 유발하도록 하는데 있어 이러한 목적 purpose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과거 보상과 처벌에 기반한 외재적 동기를 중시하던 동기 2.0 시대에서 기업의 목적은 수익 극대화에 머물었다면 동기 3.0 시대에서 기업의 목적은 이익을 거부하지 않으면서도 일 자체의 목적을 강조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이는 기업 뿐 아니라 개인도 마찬가지다.


칙센트미하이는 개인이 수동적 즐거움(오락)에만 몰두하는 삶보다 복잡한 몰입 활동으로 가득한 삶이 더 가치 있는 삶이라고 설명하면서, 열정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삶에 뛰어드는 몰입 추구가 중요함을 강조했다.


2019년 Workforce Institute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Z세대 응답자의 51%는 즐거운 업무에서 동기를 얻는다고 답변했다. 이들 중 57%는 연 1회의 승진을 기대하는 등 커리어 발전과 유의미한 인정이 큰 동기부여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75%는 관리자와 대면하여 피드백을 받는 것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환경에서 직원들 대상의 코칭과 멘토링을 늘리는 것은 매우 효과적일 수 있다.


2021년 업워크가 진행한 Freelance Forward 조사에서 숙련된 프리랜서 인구의 73%에게 가장 중요한 긱 웍의 매력도 바로 ‘의미 있는 일의 추구’였다.


MZ세대 직원들에게도 일의 의미와 가치는 매우 중요하다. 이들의 특성을 살펴보면, 개인이 추구하는 가치와 기업이 추구하는 가치가 일치되는 것을 중시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예를 들어 Z세대는 다양성diversity과 포용inclusion에 대해 민감한데, 이들은 다양성과 포용성에 대해 윤리적인 리더십을 보이는 기업, 실제 비즈니스 프랙티스에 다양성과 포용을 진정성 있게 실천하는 기업을 선호하며, 그들이 구직을 할 때도 이러한 요소를 중요하게 고려한다고 한다.


이를 지금의 노동의 Needs와 연결해 생각해 보면, 지금의 근로자들의 목적에 가장 부합하는 것은 동기 3.0의 앞선 두 가지 조건, 즉 자율성과 숙련의 과정을 의미 있고 행복하게 추구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레 경제적인 풍요 혹은 자신의 목적에 도달하는 것이 될 수 있다. 목적은 현대 노동인구에게 매우 중요한 동기부여의 요인이다.


사람들은 스스로의 경력개발경로에 따라 더 자율적으로 노동을 제공하면서 즐거움과 여유를 찾고, 스스로가 원하는 목적에 맞는 일을 통해 경제적 풍요 수준 혹은 경제적 자유에 도달하고자 한다. 사람들은 팬데믹을 겪으면서 다양한 일의 여정을 통해 자신의 목적에 도달하는 삶이 스스로에게 가장 의미 있는 삶이라고 인지하게 되었다. 긱웍이 제공하는 자율과 숙련은 우리 각자가 자신의 목적을 보다 충실히 추구하고 도달하게 할 수 있는 수단이 되어준다는 측면에서 새로운 노동의 패러다임의 주축이 될 가능성이 높다.


같은 맥락에서 사람들의 목적을 추구함을 보여주는 사례가 미국의 NEET, 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 족의 증가이다. 니트족은 역량은 있지만 ‘취업 의지가 없는’ 특성을 갖추고 있어 구직에 관심이 있는 무직상태의 사람들을 말한다. 자발적으로 취업을 하지 않는 것이므로 취업을 하지 못하는 집단과는 성격이 다르다. 실리콘밸리 혁신미디어 더 밀크The miilk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팬데믹 이후 근무를 하거나 구직 중인 Z세대가 약 50만 명이나 줄었고, 2022년 4분기 만 20~24세 근로자의 니트족 비율은 2020년 14.67%에서 2021년 18.27%로 2014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유는 장기적인 Covid-19로 인한 후유증, 전염병 감염에 대한 두려움 및 정신 건강 문제로 인해 자기 자신을 직장 및 사회로부터 단절시키는 현상이 영향을 미친 것이 가장 컸다. 팬데믹으로 가장 즐겨야 할 대학생활에 집중할 수 없었던 만 21~24세 사이의 구직자가 구직보다 대학원 진학을 더 선호하면서 근무를 하거나 구직 중인 Z세대 근로자가 약 50만 명이나 감소한 것이 두 번째 이유였다. (문준아(2022), Z세대 젊은 근로자는 어디로 갔나? 늘어나는 대학원생, 청년 니트족 NEET)


MZ세대가 가장 꿈꾸는 성공의 가치 중 하나로 FIRE라는 개념도 있다. FIRE는 경제적 독립 Financial Independence와 조기 은퇴Retire Early를 추구하는 삶의 방식을 말한다. FIRE 운동을 추구하며 살아가는 이들을 FIRE족이라고 부르는데, 이들은 경제적으로 자유로워져서 더 이상 회사에 얽매이지 않는 삶을 원한다. 젊은 세대가 FIRE족이 되고 싶은 이유는 다양하지만 직장에서 받는 부당한 대우와 심리적 압박 때문에 회사를 다니는 것 자체가 너무 괴로워서 조기 은퇴하고 싶은 이유가 있다. 일하는 곳에서 갈등에 휘말리거나 인간관계에서 불편한 감정을 느끼는 게 싫어서 회사생활을 하고 싶지 않다는 뜻이다. 이들은 빠른 은퇴를 위한 방법으로 극단적인 소비 절감과 저축을 통해 40대 전후에 조기 은퇴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FIRE의 종류도 다양하다. 제한된 소비만 하는 검소한 파이어lean fire, 생활수준을 유지하며 은퇴를 준비하는 풍족한 파이어fat fire, 부수입으로 은퇴를 준비하는 사이드 파이어side fire, 은퇴 후 은퇴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는 바리스타 파이어barista fire 등이다. 기대수명 연장과 늦어진 취업으로 준비해야 할 은퇴자금은 늘어나는데 저금리와 치솟는 물가로 과거와 같이 자산을 불리기는 어렵다. 직장생활 만족도가 낮고 고용 불안을 느끼는 직장인들이 많아지며 경제적 자유를 실현해 빨리 은퇴하려는 사회적 분위기가 커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최운정(2021), 조기은퇴 꿈꾸는 파이어 족, 종합시사매거진)


이처럼 팬데믹 이후 직장인들은 인생에서 가장 가치 있는 것은 무엇일지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과거 그 어느 때보다 더 직업의 의미와 내가 살아가야 하는 삶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사람들은 자신이 중시하는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자기주도적인 일의 수행과, 의미있는 방향으로 커리어를 숙련하고자 하며, 이는 긱 이코노미를 통해 실현될 수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미래 사회에 요구되는 내재적 동기를 유발할 수 있는 자율성, 숙련, 목적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이 모든 가치를 균형적으로 추구할 수 있으면서, 더불어 사람들이 몰입할 만큼 재미있거나 의미있는 일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긱 워크는 머지 않은 미래에 현대 노동인구들에게 미래에 합리적인 일의 대안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KOTRA를 39세에 관두고 파이어족이 된 강환국 저자의 『FIRE』라는 책은 파이어 부자 20명을 인터뷰하며 알게된 공통점 네 가지를 소개한다. 각자가 FIRE에 도달한 방법을 달라도 그들의 사고 방식은 비슷하다는 것

인데, 내 상황에 맞는 파이어 시나리오를 계획하고, 지출을 줄이는 그들만의 노하우가 있으며, 다양한 방식으로 수입을 늘리며, 부동산, 주식, 코인 등에 자신의 스타일로 투자를 해 부자가 되었다는 것이다.


이 책에도 노동의 동기와 연관된 여러 내용들을 엿볼 수 있어 소개해 본다.


① 자율: 저자는 회사를 다니며 납득하기 어려운 일을 해야할 때마다 괴로웠다고 한다. 납득이 되는 일도 ‘해야하는 일’이면 왠지 하기 싫었기에 내가 하고 싶은 일만 하고 살 수 있는 경제적 자유에 도달하려고 했다는 것이다. 저자는 경제적 자유를 ‘내가 하고 싶은 일만 하는 것’ 그리고 ‘내가 만나고 싶은 사람만 만나는 것’으로 정의했다. 내가 관심 있는 분야에만 관심을 가지고 시간을 집중적으로 쓸 수 있는 지금 경제적인 자유를 느낀다고 말한다.


② 숙련: 책은 지출을 줄이고 수입을 다양화하기 위해서, 나 자신의 발전에 투자해야 한다고 말한다. 독학을 통해서라도 자신이 쌓고 싶은 역량 분야의 지식자본Intellectual capital을 쌓고, 이를 널리 전파하며 온라인/오프라인에서 관계를 쌓아 사회적 자본Social capital을 축적해야 한다는 것이다.


③ 목적: 마지막으로, 맹목적인 목표의 추구가 되면 목표 달성 후의 공허함만 가지게 될 수 있기에, 계획을 세울 때부터 파이어 이후의 삶에 대해 구체적으로 생각해 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무엇이 나를 행복하게 만들며, 내가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이며, 그것을 이루기 위해 구체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그리고 그 외에 나의 삶의 중요한 일이나 취미 등를 알고 실천해야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저자는 여러 파이어 부자들을 인터뷰하고 나서야 ‘자신을 아는 것’의 중요성을 깨달았다고 한다. 자존自存의 개념이다. 본인을 잘 알아야 본인의 우선순위를 만들어 결정에 활용할 수 있고, 본인이 상대적으로 잘하는 비교 우위 분야를 찾아 활용할 수 있으며, 타인의 말들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의 길을 걸을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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