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rik Satie - Je te veux
Erik Satie - Je te veux
에릭 사티 '난 널 원해'
에릭 사티에겐 사랑했던 한 여인이 있었습니다. 당대 파리의 인상주의 미술계의 모델이자 화가로 데뷔한 그녀의 이름은‘수잔 발라동’. 세탁소를 운영하는 어머니의 사생아로 태어난 그녀는 파리의 화가 르누아르, 드가, 로트렉 등 당시 유명한 화가들의 그림에 모델 일을 하며, 어깨너머로 그림을 배우기 시작하여 후에 화가로 데뷔한 인물입니다. 모델일 뿐 아니라 여러 화가들과 사랑을 나눴던 발라동은 아버지가 누군지 모르는 사생아도 낳게 되고, 후에 자신 아들의 친구와도 사랑에 빠지는 연애에 있어서 자유로운 여인이었습니다.
당시 예술가들의 집합소였던 몽마르트르의 술집에서 우연한 만남으로 시작된 사티와 그녀의 사랑은 6개월밖에 되지 않았지만, 사티는 그녀에게 청혼을 할 만큼 그녀에 대한 마음이 매우 깊었습니다. 어느 날 거울 앞에 서있는 나체의 발라동을 보고 사티는 순간적으로 6살 때 돌아가신 엄마를 생각하게 되고, 그 후로 그녀와 육체적 관계를 더 이상 맺지 못하였습니다. 사티 때문에 상심이 컸던 발라동은 아파트 난간에 몸을 던져 자살 시도를 하게 되고 잦은 싸움 끝에 결국 둘은 이별을 하게 되었습니다.
몽마르트르에 위치한 자신의 아파트에서 그녀와 행복한 시간을 보냈던 사티는 그녀와의 이별 이후, 실연의 아픔이 너무 큰 나머지 평생 다른 연인은 만나지 않고, 자신의 아파트에 그 누구도 들이지 않았습니다. 사티가 죽은 후, 사티의 친구들은 그의 아파트 안에서 발라동과 사티가 서로를 그려줬던 초상화와 함께 편지 묶음과 그녀와 찍은 사진을 발견하였습니다. 30년 가까이 발라동에게 부치지 못한 사티의 편지 한 다발과 사진을 발라동에게 전해 주었지만 그녀는 편지는 보지도 않고, 사진 속 사티가 나온 부분은 남겨두고 자신과 아들, 강아지가 찍힌 부분만 잘라 가져 갔다고 전해집니다.
‘Je Te Veux(난 널 원해)’는 사티가 발라동과 사랑에 빠졌을 때 그녀를 생각하며 작곡한 곡입니다. 이미 사랑을 하고 있는 그녀를 ‘원하는’ 사티의 큰 사랑을 센티멘탈의 왈츠로 표현한 곡으로 달콤하고 감미로운 분위기가 특징입니다. 선정적인 가사를 담고 있는 이 곡은 기악음악의 연주로도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사티의 처음이자 마지막 사랑을 위해 만들어진 이 곡을 들어보시며 마음속에 떠오르는 사랑을 생각해 보세요. 설레는 마음과 함께 포근한 사랑의 감정을 한 가득 느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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