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팽 - 첼로 소나타, Op. 65
Frederic Chopin - Cello Sonata in g minor, Op. 65 - 3rd
쇼팽 - 첼로 소나타 - 3악장
‘피아노의 시인’이라는 별명답게 쇼팽은 27곡의 연습곡, 3곡의 소나타, 24곡의 전주곡, 11곡의 폴로네이즈, 54곡의 마주르카, 4곡의 즉흥곡과 스케르초 그리고 발라드, 21곡의 왈츠 등 수많은 피아노 작품을 남겼습니다. 반면 실내악 작품은 단 4곡 만을 남겼죠.
쇼팽의 실내악 작품
피아노 3중주 g단조 Op. 8 (1828)
서주와 화려한 폴로네이즈 C장조 Op. 3 (1829)
그랜드 듀오 콘체르탄테 ‘그랑 듀오’ 작품번호 없음 (1832)
첼로 소나타 g단조 Op. 65 (1845-46)
재밌게도, 그의 실내악 작품들의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첼로’라는 악기가 빠지지 않고 들어간다는 것이죠. 쇼팽은 자신의 마지막 소나타 작품으로 ‘첼로 소나타’를 남기게 되었습니다. 이 작품은 피아노를 제외한 다른 독주 악기를 위해 작곡된 단 한곡의 소나타이죠. 한편에서는 쇼팽이 첼리스트 ‘오귀스트 프랑콤’과 ‘요제프 메르크’와 친분이 두터워 더욱 첼로라는 악기에 관심이 보였을 것이라는 주장을 하기도 합니다.
쇼팽의 첼로 소나타는 1845년-46년에 작곡되었습니다. 사실 이 시기는 쇼팽에게 있어서 몸과 마음이 굉장히 힘들었던 때였습니다. 사랑하는 여인 ‘조르주 상드’와의 이별과 점점 나빠지는 건강에 쇼팽은 하루하루를 어려운 숨을 토해내고 있었죠.
1845년, 쇼팽은 자신의 가족들에게 편지를 적어 자신의 새로운 첼로 작품에 대해 언급을 했습니다.
‘첼로 소나타를 프랑콤과 조금 연주해봤는데, 아주 좋아요! 올해는 악보를 인쇄할 시간이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머릿속으로 구상했던 곡에 대한 첫인상과 달리, 첼로 소나타의 완성은 점점 시간이 걸리기 시작했습니다. 곡의 완성도까지 오래 걸리지 않았던 쇼팽이었기에, 여러 방면으로 이 작품을 구상해야 했던 일들이 그에겐 큰 고통으로 다가왔죠. 1년 후, 쇼팽은 여동생에게 펜을 들어 이 작품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습니다.
‘첼로 소나타에 관해서, 나는 지금 행복하지만 그렇지 않아. 나는 첼로 소나타 악보를 구석으로 던져버리고 다시 집어 들어.’
끊임없는 노력의 끝에 탄생한 첼로 소나타는 첼리스트 ‘오귀스트 프랑콤’에게 헌정되었습니다. 프랑콤은 쇼팽과 함께 파리에서 활동했던 동료이자, 쇼팽의 작품들을 필사할 정도로 두터운 친분을 유지하는 친구사이였죠. 쇼팽은 프랑콤과 함께 1848년 2월 16일 파리 플레이엘 홀의 무대에 올라 이 곡을 초연했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 연주회는 쇼팽이 죽기 전 마지막으로 치러진 연주회가 되었죠.
이 작품의 아주 재밌는 점은 쇼팽이 피아노 작곡가라는 점입니다. 독주 악기를 빛내주기 위해 피아노 반주의 비중을 줄였던 다른 작곡가들의 기악 소나타와 달리, 쇼팽은 피아노의 특징이 잘 드러나도록 피아노 반주를 설계하여 어쩔 수 없는 피아노 작곡가의 면모를 보였습니다.
4악장으로 구성된 첼로 소나타 중 3악장은 큰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어려운 기교보다는 단순하고 아름답게 흘러내리는 선율이 우리의 마음을 단 번에 훔쳐버리기 때문이죠. 힘든 상황 속에서도 따뜻한 음악을 품었던 쇼팽의 마음처럼, 첼로의 중후한 목소리와 함께 마음만은 온기가 가득한 하루를 보내보는 건 어떨까요.
*전악장
https://youtu.be/zuVf-xBXkbY
메인 출처 : Photo by Massimo Sartirana on Unspla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