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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rahms Jan 23. 2022

화려한 불꽃으로 우리의 승리를 축하합니다.

헨델 - 왕궁의 불꽃놀이

Handel - Music for the Royal Fireworks, HWV 351
헨델 - 왕궁의 불꽃놀이


 영국 웨스트민스터 대성당에 잠든 작곡가가 있습니다. 그는 바로 독일 태생의 헨델이죠. 그의 영국행에는 아주 재밌는 일화가 있습니다. 독일 하노버의 궁정악장으로 일했던 헨델. 선제후에게 선처를 구하고 여행을 떠난 영국에서 큰 성공을 맛본 헨델은 궁정으로 복귀해야 되는 시간을 어긴 채 영국에 계속 머물게 되었죠. 하지만 1741년, 영국의 앤 여왕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자 그 뒤를 이어 하노버의 선제후 게오르크 루트비히(조지 1세)가 영국의 왕으로 즉위하게 된 것입니다. 외나무다리에서 원수를 만나게 된 격이죠. 이에 헨델은 뱃놀이를 즐기는 조지 1세의 배를 쫓아 그에게 <수상 음악>을 연주하며 그의 화를 풀어주었습니다. 그리고 헨델은 생을 마감할 때까지 영국의 최고의 작곡가로 활동하게 되었죠.   
 

게오르크 프리드리히 헨델(Georg, Friedrich Händel / 1685.02.23~1759.04.14 )

 
 헨델은 궁정이나 교회에서 열리는 특별한 행사를 위한 관현악 작품들을 다수 작곡했습니다. 그중, <수상 음악>과 <왕궁의 불꽃놀이>는 가장 인기 있는 음악으로 알려지고 있죠. 오케스트라로 연주되는 이 곡들은 모음곡 형식으로 구성되어있습니다. 그리고 두 곡 모두 실내가 아닌 야외에서 연주되기 위해 작곡되었죠. 


 1748년 10월, 합스부르크의 여제 ‘마리아 테레지아’의 황위 계승에 반발해 일어난 왕위 계승 전쟁이 8년 만에 끝을 맺게 되었습니다. 전쟁에 참전해 승리를 거뒀던 영국의 왕 조지 2세는 아헨 조약을 체결하며 이 기쁜 일을 축하하기 위해 큰 행사를 계획하였죠. 화려한 불꽃놀이를 계획했던 조지 2세는 승리를 축하하는 웅장한 음악을 헨델에게 부탁했습니다. 그리고 그에게 세부적인 악기를 지목하며 타악기와 금관, 목관으로 구성된 군악대의 음악을 요구하였죠. 이에 헨델은 24대의 오보에와 12대의 바순과 콘트라바순, 9대의 트럼펫과 호른 그리고 타악기를 이용해 음악을 만들어냈습니다. 이 규모는 당시 위압적으로 느껴지는 음향을 갖고 있었죠. 

1749년, 그린 파크에서 공연된  불꽃놀이 기계. 건축가 조반니 니콜로 세르반도니가 설계한 구조 / wikipedia

 

 1749년 4월 21일, 6일 뒤 열릴 불꽃놀이의 리허설이 진행되었습니다. 화려한 불꽃을 보고 싶었던 청중 12000명은 리허설을 보기 위해 한꺼번에 몰려들었죠. 수많은 인파로 인해 런던 다리가 3시간 동안 교통체증을 일으켰다고 알려집니다. 그리고 4월 27일 행사 당일. 수많은 양의 비가 쏟아져 내려 행사는 성공적이지 못했습니다. 여기저기 떨어진 불꽃들이 발화를 하며 말썽을 피우기도 했죠. 청중들의 옷이 타거나, 화상을 당하거나, 군인들이 실명을 하는 등 화려한 불꽃 이면에 피해가 속출했던 사례도 전해져 내려오고 있습니다. 


 기억하고 싶은 승리와 성공의 순간들이 있으신가요? 찰나의 순간으로 우리에게 감동을 주는 화려한 불꽃과 불꽃의 사이사이에 흘러나오는 힘차고 경쾌한 음악과 함께 지난날 크고 작은 성공들을 돌아보세요. 뿌듯하고 자랑스러웠던 그 순간과 앞으로 다가올 멋진 승리의 순간까지 밝고 불꽃으로 화려하게 수 놓아보시길 바랍니다.


https://youtu.be/fNqJ8mED1VE

에르베 니케 지휘, 르 콩세르 스피리튀엘 연주


*불꽃놀이와 함께 연주되는 <왕궁의 불꽃놀이>도 즐겨보세요.
https://youtu.be/-XrGyxrIUh0

에르베 니케 지휘, 르 콩세르 스피리튀엘 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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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인 출처 : Photo by Jingda Chen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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