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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알고 있는 '창의성'은 틀렸다

창의성에 대한 오해와 진실

by 쿼카쌤 강건

우리는 종종 창의성을 이렇게 생각하곤 하죠.

"저 사람은 타고난 예술가야."

"나는 창의적인 사람이 아니라서..."

혹은 "창의성은 갑자기 번쩍하고 떠오르는 거잖아."


그런데요, 제가 오늘 전하고 싶은 이야기의 시작은 이겁니다.

"우리가 창의성에 대해 알고 있다고 믿는 많은 것들이 사실은, 오해일 수 있다"는 겁니다.



창의성에 대한 흔한 '미신'들


예를 들어볼게요.

다음 문장 중에서 몇 개나 들어보셨나요?


"창의성은 오른쪽 뇌에서 나오는 거야"

"브레인스토밍은 무조건 여럿이서 해야 더 많은 아이디어가 나와"

"아이들은 어른보다 훨씬 더 창의적이지"

"창의성은 타고나는 거야. 노력으로는 안 되는 거야"


이 말들, 모두 뇌과학이나 심리학적으로는 사실이 아닙니다.

심리학자들은 이렇게 말해요.

"창의성은 비범한 결과를 만드는, 지극히 평범한 인지 과정이다."
(Stenberg & Lubart, 1996)

창의성은 무에서 유를 만드는 능력이 아니라,

내 안에 이미 있는 것들을 새롭게 연결하는 능력입니다.


그리고 이건 누구나 가진 뇌의 기능이에요.

기억하고, 떠올리고, 조합하고, 선택하고...

그 모든 과정은 누구나 매일 쓰고 있는 능력이에요.

창의성에 대한 오해 vs 과학적 개념



그런데 왜 이런 이야기들이 널리 퍼졌을까요?


사실, 이런 창의성에 대한 오해는 전혀 이상한 게 아닙니다.

실제로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 절반 이상이 이런 오해들을 믿고 있었어요.


예를 들어,

"브레인스토밍은 여럿이서 해야 더 아이디어가 잘 나온다" → 전 세계적으로 80%가 사실이라고 믿었고요,

"사람은 자유로울 때 가장 창의적이다" → 70%가 맞다고 생각했고,

"아이들이 어른보다 창의적이다" → 68%가 동의했어요.


이건 단순히 개인의 착각이라기보다는,

우리 사회 전반에 '창의성에 대한 집단적 환상'이 깔려 있다는 뜻이죠.



이런 오해들은 어디서 왔을까요?


연구자들은 크게 두 가지 원인을 이야기해요.


첫 번째는 드라마틱한 이야기의 힘이에요.

대중문화나 전기, 다큐멘터리 같은 데서

창의적인 사람들은 늘 이렇게 묘사되죠.

갑자기 떠오른 아이디어, 광기에 가까운 몰입, 그리고 천재성.

"유레카!" 하는 순간.

그런 장면들은 정말 강렬하게 기억에 남거든요.


그런데 실제 창의성은 그런 순간보다,

수십 번의 실패, 반복, 실험, 그리고 점진적인 조합의 결과인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그건... 이야기가 잘 안되죠. 좀 재미가 없어요.


그래서 우리는 자연스럽게,

"창의성은 뭔가 특별한 순간에 오는 것"이라고 믿게 됩니다.




두 번째는 과학의 왜곡된 소비입니다.

예를 들면 이런 거예요.

"우리는 뇌의 10%만 사용한다", "창의성은 오른쪽 뇌에서 나온다."

이런 문장들은 그럴듯하게 들리지만, 과학적으로는 틀린 이야기죠.


그런데 이런 뇌과학 '느낌'의 문장들이

TV나 SNS, 자기계발서 같은 데 자주 등장하면서

사람들은 점점, 뇌과학적 근거가 있는 것처럼 믿게 되는 거예요.


실제로 연구에 따르면,

TV, 친구, SNS처럼 '비공식적인 정보 출처'를 주로 신뢰할수록,

창의성에 대한 오해를 더 많이 믿는다고 나와요.

반대로, 학술 자료나 강의, 책 같은 신뢰할 수 있는 정보에 더 많이 노출된 사람일수록

이런 오해에서 조금 더 자유롭다고 해요.


즉, 이런 오해는 우리 잘못이 아니에요.

정보를 접하는 방식이 그렇게 만들어진 것일 뿐입니다.




문제는 이런 오해들이 계속해서

"나는 원래 창의적인 사람이 아니야",

"나는 예술 쪽 재능이 없으니까 창의성이랑은 거리가 멀어"

하는 식의 자기 인식으로 이어진다는 거예요.


그리고 그게 우리가 창의성을 훈련하거나 실험해보는 기회를

애초에 닫아버리게 만들죠.


이제, 그 문을 다시 열어보려고 해요.

진짜 창의성이란 무엇인지,

우리 뇌가 어떻게 창의적으로 작동하는지,

그리고 그걸 실제로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그 이야기를 함께 나눠보겠습니다.


다음편: https://brunch.co.kr/@brain-quokka/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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