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견과 편안함
자정 즈음..
하늘을 올려본다.
누군가는 밤을 표현할 때, 칠흙 같은 어둠이라고 한다
그 누군가는 어둠이 절정으로 치닫을 때의 투명함을 보지 못한 것이 분명하다.
칠흙 같은 어둠은 아마 일시적이며, 인간의 어둠에 대한 표상 혹은 두려움의 또다른 관념일 것 같다.
이런 표상 혹은 관념은 편견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마치, 도시인들이 밤 하늘엔 별이 없다고 믿는 것과 같다. 더 화려한 빛이 작은 그것을 삼켜 버렸다는 것을 잊는다. 도시인들에게 밤 하늘은 바로 이런 것이다.
자정 무렵의 하늘은 어둡기보다는 맑다. (물론 흐린 날을 떠올리지는 말길)
아주 맑은 수묵화와 같다. 마치 우연으로 완성된 맑은 샘물에 숯가루가 뿌려지 그려지는 그런 추상적 이미지를
어둠의 절정에서 본다
이렇듯 사람은 자신만의 표상을 갖나 보다.
이런 습성이 사람들로 하여금 편견(prejudice)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닐까?
편견이 사람을 대상으로 할 때 단순히 인지 혹은 정서적 측면에서 그치는 것(그냥 상상만 하는 것)이 아니라,
편견의 대상이 되는 사람을 대할 때 마다 그 행동으로 까지 발현되는 것 같다.
많은 심리학자들이 이를 연구하고 많은 사례들을 남긴다. 미녀의 범죄에 대한 우호적 태도와 양형.
이것이 보다 광범위하고 복합적으로 발현되면, 편견의 영향력은 상당한 파급 효과를 낳게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사람들은 "동조"란 편리한 심리적 매카니즘을 통해 편견을 확산해 간다.
그 확산된 편견 뒤에 숨는 것은 사람에게 편안함을 가져다 주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이 기대하는 생각과 행동을 따라하는 것.
이런 것을 통해 사람은 편안함이라는 혜택을 받고.. 이를 또 동기화시킨다..
어느새 모든 별들이 하늘 뒤에 숨는다.
어느새 모든 양심이 편안함 뒤에 숨는다.
나는 과연 안티고네의 편에 설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