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소리는 안쪽에서 멀어졌다

- 고요함 속에서만 들리는 마음의 소리

by SH

눈을 떴지만,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아니, 세상은 여전히 말하고 있었지만

그 말들이 모두

어딘가 저 멀리서 들려오는 것 같았다.


아침의 냉기,

천천히 돌아가는 벽시계의 움직임,

가끔 지나가는 차의 떨림까지.

모든 것이 존재하고 있었지만

그 소리는

나를 중심으로 멀어지고 있었다.


마치 세상이

내 안에서 떨어져 나가고 있다는 듯.


나는 조용했다.

말할 이유도,

말할 대상도 없었다.


그러자 문득,

내 안쪽에서 울리는

낯선 소리가 하나 들려왔다.

너무 오래 묻혀 있던 무언가,

잊은 줄 알았던 생각들,

미뤄 두었던 감정들이

또렷한 침묵 속에서

조용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건 ‘마음의 소리’였다.

몸이 움직이지 않아도,

표정이 없어도,

그 소리는 명확하게 존재했다.


나는 그것이

살아 있다는 증거인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신호인지

확신할 수 없었다.


다만,

소리 없는 아침에

나는 처음으로

나 자신을 듣고 있었다.


그것은 외롭고도 충만한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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