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표다(,)

끝이 아닌, 다시 숨쉬는 자리

by SH

어느 날,

달리던 발걸음이 멈췄다.

달려야만 할 것 같았던 삶에서

어쩔 수 없이 멈춰야 했던 순간.

그 멈춤은 실패처럼 느껴졌고,

내가 틀린 사람인 것만 같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그 자리를 다시 돌아보았을 때,

그 멈춤은 끝이 아니라

숨을 고르는 쉼표였다는 걸 알게 되었다.


쉼표(,)


문장은 쉼표 없이 이어질 수 없듯,

우리의 삶도 멈춤이 있어야

다시 숨을 쉬고,

다시 의미를 되찾는다.


그때 멈춰 선 나는

길을 잃은 게 아니었다.

내가 가야 할 방향을

조용히 되새기고 있었던 것이다.


“지금은 멈출 시간이다.”

그 말을 마음에 새긴 날,

비로소 다시 걷기 시작할 수 있었다.


그리고 다시 걷는 지금,

나는 안다.

삶에서 가장 중요한 전환은

언제나 쉼표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쉼표는 끝이 아니다.

우린 여전히 다음 문장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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