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슨함의 공간
오늘은
괜히 뭐든 잘 놓아주고 싶었다.
해야 할 일도,
조금은 불안한 마음도
그냥 잠깐만 내려놓고 싶었다.
그래서 책상 위에 쌓인 할 일들을
조용히 밀어두고,
따뜻한 차를 한 잔 따라 마셨다.
그러자 이상하게
숨이 조금 더 깊어졌다.
꼭 쥐고 있던 걸 살짝 놓으니
몸도 마음도 가벼워졌다.
나는 늘
뭐든 잘해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야 안심이 되고
조금은 살아 있는 것 같았다.
그런데 오늘만큼은
마음을 놓아도 괜찮았다.
느슨해진 마음이
오히려 나를 더 살게 했다.
꼭 붙들지 않아도 괜찮았다.
그 느슨함이 오히려 숨이 되었다.
마음 놓을 줄도 알아야지,
그래야 이런 날이 더 자주 오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