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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RAND ACTIVIST Oct 24. 2016

내가 가장 듣고 싶은 이야기......

예능시청+나도한마디

허성태 배우의 이야기가 저를 울리네요.

그리고 지난 날을 깊이 있게 되돌아보게 됩니다.


저 역시.... 서랍 맨 밑에 간직해둔 열어보지 않은 편지를 다시 꺼내들게 됩니다......


어릴적부터 어머니의 한숨과 눈물을 보며 자랐습니다.

세상을 바라보며 한숨과 눈물 짓던 어머니,

형과 저를 바라보며 한숨과 눈물 짓던 어머니,

저는 어머니가 사라지는 꿈을 정말 자주 꾸었습니다.

그런 꿈을 꾸고 나면 잠이 깬 상태에서도 한참동안 큰 울음을 그치지 못했던 기억이 납니다.

안도의 울음이었겠지요.  꿈이었다는 것에 대한.......


학교공부에는 흥미가 없었습니다.

학교 자체가 싫었던 이유가 가장 컸던 것 같습니다.

선생님들도, 같은 학급 학생들도 모두 저를 때리고 괴롭히는 사람들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집에 와서도 어머니께 공부 못한다고 맞았고,

형에게도 허구언날 맞고 괴롭힘을 당했습니다.


어디에도 제 편은 없었습니다.

자살해서 그들을 슬프게 함으로 복수 하겠다는 생각을 하곤 했지만 정작 복수 하고 싶은 대상들은 금방 저를 잊어버릴 것만 같았고,

슬프게 하고 싶지 않았던 대상인 어머니만 평생을 슬퍼하실 것 같다는 생각이 들곤 했습니다.

그래서 죽을 수가 없었습니다.


어떻게든 돈을 많이 벌어서 어머니를 행복하게 해드리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도 어린시절부터인 것 같습니다.

결국 이른 나이에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역시 이른 나이에 사업을 시작했지만 어머니를 행복하게 하기는 커녕 더욱 힘들게만 만드는 아들이었습니다.


되돌리기엔 너무나도 긴 시간이 지난 뒤에야 깨달았습니다.

어머니는 한번도 어머니의 인생을 대신 살아달라고 하신 적이 없습니다.

항상 자식들에게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살라고 하셨습니다.

돈이 많아야 행복하다고 하신 적도 없습니다.


모든 것은 저만의 생각이었습니다.


허성태 배우와 저의 케이스만 해당 되는 건 아닐 것 같습니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아니 어쩌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부모님을 조금이라도 더 행복하게 해드리고 싶다는 생각에, 편안하게 해드리고 싶다는 생각에 자신의 행복을 계속 묻어둔 채, 최대한 빨리 돈을 벌 수 있는 길을 찾아나서고 있는 것은 아닌지.......

결국 그 길이 최대한 빨리 돈을 벌 수 있는 길이 아니라,

최대한 빨리 불행해지는 길이며, 최대한 빨리 건강을 잃는 길이며, 최대한 빨리 세상의 불의와 타협하는 길이며, 결국 본연의 나 다움을 잃은채 다른 사람의 흉내만 내며 사는 안타까운 길임을 모르고 말입니다.


그런 길을 걷고 있는 자녀를 기뻐하며, 행복하게 바라볼 부모가 과연 얼마나 있을까요.......

결국 부모님을 빨리 행복하게 해드리고 싶다는 생각이 부모의 행복도 자신의 행복도 멀리 떠나보내게 된 원인이라는 모순을 발견하게 됩니다.


제 사랑하는 두 아이 론이와 록이가 그런 모순에 빠져들지 않게 해주기 위해서라도 일찍부터 부모로써 분명한 기준을 세우고 아이들과 대화해나가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론아 록아, 엄마아빠에게 이루고자 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엄마아빠가 최선을 다해 이루어 갈테니 너희는 너희의 꿈을 꾸고 그것에 최선을 다하며 살아가기 바란다."


"론아 록아, 엄마아빠를 행복하게 해주려고 생각하지 말고 이 세상을 행복하게 해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기 바란다."


"론아 록아, 누군가를 해치게 되는 것만 아니라면, 그 어떤 길을 선택하든 엄마아빠는 너희를 응원한다는 것을 기억해주기 바란다."


"론아 록아, 한가지 일만 계속 파고 들든, 계속해서 새로운 일에 도전을 하든 우리는 너희의 선택을 믿는다. 기쁘고 행복한 일을 하길 바란다."


"론아 록아, 사람은 언젠가는 죽는다. 주어진 목숨을 무엇을 위해 쓸 것인지 잘 선택하길 바란다. 많은 사람을 오랫동안 행복하게 하기 위해 쓰는 것도 멋진 일이고, 누군가를 살리기 위해 순간적으로 사용하는 것도 멋진 일이다.  어떻게 사느냐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죽느냐도 그 못지 않게 중요하다.  죽을 자리를 잘 판단할 수 있는 현명함이 너희에게 깃들길 바란다."


"론아 록아, 다른 사람들의 말을 잘 들어주길 바란다.  듣는 시간과 양이 중요한게 아니라 세이경청을 하고 상대의 마음과 의도를 헤아려주려고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론아 록아, 다른 사람들의 평가에 흔들려서는 안된다. 그 길에 분명한 신념과 긍지가 실려 있다면 그 누가 반대한다 해도 그 길은 분명 역사에 남을 위대한 길임에 틀림 없다."

 

"론아 록아, 너희의 능력은 결코 너희들만의 것이 아니다. 어려운 이들을 위해 존재하는 능력이니 그들을 생각하며 능력을 나누어 주기 바란다.  세상의 세력가들이 쥐고 흔드는 돈에 눈이 멀어서 그 돈을 댓가로 모든 능력을 바치는 노예가 되어서는 안된다."


"론아 록아, 엄마아빠의 마음은 항상 열려 있단다. 너희의 말을 열심히 듣고, 이해하려 노력하고 최선을 다해 동참하고 응원과 격려를 아끼지 않을테니 엄마아빠와의 토론과 논쟁을 즐겨주기 바란다."


"론아 록아, 배우자 한명의 동의도 얻어내지 못하는 사람이 다른 이의 동의와 세상을 얻으려고 하는 것 만큼 어리석은 것도 없다. 끝없는 사랑과 끝없는 진리와 섭리를 향한 토론으로 배우자를 최고의 아군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길 바란다."  


"론아 록아, 자녀는 너희의 소유물이 아니다. 이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기 위해 하늘이 주신 선물이자 숙제임을 명심하기 바란다.  부모를 바라보고 사는 아이들이 아니라, 자기 자신만을 품고 사는 아이들이 아니라, 이 세상을 바라보고 세상을 품는 인물이 되도록 도와주기 바란다."


"론아 록아, 위대한 인물이란 아주 작은 일도 묵묵히 할 수 있는 사람을 말한다.  내게 주어진 단 한명을 진심으로 사랑하고 섬길 수 있는 사람을 말한다.  큰일은 아주 작은 일들이 모여서 큰일이 되거나, 아주 작았던 일이 커져서 큰일이 되는 법이다.  지금의 주어진 가장 작은 일이 이 세상을 아름답게 바꾸어나갈 가장 큰 일이라는 것을 명심하고 어떤 일이든 긍지를 갖고 기쁨과 행복 속해서 해나가길 바란다."


아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을 썼지만.......

지금의 제게 가장 해주고 싶은 말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제가 가장 오랫동안 듣고 싶었던 말이기도 합니다.

한편 제가 너무나도 존경하는 분을 통해 듣고 있는 말이기도 합니다.  


인생의 길은 수만가지의 갈래가 얽혀 있는 듯 합니다.

그 중에는 걸어선 안되는 길이 있고 걸어도 되는 길이 있습니다.

걸어선 안되는 길은 분별력을 갖고 피해야 하며,

걸어도 되는 길은 그 안에서 자유롭게 마음껏 골라 걸어도 되는 길입니다.


그 길을 분별할 수 있는 힘을 갖게 되길.......

사랑하는 제 자신에게.......

사랑하는 아내에게......

사랑하는 우리 아이들에게.......

응원과 격려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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