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박주민의 헌법이야기
최근 들어 '기준'에 대한 생각이 부쩍 늘었습니다.
제 삶에 있어서 어릴 적에 가졌던 기준들, 성장 과정에서 변화한 기준들, 지금 갖고 있는 기준들이 떠올랐고, 제가 만났던 사람들이 갖고 있는 기준들, 지금 제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갖고 있는 기준들이 떠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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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는 요즘 여러 기준들과 전쟁을 치르고 있습니다.
코로나 사태를 피해서 한국으로 피신해 온 조카들과도 끝을 알 수 없는 동거가 시작 되었고, 뜻을 맞춰나가고 있던 친구들과 '함께 살기'에 도전해보자는 의기투합이 되어 열심히 방법을 찾아보고 있는 중 입니다.
그러다보니 우리 네식구가 갖고 있던 기준 외에 다양한 기준들이 생겨나서 충돌하고 있습니다.
정확히는 주로 제 머릿속에서 충돌하고 있는데요.
그 기준들을 어떻게 한데 모아서 재정립을 해야 할지 매일 같이 연구하고 있던 와중에 박주민 의원의 '주민의 헌법'이 눈에 들어왔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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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은 이 사회를 살아가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이것 만큼은 꼭 지키자고 약속한 기준 입니다.
그 기준을 어떻게든 피해가려고 온갖 편법을 자행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기준 아래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고 볼 수 있는데요.
각기 다른 기준을 가진 사람들이 하나의 국가공동체를 이루기 위해 꼭 지켜야 하는 것이 무엇이었는지 그 중심가치를 이해한 뒤에 그것을 지금의 우리 가정과 확장될 가정의 기준에 대입을 해보면 좋을 것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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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는 내내 제게는 '인권'이라는 키워드가 계속 맴돌았습니다.
우리 인간이 갖고 있는 공통된 권리, 그것이 최소한의 기준인데요.
그 인권의 범위를 어디까지 두느냐와 그것을 지킬 수 있도록 공동체 차원에서 무엇을 어떻게 지원해야 하는가에 대한 기준을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또 한편 떠오른 키워드는 '가치와 방향성' 인데요.
이 부분에서 한층 더 고민이 깊어졌습니다.
가치와 방향성에 대해 전혀 다른 기준을 갖고 있거나, 아예 가치와 방향성에 대해 생각하지 않고 오로지 재미만 쫓고 있는 구성원들(그것도 나름대로의 가치라고 볼 순 있겠군요.)과 어떻게 공동체를 이어가야 할까 생각해보았는데요.
나름대로의 해답에 가까워질 수록....... 조금씩 슬퍼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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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어제까지만 해도 저는 '함께 일하기'와 '함께 살기' 중 함께 일하기가 훨씬 쉬운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철학이 다른 상태에서 일하는 것은 잘 버티고 있지만, 함께 사는 부분에 대해서는 매일 같이 전쟁을 치르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이 책을 통해 그 생각이 바뀌어 버렸네요.
함께 일하기가 함께 살기보다 훨씬 어려운 것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적어도 제겐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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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으로 산다는 것,
마을을 이룬다는 것,
한 국가 안에서 산다는 것......
이것은 인권의 문제라는 생각이 듭니다.
최소한의 인권에 맞춰진 룰이 있어야 한다는거죠.
그렇기 때문에 그 룰만 잘 지킬 수 있다면 누구든 함께 살 수 있는 거고요.
하지만 일은 동일한 가치와 방향성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한데 모여 이뤄내는 것이라고 여겨집니다.
그것이 ‘궁극적인 일’인거죠.
단순히 먹고 살기 위해 버티고 있는 일이나 개인적 욕심을 충족시키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행하는 일이 아닌 궁극적인 일은 결국 ‘철학’이 분명해야 함께 할 수 있는거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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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궁극적인 일을 함께 할 수 있는 파트너가 생긴다는 것은 누구에게나 정말 꿈 같은 일이 아닐 수 없겠죠.
그런 파트너가 없기 때문에 그저 먹고 살기 위한 일을 하고 사는 거라고 얘기 하는 사람도 꽤 많을 것 같은데요.
일단은 나부터가 어떤 것이 자신에게 궁극적인 일인지를 전심으로 깨닫고 있는지, 정확히 어떤 파트너가 그런 일을 함께 할 수 있는 파트너인지 그 기준이 바로 서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가장 우선시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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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여러분은 어떤 기준을 갖고 계신가요?
Q. 여러분의 기준은 다른 사람들과 공유가 가능한가요?
Q. 여러분의 꿈은 얼마나 선명한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