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질환자의 가족으로 산다는 것, 그 혼돈의 연대기
No one cares about crazy people.
아무도 미친 사람에 대해 신경 쓰지 않는다.
영어제목이 너무 아프게 다가왔습니다.
저자에게 이야기 하고 싶었습니다.
저는 신경 쓰고 있습니다.
아니 지금부터 더 신경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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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분열증의 또다른 표현 조현병......
저는 군대를 제대하고 난 뒤 어느날, 하루 종일 장마비를 맞으며 길을 걸어다니다가 제 자신이 정신분열증에 걸린 것 아닐까? 하는 생각에 스스로 정신의학과 병원을 찾은 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진찰이 시작 되기 전에 주변을 둘러보았고 간호사의 호명을 기다리고 있는 여러 대기자들의 모습이 제 눈에 들어왔습니다.
한눈에 보기에도 그들은 정신장애가 겉으로 드러나 있었습니다.
저는 곧바로 병원을 뛰쳐나왔습니다.
내가 그들과 같을 리는 없다고 난 정상일꺼라고 스스로를 달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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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자신의 이야기를 덤덤하게 풀어놓았습니다.
두 아들의 조현병이 발병 되기 전부터 발병 직전, 발병 시점, 발병 직후 그리고 심각하게 증상이 심해지는 과정들 그리고 둘째의 자살과 첫째의 자살시도들을 쭉 써내려놓았습니다.
글은 최대한 감정이 절제된 채 쓰여져 있지만 제게는 한글자 한글짜가 눈물과 피로 인쇄 되어 있는 것 처럼 느껴졌습니다.
저자가 때로는 눈물을 쏟으며, 때로는 이 악물고 눈물을 참으며 글을 써내려갔을 그 상황이 너무나도 눈에 선했습니다.
곁에 있다면 안아주고 싶고, 곁에 있다면 함께 울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제 역할은 이 책을 끝까지 읽는 것이었습니다.
눈물을 흘리지 않고 끝까지 소화해내는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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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명 당 한명 꼴로 발병한다는 조현병,
우리나라 인구를 5천만명이라고 보면 자그마치 50만명.....
기본적으로 4인가족이라고 봤을 때 조현병 환자의 가족은 우리나라에만 150만명.
그 슬픔을 공유하고 있을 가족의 가족까지 따지면 최소한 우리나라 인구의 10%가, 그들의 친구까지 따지면 20~30%가 조현병의 영향 속에서 고통 받고 있을 것 입니다.
아니.... 정신질병에 대해 유난히 터부시 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실정을 보았을 때 수많은 조현병 환자들이 영문도 모른채 고통스러워 하고 있을 것이고, 그들의 수많은 가족들이 영문도 모른채 가슴을 치고 있을 것 입니다.
병에 걸려 있는 가족을 나쁜 사람이라고 여기고 미워하고 원망하며 살아가고 있을 것 입니다.
그래서 조현병은 이미 우리들의 이야기 일지도 모릅니다.
우리 주변의 일상 중 하나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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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아내와 함께 다양한 정신질환에 대해 공부를 해보고 있습니다.
함께 공부하고 싶다는 저의 부탁으로 심리상담자격까지 취득하고 제가 추천하는 책들을 함께 읽으면서 한걸음씩 함께 걷기 시작했는데 이제는 여성심리와 아동심리 그리고 정신질환에 이르기까지 많은 부분에 대해 상당히 적극적으로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함께 토론을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우리가 경험한 사람들 중 유난히 편집증적인 성격을 보였거나, 유난히 감정기복이 심했던 사람들, 지나치게 열정적이고 공격적이거나, 반대로 지나치게 회피하고 주눅들어 있는 사람들, 우울감이 심하거나 감정표현이 도를 넘는다고 여겨지는 사람들의 상황별 모습과 배경들에 대해 알고 있는 정보를 총망라해서 나누고 분석해보게 되고 우리는 점점 비장해지고 있다는 것을 느낍니다.
우리가 외면하고 살기에는 수많은 정신적인 문제들이 우리 주변에 깊숙하게 침투 되어 있다는 것을 통감하지 않을 수가 없기 때문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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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책장을 덮으면서 너무나도 강렬했던 프롤로그가 떠올랐습니다.
가급적 책 내용 보다는 저의 감정과 생각을 쓰는 편이지만 오늘은 이 프롤로그의 마지막 부분을 소개하고 싶습니다.
이 부분이 지금의 저를 그대로 표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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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이 이 책을 ‘즐기지’ 않길 바란다.
여러분이 이 책으로 인해 상처 입기를 바란다.
이 책을 쓰면서 내가 상처 입었던 것 처럼, 상처 입어 행동하기를, 개입하기를 바란다.
그런 일이 일어날 때에만, 더이상 일어날 필요가 없어질 때까지 계속 일어날 때에만, 우리는 딘과 케빈이, 정신증으로 고통 받는 그들의 모든 형제와 자매가 구원 받기를, 그들이 견딘 고통이 완전히 헛된 것은 아니었기를 감히 희망해 볼 수 있을 것이다.
- 론 파워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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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상처 받았습니다.
제 심장에 선명하게 아로 새겨졌습니다.
이 상처가 낫길 바라지 않겠습니다.
영원히 욱신 거리길 바라겠습니다.
그렇게 딘과 케빈을 기억하겠습니다.
그렇게 정신증으로 고통 받는 그들과 그들의 가족들을 기억하겠습니다.
그리고 제 아이들에게 가르치겠습니다.
행동하겠습니다.
개입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