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은 거울과 같다. 질문의 퀄리티가 답의 퀄리티를 결정한다. 개떡 같이 질문해도 찰떡 같이 대답하는 건 아부와 처세일 뿐이다. 추상적인 질문은 추상적인 대답을 얻고, 명확한 질문은 명확한 대답을 얻는다. 다시 말해 좋은 답을 얻고 싶으면 질문부터 제대로 설계해야 한다.
질문의 설계를 구체적으로 하면 답도 구체적으로 받게 된다. 원하는 답이 있다면 질문의 언어부터 구조화 해야 한다. 사람과 상황이 천차만별이기에 일반론을 만들기 어렵지만, 그래도 공통적으로 유용하게 쓸 수 있는 수단은 바로 육하원칙이다. 육하원칙을 잘 활용하는 방법만 알아도 질문의 기본기를 갖췄다고 할 수 있다.
누가
언제
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총 여섯 종의 부사어로 이루어진 육하원칙은 답에 접근하기 위한 여섯 가지의 방법이다. 예를 들어 '일을 잘하는 것'을 탐구하고 싶다고 가정해보자. 첫 단계는 육하원칙을 적용하여 가장 먼저 떠오르는 질문을 적어보는 것이다. 어떤 질문이든 상관없다.
일을 잘 하면 왜 좋을까요?
일을 잘 해야 한다는 생각을 왜 했을까요?
어떤 사람이 일을 잘 하는 사람일까요?
회사에서 일을 잘하면 누구에게 좋을까요?
누가 일을 잘하는 사람을 많이 알고 있을까요?
일주일 중 언제가 가장 일이 잘 되는 날일까요?
당신의 커리어에서 가장 일을 잘 했던 시기는 언제인가요?
어떤 사무환경이 일을 잘 하게 도울 수 있을까요?
어디서 일하면 일이 잘 될까요?
일을 잘한다는 건 무엇인가요?
일을 잘 하면 무엇을 얻을 수 있나요?
제가 태도를 어떻게 고쳐야 일을 잘 할 수 있을까요?
이렇게 주제를 정하고 예시 질문 하나만 만들었는데 육하원칙만 적용해도 서로 다른 의미의 질문 18개를 파생할 수 있다. 부사 하나에 질문을 세 개씩 만들어서 그렇지 마음만 먹으면 더 쓸 수도 있다. 이렇게 질문을 넓게 펼쳐서 유의미한 문장 하나만 건져도 대성공이다.
한 단어만 바뀌어도 의미가 확 달라지는 게 질문이다. 부사 뿐만 아니라 명사도 신경을 써야 한다. 단어가 기분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질문 받은 사람의 감정을 상하게 하면 이득이 없다.
AS-IS) 일을 잘 하려면 어떤 역량이 필요한가요?
계속 강조하지만 질문의 힘은 설계에서 나온다. 물론 설계에 앞서 제일 중요한 건 간절함이다. 답을 얻고자 하는 열망이 없다면 치밀한 설계도 나오지 않는다. 상대방은 원하는 답을 주지 않는다. 육하원칙으로 기본기를 다져서 원하는 답을 얻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