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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브랜드부스터 켄 Oct 21. 2018

[에필로그]
제대로 이해하기 3부작

내 인생의 주인이 되기 위한 3단계를 고민하다.

매월 이슈를 발간하는 잡지는 가끔 특집을 기획한다. 사회적으로 주목할 만한 변화가 있거나, 창간 10주년 같이 잡지사에게 특별한 날이거나, 별도로 하고 싶은 말이 있을 때 특집을 내보낸다. 브런치에서 매거진 '질문하는 마케터'를 운영하기로 결심하면서 잡지가 하는 것처럼 특집을 만들고 싶었다. 물론 브런치에 쓰는 모든 글이 나의 생각이기에 하나하나가 특별하지만 그 중에서도 더 심층적으로 고민한 글을 특집으로 묶어서 따로 정리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마케터 입장에서 쓰는 글이지만 마케팅 범주에 국한하지 않고 20대부터 40대까지의 직장인이 포괄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주제가 무엇일지 고민해봤는데, 직장인들이 많이 쓰는 유행어를 쓰면 좋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우연히 '나는 꼰대 때문에 워라밸이 망가져서 소확행을 얻지 못했다.'라는 문장을 보고 낄낄거린 적이 있었는데, 여기서 찾은 세 단어 '꼰대', '워라밸', '소확행'을 각 편당 주제어로 정했다.


유행어는 시대의 결핍을 채우려는 사회의 반사작용이다. 특히 세 단어는 우리 사회에 만연한 문제를 비춰줄 수 있는 거울의 역할을 하기에 적합했다. 각각의 단어가 담고 있는 사회문제를 진단하고 탄생배경을 찾아보기로 했다. 이 과정을 통해 우리가 세 단어를 어떻게 이해하고 활용해야 하는지 검증하기 위해 '제대로 이해하기 3부작'을 기획했다.


아래는 집필하기 전에 작성했던 1페이지 기획서의 내용이다.



* 제대로 이해하기 3부작 기획서


[꼰대]

- 문제상황 : 듣기 싫은 잔소리, 사생활을 침해하는 말, 고집불통은 모두 꼰대임. 

- 해결방향 : 무조건 꼰대로 단정짓지 말고 내가 타인을 마음대로 판단할 자격이 있는지 고민하자.


[워라밸]

- 문제상황 : 과도한 업무량, 쓸데 없는 야근, 꼰대 상사 때문에 일과 삶을 분리하고 싶어함.

- 해결방향 : 남이 지켜주는 워라밸 기대하지 말고 내 실력으로 내 워라밸 챙기자.


[소확행]

- 문제상황 : 사회적 행복은 불가능해도 소확행이 있으니 나는 행복한 인생임.

- 해결방향 : 그 행복이 자기최면일수도 있으니 정말 나의 욕망을 반영한 행복인지 확인하자.


초기 기획 시 그렸던 도식화된 컨셉안




'꼰대', '워라밸', '소확행'를 하나로 꿰뚫는 맥락은 '나를 탓하지 않고 남을 탓하는 심리'다. 세 단어 모두 '내가 형성하고 있는 관계' 속에서 '나를 탓하지 않고 남을 탓하는 심리'와 충돌하여 만들어졌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꼰대는 '나와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내가 아닌 타인을 탓하는 심리'가 발생하여 생겼다. 워라밸을 망가뜨리는 일 못하는 상사, 듣기 싫은 잔소리, 사생활을 침해하는 언행을 지닌 사람을 꼰대로 부른다. 사람을 함부로 재단하는 것만큼 위험한 판단도 없다. 어쩌면 나의 인내심이 너무 약해진 것은 아닌지, 나 역시 남에게 꼰대질을 한 적 없었는지, 혹시 강한 고집과 꼰대질을 구분하지 못 한건 아닌지 되돌아봐야 한다. 먼저 타인과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게 중요하다. 꼰대를 제대로 판단하기 위해서는 나 역시 잠재적 꼰대임을 인정하고 누군가를 판단할 때는 신중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워라밸은 '나와 직장과의 관계' 속에서 '내가 아닌 직장을 탓하는 심리'가 발생하여 생겼다. 과도한 업무량과 쓸데 없는 야근, 꼰대 상사 때문에 내 몸과 정신이 365일 회사에 매여있어서 너무 힘들다면 이게 다 회사 탓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바꾸어 말하면 이 고통은 그 회사에 입사한 나의 선택에 따른 결과다. 지금 회사가 불만이면 퇴사하거나 퇴사하기 싫으면 실력 키워서 이직하면 된다. 아니면 회사의 대체불가능한 인재가 되어 발언권을 높여 회사를 자신이 만족할 수 있는 환경으로 바꿔야 한다고 생각했다. 제대로 된 워라밸을 위해서는 나의 실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소확행은 '나와 사회와의 관계' 속에서 '내가 아닌 사회를 탓하는 심리'가 발생하여 생겼다. 사회의 지원이 미약하여 취업, 결혼, 출산 등이 힘들어지고, '헬조선'이라는 말이 나올만큼 모두가 행복을 추구하기 힘든 시대가 되었다. 집단의 행복과 사회적 행복이 우선시되던 사회에서 개인의 행복과 일상의 행복을 찾게 된건 우연이 아니다. '힐링'부터 시작하여 '욜로'를 거쳐 '소확행'까지 오면서 나만의 일상행복을 찾자는 기조가 생겼지만 정작 자신의 욕망을 뒤로 하고 남의 욕망을 욕망하거나 행복해보이는 부분에만 치중한 소확행이 많은 것 같아 걱정이다. 제대로 된 소확행을 위해서는 나의 욕망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관계의 크기 순서대로 썼다면 꼰대편이 1편이었지만, 직장인에게 가장 절실한 워라밸부터 쓰는 게 더 좋겠다고 생각해서 워라밸, 꼰대, 소확행 순서로 썼다. 세 편 다 글이 많지만 결국 통틀어서 하고 싶은 말은 아래와 같이 한 문장이다.


남 탓하지 말고 내 탓 먼저 하자. 내가 잘하자.



-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브랜드 부스터

- 가끔 요리하고 글 쓰고 노래하고 운동하는 남자.

- 본능적인 욕망을 추구하며 날것의 언어를 사랑하는 기획자.

- 종합광고대행사의 AE였다가 브랜드 마케터로 전향한 직장인.

- 세상을 브랜드로 이해하며, 브랜드 부스팅 전략을 탐구하는 마케터.




* 제대로 이해하기 특집 1편, 워라밸

https://brunch.co.kr/@brandbooster/31


* 제대로 이해하기 특집 2편, 꼰대

https://brunch.co.kr/@brandbooster/41


* 제대로 이해하기 특집 3편, 소확행

https://brunch.co.kr/@brandbooster/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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