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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점점 없어지고 있어요

아이들이 점점 없어지고 있어요

by jihoomoon

“대통령님, 엄마 아빠를 우리에게 돌려주세요!”

대통령실 앞에서 ‘전국 낳자 어린이 조합’ 회원인 많은 어린이가 소리치고 있어요. 대한민국은 기술과 문화가 발달한 나라로, 한국전쟁을 겪고 폐허가 된 나라에서 짧은 시간 안에 놀라운 경제 성장을 이룬 나라로 알려져 있어요. 그리고 세계 10위 안에 드는 잘 사는 나라가 되었어요. 세계 곳곳에서 대한민국의 빠른 성장을 부러워하고 있으며, 그 방법을 배우려 하는 나라도 많아요. 하지만 이 놀라운 발전 뒤에는 큰 문제가 숨어 있어요. 바로 어른들이 아이를 낳지 않는다는 것이에요.


낳자는 초등학생이에요. 낳자는 호기심이 많고 똑똑하며, 용감한 아이로, 친구들과 놀이터에서 뛰어노는 것을 가장 좋아해요. 그런데 요즘 들어 놀이터가 점점 조용해지고 있는 것을 느껴요. 아이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어서, 함께 놀 친구들이 하나둘씩 사라지고 있어요. 이로 인해 낳자는 점점 외로워지고 있어요.

낳자는 집에 돌아와도 엄마와 아빠를 만나기 어려워요. 부모님은 밤늦게까지 일하고, 낳자가 잠든 후에야 집에 돌아오거든요. 엄마는 백화점에서 일하고, 아빠는 회사에서 바쁜 업무를 처리하느라 항상 늦게 퇴근해요. 낳자는 엄마 아빠의 얼굴을 보기 힘들어서 외로움을 느껴요.

어느 날, 낳자는 동생이 있으면 덜 심심할 것 같아 엄마에게 말했어요.

“늦어 엄마, 나도 동생 하나 낳아주세요. 너무 심심해요. 함께 놀 친구도 없어요.”

그러자 엄마는 피곤한 얼굴로 대답했어요.

“낳자야, 너 하나 기르는 데 돈이 얼마나 많이 드는 줄 아니? 너 하나 키우기 위해 엄마와 아빠가 밤낮으로 일하는데, 동생까지 낳으면 우리가 어떻게 키우겠니?”

엄마는 항상 "늦어"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아요. 저녁이면 낳자에게 전화를 걸어,

"오늘 늦어, 숙제하고 일찍 자라.”

라고 말하곤 해요. 그래서 낳자는 엄마의 별명을 '늦어 엄마'라고 지었어요.

낳자는 아빠에게,


"바빠 아빠, 일찍 퇴근하셔서 저랑 좀 놀아주세요.”

아빠도 항상 "바빠"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아요. 그래서 낳자는 아빠의 별명을 '바빠 아빠'라고 지었어요.

"네가 아직 어려서 잘 모르겠지만, 아빠는 일이 아주 많단다. 제때 일을 처리하지 못하면 안 되는 일이 아주 많아. 그래서 일찍 들어올 수가 없단다. 미안해.”

낳자는 궁금해서 물었어요.

"왜 그렇게 일이 많아요? 다른 사람은 일자리가 없어 노는 사람도 많지 않아요? 그런 사람에게 일을 나누어주면 모두가 좋잖아요?”

아빠는 한숨을 쉬며 설명했어요.

"그렇지 않단다. 회사는 인건비를 줄이려고 사람을 더 뽑지 않는단다. 그러다 보니 아빠들은 시간을 낼 수가 없고 언제나 바쁘단다.”

“방송을 보니 아이를 낳는 엄마와 아빠에게 육아휴직을 준다고 하던데요?”

“맞아.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단다. 육아휴직은 눈치가 보여 쓰기가 어렵고 회사에서도 안 좋아하는 경우가 아주 많단다. 그리고 회사는 직원들끼리 서로 경쟁을 해, 육아휴직을 다녀오면 진급에 밀릴 수도 있어. 그 이유로 마음대로 쓸 수가 없어 아이를 낳지 않기도 한단다.”

낳자는 잘 이해가 되지 않았어요. 법이 그렇게 되어있다면 지켜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나 봐요.

하여튼 낳자는 엄마와 아빠의 얼굴을 거의 볼 수 없어요. 낳자가 아침에 일어나기 전에 아빠는 이미 출근해 있고, 엄마는 밤늦게 집에 들어오기 때문에 낳자가 학교 갈 때까지 일어나지 않아요. 낳자는 혼자서 아침을 대충 먹고 학교에 가요. 학교를 마치고 학원에 다녀온 후에야 집에 돌아오지만, 집에서도 낳자를 맞이해 주는 사람은 도우미 이모뿐이에요. 도우미 이모도 돈을 벌기 위해 자신의 아이를 집에 두고 낳자 집에 와서 일하고 있어요. 도우미 이모의 아이는 할머니가 돌봐준다고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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