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강 퇴고하기 - 이것만 알아도 충분합니다.
책 한 권 출간 인생이 바뀐다 1강
- 글을 닦을수록 빛이 납니다.
초고는 처음 쓴 원고로, 손이 가는 대로 자유롭게 쓸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분량을 90페이지 정도로 채우는 것입니다. 초고 작성 시 분량이 가장 중요하며, 이후에는 퇴고 과정이 이어집니다. 퇴고의 질이 책의 성패를 결정합니다.
퇴고 시에는 내용, 오타, 맞춤법을 꼼꼼히 점검해야 합니다. 한 번 인쇄된 책은 재판을 찍지 않는 이상 수정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저 역시 출간된 책에서 오타를 발견한 적이 있으며, 독자로부터 오타가 담긴 사진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그 순간 매우 당황스러웠고, 바늘구멍에라도 숨고 싶었습니다. 그 이후로 오타 검사를 더욱 철저히 하게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타는 발생했고, 원고를 지인에게 읽어보며 오타를 찾아달라고 부탁하기도 했습니다.
맞춤법에 완전히 자유로운 작가는 없습니다. 모든 작가는 맞춤법을 틀릴 수 있으며, 컴퓨터로 맞춤법 검사를 할 수 있지만, 컴퓨터는 전체 내용의 흐름을 파악하지 못해 완벽한 문법 검사는 불가능합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오류는 잡아낼 수 있습니다. 나머지는 작가가 직접 검토해야 합니다.
퇴고 과정에서 작가는 오타와 맞춤법을 검사해야 하며, 출판사에서도 한 번 더 검토합니다. 문장의 형태적인 측면은 맞춤법과 오타이고, 내용적인 측면은 작가의 몫입니다. 글의 흐름, 어휘 사용, 문장 길이, 반복적인 내용 등을 점검해야 합니다.
초고를 마친 후 퇴고를 시작하기 전에 2~3일간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렇게 하면 놓친 부분을 발견하고, 독자의 시각에서 원고를 볼 수 있는 여유가 생깁니다.
작가 사이에서는 "초고는 쓰레기다"라는 말이 통용됩니다. 이러한 '쓰레기'를 퇴고를 통해 상품으로 만듭니다. 초보자에게는 초고 작성도 어렵지만, 퇴고는 더욱 어려운 작업입니다. 하지만 퇴고도 처음은 어렵지만, 하다 보면 요령이 생깁니다. 모든 작가는 퇴고를 피할 수 없으며, 자신이 쓴 글을 다시 읽는 것은 쉽지 않지만, 마지막 고비를 넘어야 합니다.
초고를 쓰고 1년이 지나도록 퇴고를 못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퇴고는 마음을 다잡고 10일 안에 끝내겠다는 결심으로 시작해야 합니다. 그러면 5일 만에도 끝낼 수 있습니다. 모든 것은 의지에 달려 있습니다. 퇴고는 지옥을 미리 맛보는 것과 같지만, 책이 출간되기 위해서는 필수적인 과정입니다.
퇴고는 초고를 닦는 작업입니다. 자신의 글을 더욱 빛나게 하기 위해, 구두를 닦듯이, 조각을 다듬듯이, 화장을 하듯이 글을 다듬는 것입니다. 퇴고를 통해 글은 예술품으로 완성됩니다.
퇴고는 많이 할수록 글을 더욱 빛나게 합니다. 그 빛은 어둠 속을 방황하는 독자에게 길을 안내할 것입니다.
이것만 알아도 글쓰기에 지장이 없습니다.
글쓰기에 필요한 것들을 알면, 한국어 문법을 몰라도 글을 쓸 수 있습니다.
한국어 문법을 모르더라도 글쓰기가 가능할까요? 이는 책을 쓰고자 하는 많은 이들이 가지는 불안 중 하나입니다. 학창 시절 글쓰기 경험이 없거나, 주변에서 글을 잘 쓰는 사람을 본 적 없는 사람들은 책을 출판할 수 있을지 걱정합니다. 글쓰기는 국어국문학과나 문예창작과 출신들만의 영역으로 여겨지곤 합니다. 그러나 서점에서 책 저자들을 살펴보면, 국어국문학 전공자보다 비전공자의 책이 훨씬 많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국어국문학과는 글쓰기를 가르치는 곳이 아니라 학문을 연구하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국문학을 전공하지 않은 사람들은 어떻게 글을 쓸까요? 한국어 문법이 어렵다고 알려져 있지만, 문법을 공부하지 않고도 글쓰기에 큰 지장은 없습니다. 물론 문법을 무시하라는 말은 아닙니다. 글쓰기에 필요한 문법은 많지만, 모든 문법을 알고 외울 필요는 없습니다. 띄어쓰기와 같은 기본적인 맞춤법 검사는 한글 프로그램의 '도구-맞춤법 검사' 기능을 활용하면 됩니다. 더 자세한 검사가 필요할 때는 인터넷의 한국어 맞춤법 검사 사이트를 이용하면 됩니다. 책을 쓸 때는 몇 가지 주의사항만 알고 있어도 글쓰기에 큰 어려움은 없으며, 부족한 부분은 출판사에서 교정해 줄 것입니다. 몇 가지 중요한 점을 말씀드리겠습니다.
- 한 문장은 60자를 넘지 않도록 합니다.
글쓰기 관련 책들은 대체로 '문장을 짧게 써라'고 조언합니다. 긴 문장은 주어와 술어의 호응이 어긋나거나 비문이 될 가능성이 높고, 이해하기 어려운 문장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정확한 기준은 없지만, 경험상 60자를 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한글 프로그램에서 글자 크기를 10pt로 설정했을 때, 한 줄은 대략 45자가 됩니다. 따라서 한 줄 반을 넘지 않으면 됩니다. 넘을 경우에는 반점으로 의미를 나누어주는 것이 좋습니다.
- '~것이다'라는 종결형은 가급적 피합니다.
글을 쓰다 보면 자주 '~것이다'라는 표현을 사용하게 됩니다. 가능하면 다른 표현으로 바꾸는 것이 좋습니다.
ex)
그날 집에 갔던 것이다. => 그날 집에 갔다.
그녀는 나에게 사랑을 고백했던 것이다. => 그녀는 나에게 사랑을 고백했다.
- 글 속에서 '나'를 뺄 수 있다면 빼는 것이 좋습니다.
- 접속사를 빼도 문장이 통하는 경우, 빼는 것이 좋습니다.
ex)
나는 어릴 때부터 비를 좋아했다. 그래서 '비부터 적어보자'라고 생각하며 비에 대한 추억부터 써 내려갔다. 그런데 비에 대해 어느 정도 서술하다 보니 어느 시점부터 쓸 거리가 없어졌다. 그래서 다음으로 좋아하는 것을 생각해 보니 글쓰기였다.
=>
어릴 적부터 비를 좋아했다. '비에 관한 추억을 적어보자'라고 생각하며 글을 써 내려갔다. 비에 대해 어느 정도 서술하다 보니 어느 순간 더 이상 쓸 내용이 없어졌다. 그다음으로 좋아하는 것을 생각해보니 글쓰기였다.
이렇게 적어도 문제없다. 문장은 간결할수록 좋다. 필요 없는 말은 줄이고, 합칠 수 있는 말은 합치는 것이 원칙이다.
- 대화체는 적절히 사용하자.
대화체가 있는 문장은 현실감을 주고 읽기에도 편하다. 대화체는 단락의 개념으로, 줄을 바꿔 쓰는 것이 좋다. 논문이나 논술문에서는 피하는 것이 좋으나, 생활문이나 기행문 등 경험을 서술하는 글에서는 적절히 활용하면 좋다.
- 단락을 구분하자.
단락은 의미의 덩어리로 구분하는 것이 좋다. 생각이나 내용의 의미가 바뀔 때, 긴 인용문이나 예문을 추가할 때, 상황, 사건, 시간, 장면이 바뀔 때, 대화체로 서술할 때 단락을 바꾸자. 단락이 바뀌었다는 것을 표시하기 위해 종결어미 뒤에 바로 이어 쓰지 않고 줄을 바꿔주자.
- 문장은 쉽고 의미는 선명하게 써야 한다.
- 하나의 문장에는 하나의 내용만 담자.
- 부사어는 가능한 한 피하자.
- 주어와 술어, 목적어와 술어의 호응여부를 살피자.
수식어를 모두 빼고 주어, 목적어와 술어만 읽어보면 호응여부를 알 수 있다.
- 능동형으로 쓰자. '되는', '시키는'보다는 '하는' 형태로 바꿀 수 있으면 바꾸자.
글쓰기는 생각을 문자로 옮기는 작업이다.
글은 생각을 표현하는 수단이다.
- '것, 들, 적, 의'는 가급적 쓰지 말자.
이 네 글자를 빼면 문장이 더 부드러워진다. 아예 쓰지 않는 것이 아니라, 가능한 한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상으로 글쓰기의 주의할 점을 서술했습니다. 이는 '한글 맞춤법 검사기'가 잘 걸러주지 못하는 것들입니다. 그렇다면 처음에 제기한 문제로 돌아가봅니다.
“문법을 모르는데 어떻게 글을 써요?”
라는 질문에 대해 다음과 같은 답을 할 수 있습니다.
“몇 가지만 알아도 글을 쓰는 데는 아무 지장이 없다.”
라고 답해줄 수 있습니다. 글을 쓰다 보면 문법은 자연스럽게 익히게 된다. 글을 쓰다가 문법에 맞는 표현인지 애매할 때는 검색을 통해 확인한다. 대부분의 경우 답을 얻을 수 있다. 답을 얻지 못하면 그 표현을 사용하지 않는다. 글을 다 쓴 후에 '한국어 맞춤법 검사기'를 통해 퇴고하는 과정에서 문법 오류를 걸러낼 수 있다. 이 과정을 통해 모르던 문법 지식도 습득하게 된다.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 한 문장은 60자를 넘지 말자.
- '~것이다'라는 종결형은 피하자.
- '나'를 뺄 수 있으면 빼자.
- 접속사를 빼도 말이 되면 빼자.
- 대화체는 적절히 활용하자.
- 단락을 구분하자.
- 문장은 쉽고 의미는 선명하게 써야 한다.
- 하나의 문장에는 하나의 내용만 담자.
- 부사어는 가능한 한 피하자.
- 주어와 술어, 목적어와 술어가 호응하는지 살피자.
- 능동형으로 쓰자. '되는'보다는 '하는'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