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의 연속
[주의] 작품의 특성상 잔인한 표현 또는 비속어가 있을 수 있을 수 있음을 감안하시고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승호 씨 저 혜리예요. 저를 가엾이 여겨주세요.’
’내 말을 듣지 않는다면 불쌍한 여자의 영혼은 영영 나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제발 도와주세요 승호 씨가 제 유일한 희망이에요.’
’여자를 살리고 싶다면 기도를 멈추게 하거라.’
’악귀가 제 영혼을 갈기갈기 찢을 거예요. 말을 들으세요.’
’어쩔 것이냐? 선택해라.’
갑작스럽게 수많은 질문이 승호의 마음속으로 쏟아진다. 어떤 말이 진실이고 어떤 말이 거짓인지 구분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고뇌하던 승호의 마음은 이미 의심으로 인해 올바른 판단을 내리기 힘든 상태가 되었다. 어지러웠던 승호는 몸을 비틀거리다 다시 정신을 차린다. 그때 눈앞에서 철환은 기도를 읊으며 성경으로 혜리의 머리를 내려치려 하고 있다.
’혜리누나를 구해야 해!’
순간적으로 철환에게 달려들어 그대로 철환을 쓰러뜨렸다. 예상치 못한 습격에 철환은 그대로 땅바닥을 뒹굴었다. 철환의 손에 있던 성경도 땅바닥에 떨어지며 푸른빛을 잃어간다.
”승호님!”
다급하게 홍심이 불러봤지만 넘어진 승호와 철환은 꿈틀대기만 할 뿐 아무 대답이 없다. 붙잡혀 있던 김시헌은 홍심의 힘이 약해짐을 느낀다. 홍심은 몸에 힘이 점점 빠져나가기 시작한다. 안간힘을 쓰며 어떻게든 더 붙잡으려고 하지만 결국 버티지 못하고 입에서 선혈을 뿜어내고 기절한다.
”크하하 어리석은 것. 고작 연기에 이렇게 속다니. 인간은 재밌어. 성직자를 꿈꾸는 놈들은 특히 착한 척을 하고 싶어 한단 말이지. 저놈 덕에 겨우 풀려났군.”
김시헌은 혜리의 몸을 겨우 지켜낼 수 있었다. 다시 호흡을 가다듬고 눈앞의 홍심을 바라본다.
”네년도 할 수 있는 게 고작 이것밖에 없구나. 오랜 악연을 끝내주마.”
바닥에 있는 돌을 하나 집어 들더니 홍심에게 걸어간다.
한편 쓰러졌던 철환도 겨우 정신을 차렸다. 하지만 몸을 일으키는 게 맘처럼 잘되지 않는다. 앞을 보니 승호도 정신을 차리며 일어나는 중이다.
”뭐 하는 짓인가! 당신 때문에 퇴마를 망치게 됐잖아!”
”죄.. 죄송합니다. 저도 모르게 그만..”
”그렇게 마음을 다스리라고 했건만! 휴..”
”철환님! 저기.. 악귀가 홍심 님을 헤치려고 해요!”
김시헌은 돌을 들어 홍심의 머리를 향해 내리치려 한다. 마음이 다급해진 철환은 큰 소리로 기도를 외친다. 철환의 몸 주위에 이슬모양의 푸른빛을 띤 성신이 생겨난다.
”천주의 빛이여, 이 황량한 땅에 음흉한 어둠이 군림하고 악마의 그림자가 휩쓸고 있습니다. 주의 종이 악귀를 내쫓고자 신성한 대결을 벌이고 있습니다. 주님의 인도하심과 지혜로 저희를 보호하옵소서. 악마의 권력을 끊어 주시고, 주의 이름으로 이곳에서의 모든 악을 몰아내 주소서. 우리에게 힘을 주시고, 믿음의 방패로서 우리를 감싸 주소서. 이 믿음의 무기로, 악마의 간섭을 물리치며 주의 이름으로 승리하게 하소서. 주님, 우리의 마음에 단단한 믿음을 심어 주시고, 우리를 유혹으로부터 보호하시며 주의 빛을 우리에게 비추소서. 우리는 주의 이름으로, 이 악마의 존재를 박멸하고 주의 영광을 드릴 것입니다. 주님, 이 대결에 주의 축복을 내리시고, 주의 뜻을 이루게 하옵소서. 악마의 영향에서 우리를 해방시키고, 주님의 영광스러운 이름을 높이게 하소서!”
기도를 마치고 손을 내뻗자 푸른빛이 김시헌을 향해 날아간다. 푸른빛을 맞은 김시헌은 처절한 비명소리를 지르다 돌을 놓친다. 놓친 돌이 홍심의 등으로 떨어진다. 돌에 맞은 홍심은 힘 없이 몸을 들썩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