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원
[주의] 작품의 특성상 비속어와 선정적인 장면 묘사가 있음을 감안하시고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잠이 들었다 싶었는데 어느샌가 엄마가 깨우고 있다.
”연호야 기도 갈 시간이야.”
”벌써요? 조금만 더 자면 안 돼요?”
”안돼.”
엄마의 단호함에 연호의 눈이 크게 떠진다. 어리광이 통하지 않는다는 걸 깨달은 듯하다.
”네 어머니.”
연호의 ‘어머니’라는 소리가 엄마의 귀에 계속 맴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지 하며 속으로 서운함을 삭인다. 아침 기도를 하러 밖으로 나왔을 땐 상쾌한 공기 그리고 새소리가 들렸다. 기도하러 가는 곳은 숙소동과는 좀 떨어진 곳에 위치한 대강당으로 이동해야 했다. 어디서 나왔는지 모를 꽤 많은 사람들이 함께 이동 중이다.
”와. 생각보다 사람이 많네요?”
엄마는 어깨를 한번 으쓱한다.
”그럼. 신앙에 있어서만큼은 진지한 사람들이다. 연호도 여기서 지내다 보면 느끼고 배우는 바가 많을 거야.”
”다른 사람들은 어디서 지내요?”
”공동 기숙사가 있어. 물론 강당같이 뚫려 있는 곳이긴 한데 거기서 각자 이불과 접이식 침대를 가져다 자리 잡고 잠을 잔단다. 엄마도 그랬었어.”
”그래도 엄마는 지금 방이 있잖아요.”
”그야. 엄마는 여기서 맡은 일이 있어서 그래. 다른 성도들은 잠시 온 거라 그렇단다.”
”아.. 그렇구나.”
어느덧 대강당 입구에 도착했다. 근데 대강당 안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린다. 하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은 큰 얼굴의 변화 없이 익숙한 듯 강당으로 들어간다. 몇몇의 사람만 두려운 표정이 얼굴에 드러난다.
”병신 같은 놈들. 신은 없어! 애초에 신앙 같은 게 뭘 의미하는 거지? 지금 나를 봐. 이게 인간의 본모습이야. 하하하.”
”으으.. 으으..”
”하하하. 날 보는 게 즐겁지? 크게 눈을 뜨고 보라고. 곧 너희들의 모습이 될 거니까!”
내부에서는 두 사람이 떠드는 듯 목소리가 들려온다. 한 명은 남자 그리고 한 명은 여자의 목소리로 느껴진다. 성도들을 가로질러 건장한 체격의 남자 세 명이 빠르게 강당 안으로 뛰어들어간다. 연호는 호기심에 남자들을 쫓아 강당으로 뛰어가 본다.
”연호야!”
엄마가 말리기 전에 남자들을 뒤쫓아서 강당 안으로 들어간다. 그 안에는 두 명이 아닌 여자 한 명만 있었다. 여자는 독기 어린 표정으로 칼을 들고 남자들을 위협하고 있다.
”알지? 구호를 세면 각자 흩어져서 제압해야 해.”
”젠장. 칼을 또 들었네. 저번에 베였던 부위가 아직 욱신거리는데.”
”휴.. 보호구 좀 사자고 목사님께 얘기해 봐야겠어.”
”지금!”
남자들은 동시에 다른 방향으로 흩어져 여자를 포위한다. 여자는 분노를 참지 못하겠다는 표정으로 노려본다. 그러다 갑자기 분위기가 바뀌며 웃음을 못 참겠다는 듯 깔깔대며 웃기도 한다.
”내 몸에 손끝하나 대지 마라. 내 몸이 그렇게 만지고 싶어? 하하하. 이깟 몸뚱이!”
갑자기 여자가 입고 있던 옷을 벗어던진다. 남자들은 당황스러워한다.
”와서 핥고 만져봐. 원하던 육체가 눈앞에 있잖아. 하하. 아 속옷도 벗으라고? 참 다가오지 마. 목을 칼로 뚫어버릴 거니까.”
말을 내뱉으며 여자는 입고 있던 나머지 속옷도 벗어 버린다. 벗겨진 속옷을 발로 차 남자들 중 한 명 앞으로 날린다.
”냄새 맡아봐. 하하.”
”그만해요.”
”뭘 그만해! 넌 잠자코 있기나 해.”
여자는 다시 알 수 없는 존재와 대화하듯 혼자 대화를 주고받는다.
”지금이야!”
틈을 보고 있던 남자들은 동시에 득달같이 달려든다. 손에는 칼을 의식한 듯 큰 보자기 같은 걸 들고 있다. 동시에 세 곳에서 보자기가 머리에 씌워지자 여자는 미친 듯 발버둥 치며 악다구니를 쓰고 있다. 건장한 남자 셋이서도 쩔쩔맬 정도로 힘이 굉장하다.
”수갑!”
”채웠어요.”
”몽둥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며 남자 중 한 명이 몽둥이를 꺼내 보자기에 싸인 여자를 인정사정없이 때린다. 악다구니를 쓰던 여자도 점점 힘이 빠지는지 몸이 축 처지며 들었던 칼을 놓는다. 어느새 강당 안에는 성도들로 가득 차 있다. 뒤늦게 연호에게 다가온 엄마가 연호의 눈을 가린다.
”연호야! 함부로 혼자 다니면 어떻게 해! 앞으로 절대 그러지 마.”
”죄송해요. 근데 저 아주머니는 왜 저래요?”
”몰라도 돼! 기도시간만 늦어졌구나.”
어느새 남자들이 여자를 들고 입구로 이동 중이다. 연호는 그 남자들을 따라 시선이 이동한다.
”자! 자. 좋은 아침입니다. 아침부터 소란했습니다. 자 이제 기도를 하기에 앞서 찬양하겠습니다. 주는 나를 기르시는 목-자요. 나는 주님의 귀한 어린양!”
인도자가 찬양을 하자 모인 성도들이 다 같이 노래를 따라 부르기 시작한다. 연호의 엄마도 두 손바닥을 하늘로 향한 채 눈을 감고 노래를 부른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연호도 알지 못하지만 입을 움직이며 따라 부르려고 노력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