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곡, 곡해 그리고 오해

81 걸음

by 고성프리맨

글쓰기 전, 습관 중 하나.


단어를 선택해 보는 것부터 시작해 본다.


"특별한 이유라도 있어요?"


시작이 편해서다. 어떤 영감도 떠오르지 않을 때, 머리를 쥐어 짜내는 시간을 아끼고 싶기도 하고. 그런 의미에서 제목에 언급한 단어의 뜻을 언급해 보며 꿀을 빨아보겠다.


1) 왜곡 - 사실과 다르게 그릇 해석하는 것.
2) 곡해 - 사실과는 다르게 잘못 해석하거나 이해하는 것. 또는, 그러한 해석이나 이해.
3) 오해 - 그릇되게 해석하거나 뜻을 잘못 앎.

[출처] Oxford languages


으음.. 얼핏 보면 셋 다 비슷해 보이는데?


언어학에 조예가 깊지 않기에 정확하게 차이점을 설명하는 게 어렵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조금이라도 구별이 쉬울까 싶어 다른 사람이 쓴 글도 참조해 봤다.


- '의도성'이 있으면 왜곡/곡해, '실수'라면 오해


이렇게 하니 일단 마음이 편해졌다. 왜곡과 곡해의 차이도 좀 더 알아채기 쉽게 받아들이고 싶은데 이건 생각보다 어렵게 느껴졌다. 일단은 비슷한 의미처럼 받아들이되 쓰는 상황에 맞춰서 느낌을 살펴봐야겠다. (혹시 이해가 쉽게 도움 주실 수 있는 분이 있다면 좀 알려주세요.)




자. 위에서 본 것처럼 단어 이야기만으로도 500-600자 정도를 날로 먹었다. 이렇게 단어 설명에 시간을 할애하면 참으로 좋은 것이다.


"글을 쓰겠다는 건지.. 쯧."


이제부터 오늘의 내용을 풀어보자. 보자 보자. 뭘 풀어야 하지. 풀기는 해야겠지. 주섬주섬.


"보자 보자 하니까 진짜‼️"


내 글을 읽어주는 분 중에 이렇게 강경하게 날 질타하는 분은 없겠지만, 다소 과장을 섞어봤다.


"할 말도 없는 거 같은데 때려쳐요."


아니다. 할 말이 없어도 만들어내겠다.


글이라는 게 참 주관적이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한계성이 명확한 나를 통해 쓰여서 그렇다. 이 말인즉슨 화자인 내가 보고 싶은 대로 혹은 느끼고 싶은 대로 [의도성]이 다분히 들어갔다는 말이다.


똑같은 무언가를 보고 느끼더라도 다른 이가 느끼는 것과 내가 느끼는 건 엄연히 다르다. 교육과 사회적 관습 등에 의해 비슷하게 바라보는 경우는 있겠지만 근본적으로 내가 바라보는 왜곡된 시선이 존재한다.


소설과 일상 이야기를 주로 쓰는 입장에서 왜곡은 필수요소다. (전적으로 개인 의견입니다.) 닮진 않았지만 사진 필터와 비슷하다는 생각도 해본다.


왜곡된 시선을 통해 곡해된 글이 탄생하게 되는 순간이다. 그리고 이 글은 누군가에게 오해를 만들어 낼 수 있다. 내 시선에도 자유가 있듯이 타인에게도 해석의 자유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많이 읽히는 글은 어떻게 탄생할까?


"그걸 안다면 전 이미 베스트셀러 작가겠죠? 하. 하. 하."


모르겠다. 다만 내 느낌으로 다시 곡해해 보자면. 베스트셀러 작가의 왜곡된 시선의 결이 나와 맞기 때문 아닐까? 작가의 의도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나만의 오해를 통해 받아들이는 과정이 존재할 것이고 마침맞게 그 내용이 심히 보기 좋았더라. 같은 느낌이 아니었을까 싶다.


최대한 많은 사람의 마음에 "좋은데?"라며 해당 글을, 너도 나도 받아들이고 오해가 마구 생겨나며 새로운 해석이 탄생하다 보면, 어느 순간 많이 읽히는 글이 되어 있지는 않을까.


그런 의미에서라면 많은 오해를 받고 싶은 마음이다.


내 왜곡된 시선에 잠시나마 같이 머물러 줄 수 있는 분은 언제든 환영이다. 비록 나의 의도와 궤를 달리할지언정 그 마저도 두 팔 벌리고 환영한다.




자 이렇게 해서 대략 1,700자 정도의 글이 써졌다.


"뭐야.. 계속 글자수 억지로 채우느라 글 쓰고 있던 거예요?"


그런 거 아니다. 하지만 분량에 대한 생각을 아예 안 할 순 없다. 어느 정도 마음속에 고려 중인 분량이라는 것도 있고.


웹소설을 쓰다 보면 특히 분량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된다. 언제부터 업계 평균으로 정해졌는지는 모르겠지만 대략 5,500자 내외의 1화를 완성해야 한다.


사실 이것도 주워듣고 알게 된 내용이라 맞다 틀리다에 대해선 잘 모르겠다. 하지만 게임의 튜토리얼 또는 매뉴얼 같이 어느 정도 참고해서 시작해 보는 것과 결을 같이한다.


끝까지 플레이를 해서 엔딩을 볼지에 대한 여부는 오로지 내 의지에 달렸겠지.


어쩌면 단순히 누군가의 공략본 같은 글을 읽고 내 마음대로 오해했을 수도 있겠다. 단순한 참조를 위해 써 놓은 글이었을 수도 있는데 반드시 그래야지만 한다고 내 마음대로 곡해했을지도 모르겠고.


그렇다고 해서 중요한 본질이 바뀌는 건 아니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아무것도 쓰지 않는다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법칙.


모든 조언과 공략도 결국 플레이를 하느냐 여부에 달려 있는 일인 것이다.




어디 볼까. 이제 대략 2,300자.


"아.. 좀 질리네요??"


그래도 괜찮다. 이렇게라도 오늘의 글을 써나가고 있는 나 자신이 대견하다. 좀 못 쓰면 어떤가. 그래도 분명 착하고 훌륭한 독자라면 이런 나라도 귀여워해주시지 않을까?


"징그럽네요 정말.. 이 글 안 본 눈 삽니다."


비록 현실 세계에서 만남을 가졌다면 40대 초에 들어선 아저씨가 귀여움을 어필하는 이 상황자체가 끔찍할 법하다. 하지만 이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가?


글에서라면, 나를 잘 모르는 누군가에게는, 0.000001%의 가능성일지언정, 조금은 귀여워 보이지 않을까? 그것이 글의 힘이다.


"대체‼️ 어느 부분에서 그렇게 느낄만한 포인트가 있느냐는 거예요!"


오늘의 글은 다소 의도된, 왜곡이 많이 첨가된 글이다. 평소에도 늘 왜곡이 심했지만 오늘은 특히 왜곡에 왜곡을 1+1처럼 더한 느낌이랄까?


"제발.. 할 말 없으면 이제 마무리를 하던가, 어떻게 좀 해봐요."


뜬금없지만 고백을 하나 해볼까 한다.


오늘 글을 쓰기에 앞서 선정한 [왜곡, 곡해, 오해] 3종세트를 가지고 이런 글을 쓰려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 만약 그렇게 느낀 부분이 있다면 오해라고 얘기하고 싶다.


왜인지 모르게 글을 읽어주고 계실 누군가에게 나의 왜곡된 시선이 어떻게 전달될지가 궁금했을 뿐이다. 희망하는 바가 있다면 되도록이면 따뜻한 마음을 가진 나의 고운 심성이 전달됐으면 하는 바람?


"@#$@#$@#$!!!!!!!!!"


됐다. 이제 그만하지 말라고 해도 그만 쓸 생각이다.


눈치채셨는지 모르겠지만 3,000자를 훌쩍 넘겼기 때문이다. 야호!


운동에도 목표한 세트가 존재하듯 나만의 글 목표를 달성해서 홀가분해졌다. 이제 난 자유다. 게다가 오늘은 토요일이고. 물론 백수에게 평일과 주말의 구분만큼 무의미해 보이는 것도 없겠지만, 기분 정도는 낼 수 있지 않나?


오랜만에 가족과 함께 나들이라도 가서 멍을 때려볼까 한다. 글을 읽어주신 모든 분의 주말에도 감사함과 행복함이 깃들길 바란다. 그럼 전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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