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회와 다짐은 늘 반복돼. 그럼에도?

102 걸음

by 고성프리맨

다시 돌아온 토요일. 어째서인지 갈수록 일주일의 주기가 빨리 지나가는 것처럼 느껴진다. 거짓말 약간 보태서 눈 감았다 뜨면 어느새 주말이 되어 있는 거 같달까?


게다가 벌써 9월이 코앞이다‼️


괜히 마음이 조급해지기 시작했다. 올해 하려고 했던 것 중에 시작도 못한 일부터 생각났다. 4개월 뒤면.. 25년이 되겠구나.


어느 순간부터 나이 세는 것도 귀찮아지기 시작했다. 특히 나이제도의 과도기를 겪는 중이라 그러려니 하게 되기도 하고, 숫자에 큰 의미가 있을까 싶기도 하다.


'9월이 되면 좀 달라져야 할 텐데.'


8월 중 2주 정도의 휴식기를 가졌다. 뭐 휴식기와 비휴식기의 경계가 애매하긴 한데 그래도 신경 쓰이는 모든 걸 한번 놓아본 기간이었다.


뭐 예상했던 거긴 하지만, 딱히 별 일은 생기지 않았다. 단지 멍 때리는 시간을 좀 더 가져봤다는 정도? 간간히 먹고 살 방법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는 정도였던 거 같다.


그런 내 모습이 갑갑해 보였는지 아내가 한마디 했다.


"배워 놓은 기술 활용해서 과외라도 해보면 어때?"


현실적으로 생각하면 뭐라도 해보는 게 맞는 방법이긴 한데, 했던 전공을 살려서 일하기가 왜 이리 싫은지.


"그냥 소규모로 집에서 해봐도 괜찮지 않을까?"


잠시 상상은 해봤다.


"뭐야.. 왜 안 하고 싶은데?"


그러게 왜 안 하고 싶은 거지. 분명 좋아하고 사랑했던 일이었는데. 한때는 은퇴 전까지 평생 하고 싶다고 생각할 만큼.


"미안. 그 일을 제외한 다른 방식으로 일해보고 싶어."

"휴. 알았어."


고집쟁이 남편의 성향을 잘 아는 탓에 아내는 더 이상 말을 잇지 않았다.




많은 제안까진 아니지만 기술과 경력이 있어서 제안을 받은 적은 있었다. 주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에 내 경험을 더해주기를 바라는 제안이 많았다. 개발자의 경력을 가지고 있다는 건, 다른 이가 보기엔 꿈을 현실로 만들어 줄 수 있는 직업인으로 보이는 모양이다.


그렇게 믿었던 적도 있다. 나의 인력과 시간이 한발 더 꿈을 현실로 만들고 있구나라고. 그래서 행복했고, 돈까지 벌 수 있음에 감사했다.


그러다 맛보지 않았으면 좋았을 빨간약을 맛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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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s://blog.naver.com/mybluetears/220886221003



그냥 깨닫지 못한 채 주어진 현실에서 행복을 찾아가며 살았으면 더 행복했으려나? 하지만 호기심에 가득 차 있던 내 선택은 빨간약을 먹는 것이었고, 결국 지금의 삶으로 이어졌다.


누구의 강요도 아니었고 스스로의 선택이었다. 그리고 그 결정을 후회하지도 않는다.


"내가 후회하는데?! 이 가장 님께서 후회를 하신다고‼️"


아내에게는 미안할 따름이다.


"그래도 함께 있어서 좋잖아? 하하."

"휴.. 각오해 다음 달부터는 긴축재정이닷!"

"새삼스럽게."


누군가는 이렇게 얘기할 수도 있을 거 같다.


"그냥 일하기 싫은 거 아님?"


그건 아니다. 확실히 아니다. 좋아하는 일을 계속하면서 살고 싶어서가 나의 본심에 가깝다.


"욕심 아닌가요?"


그래서 늘 괴로웠다. 현실과 이상 속에서 고민을 하다 보면 결국 선택은 현실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도 그럴 수는 없었다. 40대 아저씨의 몽상은 불행을 몰고 오는 것인가? 이 또한 결국 내 선택과 행동에 달려 있다고 생각할 수밖에.




24년의 9월이 되기까지 채 하루도 안 남았다. 지난 2주간 나의 주된 고민은 위에 써놨으니 이제는 행동의 시간이 기다리고 있다. 약속의 9월.


많은 생각과 고민은 언제나처럼 불안함을 동반한다. 휴식기를 통해 몸은 편했을지언정, 오히려 마음은 불편하고 초조했던 거 같다. 기왕 휴식을 할 거였으면 좀 더 편하게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았으면 더 좋았을 텐데, 그럴 수가 없었다.


행동을 하는 시기엔 몸이 괴롭다. 대신 정신상태는 홀가분하다. 하루 밖에 안 남은 휴식의 시간이 흘러감에 아쉬울 따름이다. 반대로 기다려지기도 하고, 설레기도 한다.


아직 24년은 4개월이나 남아 있다. 하루 한편씩 4개월 간 소설을 쓴다면 120화의 분량이 탄생할 것이다. 물론 바로 쓴다는 가정을 했을 때만 가능한 얘기지만. 보수적으로 100화 정도를 쓴다 생각하고 달려봐야겠다.


아마 쓰다가 "이건 아니야‼️"라고 접게 되는 작품도 생길 수 있겠지만, 포기하지 않고 써보려고 한다. 그리고 다시 한번 100화 이상을 쓰게 되었을 때 자축하듯, 이곳 [브런치]에 소회를 남기는 상상을 끝으로 글을 정리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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